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안기호 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한성일이 만난 사람]안기호 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사랑의열매 대명사,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대부
6년간의 임기 마치고 명예롭게 이임하는 소감을 말하다

  • 승인 2020-04-06 09:56
  • 수정 2020-04-06 09:56
  • 신문게재 2020-04-06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사랑의열매'의 대명사가 된 안기호 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6년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지난달 29일 명예롭게 퇴임했다.

이에 안기호 회장으로부터 지난 6년간의 보람과 감동을 서구 둔산동 (주)대전프뢰벨 대표이사 회장실에서 만나 들어보았다. 안기호 회장의 사무실 벽에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문구가 손님들을 반겨주고 있다. 늘 온화한 미소로 자상하고 따뜻하게 손님들을 맞는 안기호 회장은 타고난 친화력과 붙임성과 친절함으로 사랑을 베풀어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원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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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회장님, 77세 연세에도 매우 건강하시고 젊어 보이십니다. 비결이 뭘까요. 그리고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님을 6년간 역임하시고 이임하시는 소감도 들려주실까요?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사는 게 비결이 아닐까요?(하하하).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같이 힘을 모아 희망나눔캠페인에 동참해주신 대전시민 여러분께 너무나 감사합니다. 저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삽니다. 얼마나 좋은 분들이 많은지 늘 빚진 자 느낌입니다. 제가 세상에 빚이 많습니다. 제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면 인간관계에 크게 도움이 되더군요.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을 하는 동안 받은 은혜가 더 많아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다 보니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신건강은 육체건강을 가져다줍니다. 1남 1녀 자녀들도 잘 장성해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살고 있고, 친구의 딸과 친구의 아들과 혼사를 맺었으니 두 사돈어른들과도 한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며 살고 있지요. 모두 다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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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지난 6년간 대전사랑의열매 회장님을 지내시고 지난주에 이임하셨는데요. 보람이 크시지요?

▲중도일보 김원식 회장님과 최정규 사장님, 김현수 대표이사님께서 자청해서 솔선수범해 사랑의열매 나눔 리더가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대전사랑의열매 나눔리더 100명을 채우는데 큰 기여를 해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중도일보가 정말 가장 큰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이웃을 돕기 위한 성금을 내주시는 분들에게서 오랫동안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따뜻한 성금을 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얼마 전에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하신 키다리 아저씨가 2억 원의 성금을 사랑의열매에 기탁하고 가셨습니다. 참으로 감동의 순간이었죠. 본인이 한사코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하셔서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언론에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정말 귀한 분을 만나게 되어 기뻤답니다. 그런 분이 계신가 하면 정말 어렵게 살아오신 분이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면서 어릴 적 자신이 도움을 받고 살아와서 이제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싶어 찾아왔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부모님의 유산을 전액 기부하신 분도 계시고, 손자들이 성장해서 할아버지의 뜻대로 아너소사이어티가 되셨다는 분들도 계시고, 애틋하고 가슴 저리고 아름다운 감동의 사연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어렵게 사는 분들의 현장에 찾아가 그분들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격려해 드리면서 무엇보다도 큰 치유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경제적 지원 못지않게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치료의 장이 됐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단체장을 맡아봤지만 대전사랑의열매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참으로 많이 배우고, 값지고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6년간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대전의 모금환경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시민참여율 전국 1위 도시가 된 점, 독지가가 100명, 1000명, 1만 명으로 늘어나도록 함께 참여해주신 점이 너무나 고맙고, 대전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회장이 되던 첫해에 아너소사이어티 참가율과 성장률이 전국 1등을 기록했고, 6년 동안 단 한 번도 사랑의 온도탑이 100도를 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온전히 100도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명예회장이신 대전시장님과 각 구청장님들, 각 언론사 회장님과 사장님들이 나눔리더 가입과 더불어 모금 활동에 적극 앞장서 주신 결과입니다. 그동안 사랑의열매를 위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대전시민 여러분께 큰 사랑의 빚을 지고 갑니다. 제가 이제 사랑의열매 회장직을 이임했지만 앞으로도 뭐든지 돕고 앞에서 나서기보다 뒤에서 박수 치며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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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상담 치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해에 TJB방송의 '당신의 한끼'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어려운 가정을 방문해 간절한 기도를 드리며 하나님께서 늘 지켜주시기를 소망했습니다. 기도를 통해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드리니 혼자 사시는 그 어머님께서 너무나 기뻐서 우시더군요.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웃을 돕는다는 게 경제적인 도움도 있지만 친구가 되어주고 같이 대화해주는 역할도 참 크구나 생각했답니다. 그때 참 많은 보람을 느꼈지요. 그래서 대전에 정신치유와 상담치료를 해주는 자원봉사기관이 많이 있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상담의 가장 우선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듣는 훈련이 안 돼 있습니다. 가르치려고만 하지요. 가난한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곳이 없습니다. 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게 치유이자 상담입니다. 정신적으로 마음을 풀어주는 상담 기관이 필요합니다. 큰 병원이 필요하다기보다 자원봉사자들과 전문가들이 즐겁게 활동할 수 있는 기관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약물치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같이 공감하고 울어주고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게 바로 상담 치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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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오랜 동안 어린이재단 후원회장도 맡아 하시면서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도와오셨는데요. '소외계층 아이들의 대부'로 불리십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실까요?

