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배 전 전교조 대전지부장 "7년 만에 복직… 교육자들이 더 책임지는 자세 가져야"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지정배 전 전교조 대전지부장 "7년 만에 복직… 교육자들이 더 책임지는 자세 가져야"

  • 승인 2020-09-19 15:33
  • 수정 2020-09-20 16:43
  • 신문게재 2020-09-21 8면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111
전교조 대전지부 지정배 전 지부장이 원직 복직 인사발령을 받고 첫 출근한 16일 대전 동구 가오고등학교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출근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정상화를 위해 농성과 1인 시위, 삭발식도 3번이나 했다. 일련의 일들을 겪은 뒤 학교 가는 길이 기쁘고, 설레고, 또 한편으론 두렵기도 했다"

전교조가 법원으로부터 법외노조 통보 받았던 당시 전교조 대전지부장을 맡다가 면직된 후 7년여 만에 교직으로 복직한 동구 가오고등학교 지정배 교사의 첫인사였다. 지정배 교사는 2013년부터 전교조 현장에 나가 2014년엔 전임으로, 또 2015년부터 2016년까진 전교조 대전지부장을 지냈다.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소송에서 패소 한 뒤인 지난 2016년 1월 21일 직권면직 공문을 받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222
지정배 교사는 "고등법원에서 전교조가 패소하고 법외노조 되자마자 전국 34개 지부장 중 가장 먼저 직권면직을 받은 사람이 됐다"며 "대전교육청이 면직 공문을 당시 소속이었던 가오고 교감에게 받으러 오라고 했었고, 교감이 전교조 사무실로 찾아와 전달했다"고 했다.



이후 본인을 포함해 전교조의 여러 현직 임직원들의 어려움은 시작됐다며 "단체교섭도 곧바로 중단되고, 각종 위원회에 전교조의 모든 자리가 빠졌다. 행사비와 사무실도 빼앗겨 조합 돈으로 메꾸며 힘든 나날이 시작됐다"고 했다.

대법원의 판결로 전교조가 합법노조로 인정을 받았지만, 아직 정상화를 위해 갈 길은 남았다고 강조한다.

지정배 교사는 "전국적으로 34명이나 되는 직권면직자들의 월급 문제 등 복잡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단체교섭을 다시 시작했지만, 대전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이 정상화 약속을 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과거처럼 미흡하고 부적절한 대책으로 일관하면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인사발령 통지서
인사발령 통지서
대전 교육의 달라지기 위해선 대전교육청과 대전교육감의 교육정책의 철학과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육자는 철학이 중요하다며 "교육 정책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만들 때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더 귀 기울여야 한다"면서 "아이들 입장에서 그리고 현장의 이야기를 담는다고 하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대표적으로 혁신학교 운영에 대해 비판하며 "다른 지역에서 운영하니까 하는 식인데, 학교 수만 늘고 돈으로 지원하는 거 외에 교육청이 하는 건 없어 보인다"고 하기도 했다.

이어, "꺼리고 피하는 도망가는 행정 자세로 모든 사건·사고 가운데 제대로 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근 현장실습 성추행 논란과 스쿨미투 사건 등에서 교육감이 사과하고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결국 일이 잘못 확대됐다"고 했다.

이제는 교육에서 안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지난 세월호 참사 때도 대전교육청의 대응은 문제가 많았다"면서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전교육청은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기에만 급급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전교육을 위해 대전의 교육계를 향해,"정립되지 않은 교육철학을 바로 세우고, 책임지는 자세를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모습을 보이는 대전의 교육자들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당진시, 거산공원…동남생활권 '10분 공세권' 이끈다
  2. 이중호 "한밭대전, 대전의 고유 e스포츠 축제로 키워야"
  3. [2026 수능] 국어·수학 변별력 있게 출제 예상… 수험생 증가·사탐런·의대정원 조정 등 '변수'
  4. 충청 4개 시도 수험생 5만 5281명 응시… 수능 한파 없어
  5. 서해안 해양치유산업 핵심거점 '태안 해양치유센터' 개관
  1. "시민 빠진 문화행정"…대전시, 수치만 채운 예술정책 도마에
  2. ‘선배님들 수능 대박’
  3.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4. 김영삼 "대덕특구 순환버스 중단 우려"… 산건위 市 교통국 행정사무감사
  5. 이장우 시장 "지방재정 부담 사전협의 및 예타제도 개선 필요"

헤드라인 뉴스


국어 `독서`·수학 `공통·선택` 어려워… 영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

국어 '독서'·수학 '공통·선택' 어려워… 영어도 상위권 변별력 확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는 독서가 어렵게, 수학은 공통·선택 모두 까다로운 문항이 배치되면서 수험생 체감 난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도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부 고난도 문항이 포함돼 상위권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13일 입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렵고 9월 모평보다는 부담이 덜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독서는 지문 난도가 높았던 반면 문학과 선택과목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구성됐다. 법 해석·담보 기능을 다룬 사회 지문은 개념 추론 과정이 복잡했고,..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축구특별시 대전에서 2년 6개월만에 A매치 열린다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14일 오후 8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볼리비아의 친선경기가 개최된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이번 경기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준비 과정에서 열리는 중요한 평가전으로, 남미의 강호 볼리비아를 상대로 대표팀의 전력을 점검하는 무대다. 대전시는 이번 경기를 통해 '축구특별시 대전'의 명성을 전국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대전에서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년 5개월 만의 일이다. 2023년 6월 엘살바도르전에 3만9823명이 입장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다시 찾고 싶은 도시"…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꿀잼대전’으로

한때 '노잼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대전이 전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볼거리나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각종 조사에서 대전의 관광·여행 만족도와 소비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도시의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학도시의 정체성에 문화, 관광, 휴식의 기능이 더해지면서 대전은 지금 '머물고 싶은 도시',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실시한 '2025년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대전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9위를 기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능 끝, 해방이다’ ‘수능 끝, 해방이다’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작

  •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시험장 확인과 유의사항도 꼼꼼히 체크

  • ‘선배님들 수능 대박’ ‘선배님들 수능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