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체육시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생각이 다르다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돋보기]체육시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생각이 다르다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20-05-13 13:44
  • 신문게재 2020-05-14 11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흔히들 정부를 얘기할 때 대통령의 이름을 넣어 "○○○정부"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하여 광역기초단체장을 이야기할 땐 "지방정부"라는 표현을 쓴다.

이런 이름을 가지고 정권과 관련된 공약들을 발표하게 되며, 공무원들은 이를 실행하는 주체가 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이해가 다른 것이다.



체육·스포츠와 관계된 국가의 모든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서 진행되며 자금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해 집행되는데 수년간 정책이 되풀이되고 정착되지 못하는 이유는 중앙과 지방의 생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좀 고루하겠지만, 국비로 지원된 체육시설의 운영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의도는 지방정부에 체육시설 설치 지원을 도와주면, 지방정부는 국민들이 저렴하고 안전하게 체육시설을 잘 이용하게 운영해 주는 것이 의도인데, 체육시설을 잘못 운영하고 있는 수많은 지방 정부들은 이 시설들을 지역민을 대상으로 수익사업을 하는 시설로 잘못 운영되고 있다.

지방정부의 공동출자금(매칭펀드)이 투입된다 손 쳐도 당연히 지역민에게 저렴하게 공급되어야 하며, 설령, 지방비만 투입된 사업이라고 해도 이 역시도 지역민의 세금으로 건립된 사업이므로 지역민에게는 거의 무료로 제공되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임대료를 요구하는 지방정부의 임대사업에 입찰 단가는 높아만 가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

십 수 연간 거의 모든 정부가 우리나라의 체육시스템을 선진국형 선순환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이것은 실현 불가능하다.

이것이 실현되려면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된 모든 체육시설은 지방체육시설공단(설립 필요, 가칭, 체육회가 운영)에서 운영되어야 하며, 이 시설들은 국비와 지방비로 운영되어야 하고, 스포츠클럽들은 이 시설들을 장기 임대하며 지역을 거점으로 성장해야 한다.

정부는 지역에 시설을 지어주고, 스포츠클럽의 운영도 도와주어야 한다.

정부가 지향하는 선진국형 선순환 스포츠시스템의 가장 기본은 공공체육시설을 스포츠클럽이 아주 저렴하게 임대하여 지역민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클럽중심으로 시설을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 스포츠클럽들은 아주 저렴하게 공공스포츠시설을 연 단위로 시로부터 임대하여 클럽을 운영하며 지도자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생활스포츠를 이끌고 있다. 이것이 확대되면 전문스포츠클럽에 진출하게 되고 여기에는 민간자본과 프로스포츠의 하부 리그 또는 유소년 양성 시스템이 관계하게 된다.

클럽에서 봉사하는 생활체육지도자들은 해당 클럽 출신의 은퇴한 선수들이며, 이 선수들은 우리나라처럼 학교를 통해서가 아니라 클럽을 통해 양성되고, 선수들은 대학 체육과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수많은 체육학도들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지 못하고 몽땅 다 생활체육, 전문체육 지도자 취업 전선에 달라붙어 미취업, 박봉, 비정규직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는다.

며칠 전 서울시의 공공테니스장 입찰에 한남테니스장 12억, 한강 코트 9억 원, 장충장호코트 3억7000만원' 등의 '억억'소리가 터지고 있다고 한다. 지방정부의 목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입찰가가 오르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회원들이 코트 사용료를 두 세배 이상 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대한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서울시와 구청이 관련되는 공공테니스장은 최저입찰제를 없애야 한다.'고 정확히 지적했다.

낙찰금액이 오른 테니스장은 더 이상 시민들이 자유롭게 빌려 쓸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 낙찰가를 마련하기 위해 황금시간대는 특정인의 돈벌이를 위한 레슨 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내야 할 돈도 많고 또 그만큼 벌어들여야 살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분명히 잘못된 행정이고 누군가는 벌을 받아야 한다.

공공체육시설은 아주 저렴하게 시민들이 쓸 수 있도록 제공되어야 하며, 공공스포츠클럽은 이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