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코로나바이러스와 위기관리 리더십

  • 오피니언
  • 월요논단

[월요논단] 코로나바이러스와 위기관리 리더십

박재묵 충남대 명예교수

  • 승인 2020-10-11 13:55
  • 신문게재 2020-10-12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박재묵
박재묵 충남대 명예교수
방역전문가들은 방역이 과학인 동시에 정치라고 말한다. 방역은 병원체, 감염 경로, 면역 등에 관한 고도의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감염 예방에 필요한 제반 조치는 과학적 지식과 함께 법제도적 여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의 크기, 조치가 미칠 사회경제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정치적 의사결정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의 두 축을 이루는 역학 전문가와 정치·행정가가 서로 상대방의 역할을 존중하는 가운데 유기적으로 협업을 할 때 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코로나-19는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발생 후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성격을 둘러싼 과학자들 간의 이견이 말끔히 정리되지 않고 있다. 전 지구적 수준에서 보면, 마스크의 효과, 집단면역 전략의 실효성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한쪽으로 집중되어 가는 듯이 보이지만, 바이러스의 변종 발생가능성과 그와 연관된 백신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적 규명의 미흡으로 인해 발생하는 방역행정 상의 한계는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각국의 독특한 문화와 관습, 시민의식의 수준, 의료 자원 및 재정의 동원 가능성 등이 최선의 선택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방역정책은 이러한 과학적 불확실성과 다양한 사회·경제적 제약 속에서 결정된다. 정책결정자는 마치 곳곳에 암초가 깔린 낯선 항로에서 선박을 끌고 가는 선장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역할은 고난도일 뿐만 아니라 그 결과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지금 각국의 위기관리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능력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을까? 휴대폰에 코로나-19에 관한 대시보드를 설치한 사람들은 손쉽게 세계 각국의 대응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대시보드가 제공하는 각국의 확진자, 사망자, 완치자, 치명률, 발생률 등의 정보에 약간의 터치를 가하면 다양한 기준으로 세계 모든 나라를 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각국의 대응 능력을 보다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기관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3일 포브스(Forbs)지에 보도된 심층지식집단(Deep Knowledge Group)의 연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은 방역효율성, 정부효율성, 감시 및 추적 능력, 헬스케어 준비상태, 국가 취약성, 위기대응 준비상태 등을 기준으로 하여 100개 국가의 코로나-19 안전도를 평가하였는데, 이 연구에서 한국은 독일, 뉴질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안전한 나라로 평가되었다. 이웃나라 일본은 5위를 그리고 미국은 55위를 차지했다.

비슷한 연구결과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도 니왔다. 이 센터가 지난 6월부터 8월 사이에 세계 14개 잘 사는 나라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여 "본인의 나라가 팬데믹에 잘 대응했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어본 결과, 12개 나라의 경우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자기네 나라가 코로나-19에 잘 대응했다고 응답한 반면에, 예외적으로 미국과 영국의 경우에는 잘못 대응했다는 사람이 잘 대응했다는 사람보다 많았다. 미국의 경우에는 52대 47이고, 영국의 경우에는 54대 46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국민의 86%가 잘 대응했다고 대답했다.

코로나-19를 하찮게 여기고 마스크 착용을 조롱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원수 중에서는 두 번째로 확진자가 되었다. 그는 입원하고 있던 중에 외출 등의 돌출적 행동을 보였고,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기 퇴원했다. 퇴원 후 그는 드디어 코비드-19가 독감보다 덜 치명적이라는 결정적인 허위 사실을 트위터에 올렸다. 20여만명의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한 것이 대통령의 위기관리 리더십과 무관한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박재묵 충남대 명예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연축지구 개발 탄력받나… 공공기관 유치 준비 주목
  2. 천안시, '서북구문화원' 신축·이전 준공
  3. 중도일보 김원식 회장·김현수 대표이사 부자(父子) 아너 소사이어티 탄생
  4. 대전 택시 기본요금 11월부터 4800원… 3년 만에 인상
  5. 잇단 산하기관 잡음… 세종시 관리·감독 문제 도마 위
  1. 세종시민과 기업의 상생 축제… 31일 도담동서 개막
  2. 천안시민한마음체육대회 성료…31개 읍면동 24개 종목 열전
  3. 가을 제철 수산물 가격 들썩… 꽃게·전어 두 배 급등
  4. 죽동중·성남중 설립 목소리 커지는데…대전교육청 '해법 찾기' 고심
  5. 충남농기원, '다단 수경 재배 기술' 개발…부추 생산성 강화 기대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李정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초읽기…대전 '우선 배치' 촉각

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 발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전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관계로 이전 대상 기관들의 대전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의 후발 혁신도시 우선 배치 여부도 아직 안갯 속이기 때문이다. 대전은 우리나라 연구개발(R&D) 메카이며 국토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과학기술 및 균형발전 성과를 영호남, 강원 등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장점이 크다. 이재명 정부가 대전에 관련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27일 중도일보..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불균형… 전국 최대 11.5배, 충청권 5.9배 격차

전국 고용센터별로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 인력의 업무 편차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 1명이 관리하는 참여자 수가 전국적으로 최대 11.5배 차이가 났으며, 충청권 내 13개 고용센터에서도 최대 5.9배 격차를 보였다. 27일 본보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고용센터별 국민취업지원제도 상담인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전국 102개 고용센터의 상담인력은 총 792명으로, 상담사 1명당 평균 126.2명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정자원 대전 잔류 위해 추가 부지 발굴… 유치 경쟁 속 대응 본격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의 대전 내 대체 시설 확보를 위한 대전시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충남과 세종까지 국정자원 유치에 나선 가운데 당초 제안한 2개 후보지 외에도 추가 부지를 발굴하며 대전 내 재설립을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전시의 이같은 행보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앞두고 신규 기관 유치뿐 아니라 기존 기관 붙잡기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허태정 대전시장은 이날 민선 9기 자치구 상생투어의 마지막 일정으로 서구를 방문해 국정자원 본원의 대전 내 재설립 필요성을 강조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스토킹에 의한 여성 살해 국가가 책임져라’

  •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스토킹 살해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 ‘울긋불긋’ 대전 도심 ‘울긋불긋’ 대전 도심

  •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 수험생들의 꿈을 향한 섬세한 붓 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