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 칼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살고싶은 집

  • 오피니언
  • 중도일보 독자위원회

[독자위원 칼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살고싶은 집

박희성 계룡건설 개발사업본부장(전무)

  • 승인 2020-11-18 08:15
  • 수정 2020-11-19 08:47
  • 신문게재 2020-11-19 19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박희성 전무
박희성 전무
역사적으로, 큰 전염병의 전파는 주거공간의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19세기에는 콜레라로 인해 상하수도와 위생시설 설치로 주거공간의 열악함을 해소했고, 20세기에는 스페인 독감 때문에 건강한 주택과 기술적인 도시계획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2020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역시 '집'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집'은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카페가 되기도, 각종 'DIY 키트'를 사용하는 취미생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집의 기능이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것과 같이 다층적으로 형성돼 '레이어드 홈'이라는 트렌드까지 생겨났다. 그렇다면 과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거 공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감염 예방 차원에서 타인과 '언택트'에 용이한 구조를 갖췄지만, 동시에 집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사회와 '온택트'할 수 있는 집이 아닐까. '언택트 시스템'의 구축은 이미 주거공간의 필수 조건이 됐다. 비접촉을 위한 체계적인 공간 계획과 시설 자동화가 이루어져 특별한 수고 없이도 감염 위험이 낮은 집이라면 가족들과 마음 놓고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개별 현관과 주차장을 구비해 타인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단독주택이 가장 좋겠고, 아파트라면 대면 공간의 개별화는 불가능하더라도 단지 내 데드스페이스를 활용해 면적 당 이용자 수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동시에, 높은 수준의 조경을 조성해 접촉률이 낮은, 안전한 실외에서 사람들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공원, 산책로 등 쾌적성을 보장해주는 오픈 스페이스를 확장하고 집에서도 야외공간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테라스를 구축해 '숲세권', '공세권'에 대한 수요를 충족해주는 것이다.

인간은 '언택트' 한 삶 속에서도 본질적으로 타인과의 소통을 희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집을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세상과 소통하는 '온택트'한 공간으로 설계해야 한다. 기존에는 외부에서 해결하던 기능까지도 내부에서 해결해야 하는 만큼 넓은 공간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이제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통해 회사와 소통하고, 원격수업을 통해 선생님과 만나고, '어몽어스' 게임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한다. 집은 넷플릭스를 활용한 나만의 영화관이 되기도, 유튜브를 보며 홈트레이닝하는 헬스장이 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사회문화생활을 즐기며 집이 소비 산업의 근원지가 되고, 사회와의 소통창구가 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한정된 면적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간이 확보된 집을 꿈꾸게 된다. 멀티룸, 알파룸 등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아파트들이 각광받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컨택트를 병행할 수 있도록 '이웃'이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신뢰할 수 있는 이웃과 함께 가든파티 같은 공동체생활을 즐기며, 단독세대의 취약점인 방범·보안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주택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건설업계에서도 포스트코로나에 걸맞은 주택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결과물도 도출되고 있다.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갖춘 100~200세대 정도의 연립형 단독주택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 세대를 독립적으로 구성해 정원과 다락방, 주차장 등 다양한 공간을 개별 소유하는 구조여서 대면 접촉을 차단, 감염률을 낮추고 개별적인 외부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한 가정이 여러 층을 넓게 사용하며 집의 기능이 한층 다양해졌다. 개별세대이다 보니 층간 소음에도 자유로울 뿐 아니라 반려동물과의 생활도 비교적 자유롭다.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주택단지 내에 구성해 아파트의 장점인 편리성까지도 높였다.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요소도 세대별로 균질하게 적용할 수 있어서 미래에, 특히 코로나 이후 시대에 살고 싶은 집은 바로 이런 집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건설업계는 지금도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시대가 원하는 집을 설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라는 현재 상황에 적합하고 미래에도 최적인, 그런 집의 등장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다.

/박희성 계룡건설 개발사업본부장(전무)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2.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3.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대전의 대덕연구단지가 낳은 중요 연구성과물인 자기부상열차가 상용화의 문턱 앞에서 번번이 좌절을 겪으며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한때 대전 도시철도 2호선의 차종으로 선정되었고, 국립중앙과학관부터 엑스포과학공원까지 시민들이 직접 탑승하며 과학도시를 체험하는 연구성과물이었으나, 지금은 씁쓸한 뒷모습만 남았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8월부터 본원에 남아 있는 자기부상열차 시험노선을 철거하고 있다. 연구원 내 1.3㎞ 구간에 걸쳐 높이 5m 고가에 상판을 얹어 레일을 깔아 1997년부터 자기부상열차의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핵심 기반시..

`국립청주해양과학관` 미리 가보니, "기대 이상 콘텐츠"… 새 명소 노크
'국립청주해양과학관' 미리 가보니, "기대 이상 콘텐츠"… 새 명소 노크

전국 최초의 내륙권 국립해양과학관이 29일 청주시 청원구에 문을 열면서, 새로운 명소 탄생을 노크하고 있다. 이날 중도일보 기자가 개관 현장을 가본 결과, 머릿 속으로 그린 것 이상의 그림이 그려졌다. 이날 함께한 다수의 인사들과 방문객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고, 이후 가족들과 재방문을 예고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국립청주해양과학관은 2011년부터 장기간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쳐 2019년 본궤도에 올랐고, 그동안 총사업비 983억 원 투입으로 이날 개관했다. 시설은 연면적 1만 4980 ㎡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