▲선천적인 착한 심성과 더불어 후천적인 환경도 매우 중요함을 느낍니다. 제 어머님은 부잣집 셋째딸로 태어나셨는데 어릴 때부터 걸인들의 밥상을 다 차려주신 매우 따뜻한 심성을 지닌 분입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우리를 낳아 키우셨죠. 동네 일꾼들 밥을 다 해주시고 동네 거지들까지 다 챙기시는 어머님을 보고 자란 제가 계몽사에서 어린이 도서 사업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어린아이들을 돕는 일에 관심이 가더군요. 그래서 소외 받는 어린이들을 돕고 싶어 전 사원이 함께 보육원 아이들과 1대 1 자매결연을 하고 돕기 시작했죠. 소년 소녀 가장 어린이들을 초청해 어린이날마다 체육대회를 열어주고, 등반대회도 가고, 대전시교육위원 시절엔 교원연수원에 아이들을 초청해 같이 야영대회도 하고 음식을 만들어 품평회도 열었죠. 아이들과 한 조가 되어 장을 봐서 음식을 만들고 혼자 사는 아이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밥하는 것도 가르치고, 요리하는 것도 가르쳤습니다. 보육원 아이들도 엄마 같고 이모 같고 아빠 같고 삼촌 같은 우리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에 대전시에서 이 전통을 이어받아 소년소녀가장 체육대회를 열게 됐죠. 신년회 때에는 아이들을 불러 성금과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시설아동들과 더불어 교도소, 소년원에 갇힌 아이들을 위해서도 많은 사랑을 주려고 애썼죠. 그랬더니 국가에서 훈장을 주시더군요.

저는 대전사랑의열매 아너소사이어티가 된 후 1년에 1000만 원씩 어린이재단에 지정기탁 후원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설아동 중 이근호라는 지적장애인 아이도 잊지 못할 아이입니다. 자매결연한 엄마와의 사이가 너무나 좋아서 우리에게 크나큰 감동을 준 아이였죠. 조혜지라는 아이는 프뢰벨 가족의 딸이었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우리 프뢰벨에서 이 아이를 대학 보낼 때까지 키우기로 하나님과 약속했죠. 지금은 시집가서 잘 살고 있습니다. 큰 보람이었죠. 이십 몇 년 동안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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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경실련 공동대표 활동을 비롯해 YMCA 이사장, 대전시립합창단 후원회장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매우 왕성하게 해오셨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들려주실까요?

▲프뢰벨 사옥이 옛날엔 대전역전 근처에 있었는데 사무실 한 칸을 경실련에 내주었죠. 전국경실련 공동대표로 활동하면서 경실련을 돕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YMCA와 경실련은 신앙적으로 돕게 된 것입니다. 시립합창단 후원회장도 인간적인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맡게 된 거죠. 지금은 명예 이사장으로 있습니다. 소년원 봉사도 돌아가신 홍성표 교육감님과의 우정으로 맡게 된 겁니다. 봉사활동을 하게 되면 더 큰 사랑을 받게 되고 배우게 됨을 느낍니다. 제가 사회를 위해 드린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얻게 됐죠. 지역 사회에서 많은 이웃들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살아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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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실까요?

