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61. 조로서도(鳥路鼠道)

  • 문화
  •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사자성어는 삶의 이음매] 61. 조로서도(鳥路鼠道)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 승인 2020-03-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657D23B5878D47D2BDA2D
정원의 1966년 발표앨범 '미워하지 않으리'
= "목숨 걸고 쌓아 올린 사나이의 첫사랑 ~ 글라스에 아롱진 그 님의 얼굴 ~ 피보다 진한 사랑 여자는 모르리라 ~ 눈물을 삼키며 미워하지 않으리 ~" =

지난 1966년에 발표된 가수 정원의 가요 <미워하지 않으리>다. 세월처럼 빠른 건 다시없다지만 이 곡이 나온 지도 어느새 54년이나 흘렀다. 몹시 빨리 지나가는 세월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극구광음(隙駒光陰)을 새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기야 세월은 쏘아버린 화살이라고 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미워하지 않으리>를 동원한 건 이 노래의 가사 중 '미워하지 않으리'가 맘에 든 때문이다. 근무 특성 상 주근(晝勤) 하루에 이어 야근(夜勤)을 이틀 연속 한다.

따라서 이처럼 사흘 계속 근무를 마치는 날이면 녹초와 파김치가 된다. 여기에 대근(代勤)이 하루 끼어들면 이건 그야말로 초주검이다.

직장 동료에게 대근을 부탁해야 하는 날은 무시로 닥친다. 지인의 관혼상제(冠婚喪祭)가 발생할 때가 가장 긴요하다. 그런 날에도 일(근무)을 하는 날과 맞물리면 관혼상제 장소에 갈 수 없다.

한 마디로 '사람 구실'을 못 한다. 때문에 고육책으로 대근을 부탁하는 것이다. 그리곤 다음에 똑같은 형식으로 대근을 해 주거나, 임금의 일당을 쳐서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의 경우는 돈이 개입되므로 가급적이면 몸으로 때우는 전자를 선호한다. 지금이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모임까지 모두 취소되었지만 이 상황이 종료되면 관혼상제와 각종의 모임(동창회.작가 회동.기자단 회의 등) 또한 지금의 봄꽃들처럼 활짝 만개할 게다.

대근은 주로 야근으로 하게 되는데 가장 힘든 시간이 이튿날 새벽이다. 가뜩이나 잠 한숨 못 자고 변변치 못한 체력으로 근근이 버티는 터다.

여기에 전날 밤 10시에 이어 오늘 새벽 4시에 다시 또 회사 건물 전체(21층) 순찰을 하자면 정말이지 KBS-TV 특선 다큐 <차마고도>에 나왔던 조로서도(鳥路鼠道)를 점철하는 양 그렇게 지치고 힘이 든다.

'차마고도'는 중국 윈난성에서 생산된 차와 소금을 티베트, 미얀마, 인도로 실어 나르는 길이(었)다. 험준하기가 이루 말할 수조차 없는데 여기에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따라붙는 게 새와 쥐만 다닐 수 있는 길이어서 사람이 다니기에는 너무도 좁고 위험한 길이라는 뜻의 '조로서도'다.

본방송에 이은 <KBS 스페셜 '차마고도' 700일간의 제작기록>을 보면 해발 4,000m가 넘는 험준한 길과 눈 덮인 5,000m 이상의 설산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다시금 아찔함을 안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의 면역력에 따라 걸리고 안 걸리는 차이가 있다고 들었다. 요즘 한창 나오는 봄나물은 보약이며, 족욕과 반신욕을 자주 하면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굳이 이런 비유의 동원이 아니더라도 요즘엔 정말이지 건강에 신경 써야 하는 즈음이다. 외출이나 나들이를 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와 손 세정제도 준비하여 건강을 도모해야 되는 즈음이다.

'눈물을 삼키며 미워하지 않으리'? 아니다. '입술을 꽉 물고 대근하지 않으리!'가 정답이다. 차마고도에서야 하는 수 없어 조로서도로 간다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잖은가.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사자성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산업단지 조성 전략 수정할까
  2. [주말사건사고] 폭염 여파 정전에 대전·충남 곳곳서 화재 발생
  3. 대전에 없는 '대전지방중수청'… 출범 전부터 청사 논란
  4. 충남대·공주대 통합 첫단추…14일 단일안 윤곽 나오나
  5. 李정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 발표 코앞…충청권 들러리 되나
  1.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2.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 충청권 35도 안팎 무더위 이어져
  3. 표류하는 제2중경 유치전… 박수현호 정치력 시험대
  4. [통(通)하는 충남, 시험대 선 박수현 충남지사의 소통 리더십] ①지천댐 건설을 둘러싼 찬반 갈등 해법
  5. 허태정 대전시장, 재해취약지역 현장점검 나서

헤드라인 뉴스


대전 문화예술정책 판 바뀐다…하드웨어서 소프트웨어로

대전 문화예술정책 판 바뀐다…하드웨어서 소프트웨어로

대전 문화예술계 정책이 중대 변곡점에 섰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대전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민선 8기에서 추진해 온 문화예술 시설사업 대부분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다. 시설사업 중심이던 민선 8기 문화예술 공약이 대대적인 손질을 앞둔 가운데 새 시정의 무게중심은 하드웨어 정책에서 시민 문화 향유와 지역 예술인 지원 등 소프트웨어 정책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민선 9기 인수위원회는 문화예술 분야 주요 시설사업에 대해 재검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시정이 출범하자마자 시 재정 부담이 최대 현안으로 떠..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내리던 대전 기름값 숨고르기…중동 리스크에 추가 하락 '주춤'

대전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 속도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정부의 유류가격 인하 조치로 가격 부담은 다소 완화됐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반등해 추가 하락 기대감은 다소 약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57.70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 평균 1999원 안팎과 비교하면 140원 이상 낮아졌다. 다만 최근에는 하락 폭이 이전보다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 국면에 들어선 분위기..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 대통령 "추가세수, 미래·청년·지방·교육 4대 분야 집중 투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규모 추가 세수를 미래와 청년, 지방, 교육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4대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2026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2027년 예산안이야말로 편성 단계부터 오롯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그려내는 예산"이라며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담대한 꿈을 뒷받침하는 그런 방안들을 내년도 예산안에 잘 챙겨 담아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 운영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우선 대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대응을 위한 전략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썸머케어로 건강한 여름 나세요’

  •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드론 벼 병해충 공동방제

  •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수 년간의 기다림 끝에…허물 벗는 매미

  •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 폭염이 만든 풍경…지상은 ‘썰렁’, 지하는 ‘인산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