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누굴위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인가?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누굴위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인가?

경제사회부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6-30 10:23
  • 수정 2020-06-30 11:20
  • 신문게재 2020-07-01 1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2020022401010015365
이현제 기자
지난 5월 대전지방검찰청은 대전지방경찰청에 2019년 '포돌이 인형' 수여 개수와 수여자 명단 자료를 요청했다. 현재는 국회의원이 된 황운하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수사를 위해서다.

대전경찰은 수일 내에 자료를 취합해 검찰에 전달했고, 검찰은 한 달여 뒤 다시 '포돌이 인형'과 관련된 구체적 예산 자료를 재차 요청했다. 이 자료 또한 며칠 걸리지 않아 검찰에 넘겨졌다.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선물'을 문제 삼은 적은 전국 경찰청에서 단 한 차례도 없었던 특이한 사례다.

업무 협조였을까, 비공조에 따른 압수수색의 두려움이었을까. 경찰 내부에서 누구도 검찰의 과잉수사로 보이는 부분에 대한 지적은 없었던 것 같다. 마치 '압수수색만은 면하길'이란 생각을 하는 듯 아주 발 빠르게 대처했다.

이에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정중하게 우리(대전경찰)에게 공문을 통해 요청했고, 정중하게 왔기 때문에 우리 기관에서도 협조했다"고 했다. 기자간담회 후 중도일보가 개별적으로 물었던 물음에 대한 대답이었다. 과잉수사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중한 요청'에 전임 청장의 자료를 잘 정리해 전달했다는 얘기다.

2020년 경찰은 검찰과의 관계에서 일대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검사가 경찰의 수사 전체를 지휘하고,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후 검사가 기소 또는 불기소를 결정했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안 관련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크게 달라진다. 조정안이 적용된 이후엔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으며, 1차 수사 사건의 종결권까지 갖게 된다.

검찰의 조서 능력도 사라져 경찰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해 증거능력으로 인정된다. 아직 적용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남아 있긴 하다.

이런 변하는 환경에서 경찰은 여전히 눈치 보기만 급급한 조직으로 덩치만 커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역대 21대 경찰청장 중 과반이 넘는 11명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중 9명은 법정까지 섰으며, 8명은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

역대 경찰청장 개인이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인가? 아니면 경찰이 게임도 안 되는 파워게임을 하다가 밀린 것인가? 혹은 둘 다인가.

차기 제22대 경찰청장으로 김창룡 현 부산경찰청장이 내정됐다.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응하기 위해 김학관 경찰대 교수부장을 팀장으로 한 인사청문회 준비팀을 구성했다고 전해진다.

외부에선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경찰개혁 그리고 현재 차관급인 경찰청장을 장관급까지 격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기에 앞서 경찰은 스스로 국민과 나라 앞에 당당한 모습으로 서야 한다.

이현제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청주시 외평~북이 등 2개 도로 노선, 제6차 국도·국지도 예타 대상 선정
  2. 포항 해수욕장 제사 반대 10만 서명운동 본격화
  3. 대전 미분양 1년 새 23% 증가… 중구 미분양 대폭 증가
  4. [주말사건사고] 폐차장 화재부터 공장 폭발까지...대전·충남 사고 잇따라
  5. 한국마사회 글로벌 심판 영입… 서울경마 신뢰 높인다
  1. 충청 명운 가른다…정기국회 현안입법 예산 초당적 협력 시급
  2. 보완수사 기한 줄이고 절차 강화… 경찰 수사 완결성 시험대
  3. [2027 수시로 간다-대학의 색, 미래의 선택] 의료현장에 AI·데이터 더한다… 건양대가 여는 '데이터 의학'
  4. 국세청, 태국에 세정 선진 경험 전수… 글로벌 최저 한세 협력
  5. 농지관리 체계 전면 개편… 전담기구 신설 추진

헤드라인 뉴스


[중도일보 창간75주년 특집] 기록을 딛고, 충청의 미래를 점화한다

[중도일보 창간75주년 특집] 기록을 딛고, 충청의 미래를 점화한다

원자번호 75. Re. 레늄(Rhenium). 녹는점이 3000℃를 훌쩍 넘는 레늄은 초고온에서도 안정적인 특성을 유지한다. 극한의 열을 견뎌야 하는 항공기 제트엔진의 터빈 블레이드용 초합금과 로켓·미사일 추진기관의 연소실·노즐 등에 활용되는 이유다. 특히 니켈계 초합금에 소량만 더해도 고온 강도와 내구성을 높일 수 있어 항공우주와 국방산업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그 희소성은 더욱 특별하다. 레늄의 대륙지각 내 평균 함량은 10억분의 1 미만으로 지구에서 가장 희귀한 원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극한의 열을 견디고 소량으로도 전체..

[창간75] AI 선도·반도체 성장축 떠오른 충청…초광역 ‘원팀 전략’ 관건
[창간75] AI 선도·반도체 성장축 떠오른 충청…초광역 ‘원팀 전략’ 관건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대전환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민선 9기 대전·세종·충남·충북도 AI와 반도체 산업을 지역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천안·아산과 청주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부터 대전의 연구개발(R&D), 세종의 첨단부품까지 충청권이 보유한 산업 기반도 탄탄하다.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392조 원 규모의 민간투자 계획까지 더해지면서 충청권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관건은 충청권의 공동 대응이다. 4개 시도가 개..

[창간75] 충청권 392兆 대규모 투자 마중물… `초광역 경제권` 발판 삼아야
[창간75] 충청권 392兆 대규모 투자 마중물… '초광역 경제권' 발판 삼아야

충청권 산업이 대전환기에 들어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충청권 첨단산업 민간투자 규모는 총 392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충남에서는 올해 202조 원 규모의 투자사업이 착공과 인허가 등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단기적인 생산과 고용 증가에 머물지 않고 지역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기업 투자를 계기로 산업 기반을 확충하고 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 ‘두 달째 파행하고 있는 대덕구의회 규탄한다’ ‘두 달째 파행하고 있는 대덕구의회 규탄한다’

  •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자부 8강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자부 8강

  •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 3~4학년부 4강전 제17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 3~4학년부 4강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