▲77세라는 제 나이도 의미 있는 해인데요. 이제는 어떤 일에 앞장서기보다 뒤에서 후배들을 위해 박수 치고 응원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국복지재단에서 한국복지재단을 빛낸 55명 중 1명이라고 감사패를 받았는데요.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들, 가슴에 와 닿는 생활 속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신 제 이웃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돌보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겠습니다.

어릴 적 100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달려가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내밀던 때가 생각나는데요. 그런 심정으로 어머니 앞에 가서 '엄마, 나 열심히 살았어요. 비록 100점은 아니어도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이웃을 도우며 살려고 노력해왔어요.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대로 열심히 살아왔어요. 99 점은 주시겠죠. 어머니? '이렇게 말씀드리고 칭찬받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마흔 일곱 살에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지금으로부터 37년 전, 계몽사에 다니던 시절 마흔 살에 건강진단을 받으면서 인생에 대해 초연한 생각을 갖게 됐고, 그 뒤로는 덤으로 사는 인생인지라 마음을 비우니 편해지더군요.

덤 인생은 이웃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사는 삶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사업도 더 잘 되더군요. 경제적으로 모든 게 순조롭고 여유 있고 행복하게 덤으로 산 세월입니다. 아등바등 경쟁하고 조바심내며 살기보다 여유 있게 사는 삶이었죠. 하나님께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삶을 선물로 주셔서 그런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 것 같습니다. 마음이 늘 여유 있고 부자였죠. 저의 신앙고백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신앙생활 잘 하면서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사랑을 베풀며 살렵니다. 고맙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국장 겸 편집위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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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호 회장이 퇴임식 후 임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안기호 회장은 누구?

▲44년 경기도 파주 출생 ▲한성신학대학교 목회학과 졸업, 충남대학교 산업대학원 수료, 충남대학교 안보교육대학원 수료, 배재대학교 명예경영학 박사 학위 취득 ▲법무부 소년보호사 3급 과정 수료 ▲대전광역시 교육위원회 제2기 교육 위원 ▲보이스카우트 충남연맹 부위원장 ▲한국어린이재단 대전지부 후원회 회장 ▲충남지방경찰청 지방행정자문위원회 부위원장 ▲대전YMCA 이사장 ▲대전광역시 청소년위원회 위원 ▲법무부 보호소년지도위원 전국연합회 회장 ▲대전광역시 바둑협회 회장 ▲순흥 안씨 종친회 대전광역시 회장 ▲대전광역시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이사장 ▲대전시립합창단 후원회 (사)하모니 이사장 ▲대전극동방송 운영위원회 위원장 ▲대전광역시 경실련 공동대표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대전문화재단 이사 ▲중앙 경실련 공동대표 ▲ 목원대학교 교과부 파견 관선이사 ▲둔산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장 ▲대전지방경찰청 경찰발전위원회 부위원장 ▲대전시 초교파장로연합회 회장 ▲천성감리교회 장로 은퇴 ▲학교법인 창성학원 재단 이사 및 재단이사장 직무대행 ▲대전 경실련 갈등해소센터 이사장 ▲현재 (주)대전프뢰벨 대표이사 회장 ▲현재 경실련 고문 ▲ 현재 한밭대학교 학과(전공) 산학협력위원 ▲현재 대전광역시 교육 위원 의정동우회 회장 ▲현재 대전시립합창단 후원회 (사)하모니 명예이사장 ▲현재 대전극동포럼 회장 ▲현재 대전지방법원 및 가정법원 조정위원 ▲현재 학교법인 배재학당재단 이사 ▲현재 배재대학교 장학재단 이사장 ▲법무부 장관 표창, 제4회 선도보호대상 봉사상 수상 (법무부, 중앙일보), 보건사회부 장관 표창 (소년가장돕기), 문화체육부 장관 감사패 (청소년 선도),법무부 장관 표창,대전광역시 교육감 감사장, 보이스카웃 무궁화 은장,범죄예방자원봉사상 본상 수상(법무부, 중앙일보), 법무부 장관 감사패, 행정자치부 장관 감사장,국민훈장 동백장 수상(청소년 육성 유공),대전광역시 교육감 감사패, 어린이재단·CMB충청방송 주관 나눔의 기업 선정(대전프뢰벨),서울신문 VISION 2010 사회공헌 대상 수상, 아동복지유공자 대통령 표창(대전프뢰벨) 등 다수의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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