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정부 내에서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14일 국회 답변에서 공공기관 이전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시즌2'와 관련, "이 정부 내에서 되겠다 안 되겠다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2차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당정간 논의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한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확증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 정 총리의 입장이다.
최근 국토연구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돼 2012~2013년 본격화한 혁신도시가 인구분산과 지역고용 확대, 지방 경쟁력 제고 등 당초 정책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혁신도시 정책이 국가균형발전 추구라는 상징성은 있지만 수도권 인구분산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지다. 정 총리도 아마 이런 보고서의 내용을 보고받고 답변에 나섰으리라 생각한다.
'혁신도시 1기'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해 정책 목표가 잘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정부의 진짜 실력이다. 여권이 내년 초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의식해 '혁신도시 시즌2'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늦추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대전·충남지역에 대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은 차질없이, 조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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