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기쁨 잠시… 천문연 해고 노동자 1인시위 사연은?

  • 경제/과학
  • 대덕특구

정규직 기쁨 잠시… 천문연 해고 노동자 1인시위 사연은?

직접고용 주장 끝에 공개경쟁채용 정규직 후 기존 업무서 배제
임금 처우 낮아져 근로계약서 서명 거절하자 인사위원회 회부
공황장애 등 정신적 고통 호소… 부당해고 등 법적 투쟁 예고

  • 승인 2020-09-09 17:30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ddd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1인시위에 나선 천문연 해고노동자가 9일 오전 연구원 정문 앞에서 부당함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된 정부 출연연 소속 노동자가 부당함을 토로하며 1인시위에 나섰다. 어렵게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기존 업무에서 배제되고 임금 수준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31일에 이어 9일 오전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천문연구원에서 1인시위에 나선 광학천문본부 변광천체그룹 기술실무직 A씨는 내용증명으로 지난달 해고 통보를 받았다. 사측인 연구원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아 인사위원회에 회부됐고 그 결과 해고된 것이다.

지난 2013년 4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계약직으로 근무를 시작한 A씨는 천문 관측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을 맡았다. 대학에서 천문우주학을 전공하고 천문관측망원경 오퍼레이터를 거쳐 연구자나 관측자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래밍을 처리했다.

입사 1년 만에 당시 박근혜 정부가 계약직 직원 감축 방침을 내리자 연구원은 A씨를 위장 도급회사 용역직으로 전환했다. 이후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규직 전환 대상에 포함된 A씨는 천문 현상을 관측하는 오퍼레이터 13명 등과 같은 직군으로 묶여 전환협의체를 통해 직접고용을 주장했다.

사측은 결국 직접고용으로 채용 절차를 정하고 제한경쟁 채용을 진행했으나 A씨는 최종 관문서 탈락 후 2차 공개경쟁 채용을 통해 지난 1월 정규직이 됐다. 그러나 과업 변경으로 단순노무밖에 할 수 없었고 임금도 기존보다 낮아졌다. A씨의 이전 경력이 산정되지 않은 것이다. 천문연 측은 공개경쟁 채용 과정을 통해 신규 채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에서야 사측은 A씨에게 근로계약서를 제시했는데 A씨는 낮아진 임금에 문제를 제기하고 서명하지 않았다. 사측은 일정 기간을 두고 A씨에게 근로계약서 제출을 요구하다 인사위원회를 열고 해고를 결정했다.

A씨는 일련의 과정이 직접고용을 요구한 자신이 사측의 눈밖에 났기 때문이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는 "인사위원회가 다음날 오전 10시에 열리는데 개최 사실은 전날 오후 5시 30분에 이메일로 통보했다"며 "소명기회도 제대로 주지 않고 해고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사측이 제시한 근로조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 근로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라며 앞으로 부당해고 소송과 노동자 지위 확인 소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A씨는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공황장애 진단을 받기도 했다.

천문연 측은 자세한 사건 경위에 대해 재차 입장을 물었으나 대응하지 않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천문연 인사팀장은 "정당한 사유 없는 근로계약서 체결을 지속 거부하는 이유로 해당 근로자의 근로계약 해지를 진행한 것"이라며 "향후에도 법적 절차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교육행정 몰리고 시설직은 주춤…교육청 공채 경쟁률 '온도차'
  4.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5.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4.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5.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대전시민의 당뇨와 비만의 만성질환 관리부터 감염병 예방과 임산부·아동 건강을 살피는 보건소가 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인구 1만 명당 보건소에 근무하는 인력을 비교한 결과 대전은 부산의 절반 수준이고, 대구와 광주, 울산, 인천보다 적어 시민 건강을 담당하는 보건소 인력 배치가 가장 적은 광역시로 파악됐다. 2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의 5개 보건소에 근무하며 시민의 공공보건 의료를 뒷받침하는 인력이 광역시 중에서 가장 적은 상황이다. 2024년 말 지역보건의료기관총람 기준으로 대전 5개 보건소 근무 인원은 총 540명으로..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대전에서 어린 자녀 2명을 태우고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음주운전 사고 증가가 우려되면서 단속 강화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2일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음주운전 혐의로 30대 여성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21일 오후 8시 40분께 대전 서구 변동의 한 오거리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하던 중 맞은편 도로에서 우회전하던 승용차와 택시를 잇따라 들이받은..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기획시리즈]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 기자회견

  •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 하지(夏至)맞은 주말농장 ‘구슬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