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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수 경제부 차장 |
지난해 두 차례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었다. 하나는 베트남 푸꾸옥 가족여행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본 오키나와 대전세종충남기자협회 세미나 출장이었다. 성격도 목적도 달랐던 두 번의 해외일정에서 '공항 접근성'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
먼저 푸꾸옥 여행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했다. 저가항공을 선택한 탓에 왕복 모두 심야 비행이었고, 새벽 시간대에는 리무진도 없어 자가용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대전에서 인천까지 이동하는 데만 3시간가량이 소요됐다. 여행 일정도 만만치 않았다. 휴양보다 관광을 선호하는 와이프 성향 탓에 푸꾸옥을 종단하는 강행군이 이어졌고, 진짜 위기는 귀국길에 찾아왔다. 새벽 1시 인천공항에 도착해 다시 운전대를 잡고 내려오는 길, 세종시를 지나 유성선병원 인근 도로공사 구간 도로 폭이 좁아지는 상황을 인지 못 한 채 '왜 도로가 좁아지지?'라며 계속 직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4시였고, 여독은 이틀 넘게 이어졌다.
반면 오키나와 출장은 전혀 달랐다. 회원들 사이에서 '인천공항은 너무 멀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하게 됐다. 대전에서 1시간 거리라 이동 부담도 적었다. 출국과 귀국길 체력 소모가 적었던 탓에 여독도 느끼지 못했다. 비슷한 해외 일정이었지만, 어느 공항을 이용하는지에 따라 피로도는 명확하게 나뉘었다. 지역 경제계가 정부에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을 요구하는 이유였다.
최근 대전·세종·충남 14개 경제단체는 국토교통부에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을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반영해 달라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청주국제공항은 지난 한 해 이용객 수 466만9956명을 달성하며 역대 최다 실적을 냈다. 김포·김해·제주와 함께 국내 '톱4 지방공항'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반쪽짜리 공항에 가깝다. 공군과 활주로를 함께 사용하는 구조적 문제 탓이다. 충북도가 최소 3200m 규모의 제3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을 정부에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잦은 이착륙 지연도 이 같은 구조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1~11월 기준 청주공항의 이착륙 지연율은 23.3%로,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5대 주요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로 민간 항공기 슬롯 부족이 지적된다. 청주는 시간당 평균 7~8회로 김포(41회), 김해(18~27회), 제주(35회)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지역 경제계가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뿐만 아니다. 충청권은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나라 미래 산업의 핵심 거점이다. 이들 산업의 고부가가치 제품이 항공 물류와 결합할 경우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신설은 단순 인프라 확충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국내 톱4 지방공항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확보했고,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도 갖췄다. 여기에 중부권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까지 더해진다면 굳이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
지역 경제계가 새해 첫 화두로 던진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 제7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반영할 것인지 정부가 답을 할 차례다. /김흥수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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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