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탄소중립국 선언과 RE100 이니시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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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탄소중립국 선언과 RE100 이니시어티브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0-12-21 08:28
  • 신문게재 2020-12-21 18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박재묵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12월 초순 우리 정부는 2050년에 탄소중립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산업 생산 등 여러 활동에서 배출되는 탄소와 대기 중에서 흡수하는 탄소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선언은 탄소 배출의 저감과 함께 흡수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선언은 대외적으로는 파리협정으로 구축된 신기후체제에서 정부가 제출한 온실가스의 자발적 감축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것을 공표하는 것이고, 대내적으로는 향후에 추진할 새로운 산업정책의 방향을 예고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탄소중립국 비전 선언은 일찍이 EU에서 먼저 이루어졌고, 최근에는 중국 등 개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칠레는 지난 6월에 2040년에 모든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국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내외에 알렸다. 중국은 지난 9월 20일 유엔총회에서 화상 연설을 통해 2060년에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탄소중립국이 되기 위해서는 탄소 흡수도 필요하지만, 탄소의 배출 자체를 줄이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제조업, 에너지산업, 교통운수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공정 혁신을 위한 새로운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탄소중립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산업계의 자발적 참여와 정부 정책에 대한 산업계의 적극적인 호응이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서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기업들의 최근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기업들은 정부에 소극적인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정책을 펴달라고 요구하던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 기후변화 대응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현재 약 280개에 이르는 선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RE 100 이니시어티브'라는 에너지전환 선도 기구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이다. 'RE 100'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100%를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애플, 스타벅스, 샤넬 등 그야말로 각 산업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이다. 내노라 하는 기업들의 대부분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에너지 전환을 확산시키기 위해 그들과 거래를 하는 파트너 기업에게도 에너지전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RE 100 기업들의 실적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으로 풍력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덴마크에는 'RE100 이니시어티브' 회원 기업들이 줄을 서서 입주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 기업이 처음으로 RE 100 이니시어티브에 참여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SK그룹의 6개 기업이 바로 이 기구에 우리나라 기업으로서 처음으로 가입한 기업들이다. 금년 12월에 회원이 된 SK계열의 기업들은 2030년 내지 2050년까지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출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국내의 다른 몇 개의 기업들도 이 기구에 참여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단기간에 100%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나아가기는 쉽지 않다. 또한 전력망이 전원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하나로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기업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 한계 속에서도 혁신적인 기업들은 늘 대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지구를 살리는 기업의 책임성 구현에 동참하면서 기업의 경쟁력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전환하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묵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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