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여성재택숙직제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여성재택숙직제

  • 승인 2021-01-25 15:49
  • 수정 2021-05-02 17:58
  • 신문게재 2021-01-26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2019040701000691000028271
박수영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대전 동부교육청이 최근처럼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적이 또 있나 싶다.

여성 직원 재택숙직제 얘기다.

동부교육청은 지난 15일 대전 행정기관 최초로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 재택숙직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홍보했다.

여성 재택숙직제는 주 2회(평일) 2인 1조로 오후 9시 10분까지 근무하면서 화재 예방 등 청사 관리와 학교 연락 등 보안점검을 하고, 퇴근 이후부터는 경비업체가 경비를 맡는 제도다. 경비업체와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면서 재택 업무를 하기 때문에 '재택 숙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오히려 논란의 불씨가 됐다.

동부교육청은 남직원들만 숙직 근무를 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아 시행한 제도가 되려, 여성 직원은 재택 근무로 이뤄지다보니 성차별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커뮤니티 토론방에는 '여성 재택 숙직제'를 두고 여성 편의 제도, 여성 남녀가 모두 재택숙직제도 범위 내에서 일을 하거나 모두 숙직을 해야 차별이 없다는 등의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여기에 끝나지 않았다. 집에서 숙직한다는 새로운 제도 등장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반대 청원 글까지 올라왔다.

'여성 재택숙직제 반대합니다'라는 청원글에는 남녀가 다른 방식으로 숙직을 진행하는 것이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라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 청원 내용이었다. 남녀가 다른 방식으로 숙직을 진행하는 것이 양성평등을 위한 제도라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결국, 동부교육청은 시행 한 달도 채 안돼 전면 중단됐다.

교육청측은 "올해부터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퇴근 후 일정 시간 근무 후 재택숙직하도록 한 제도를 시행했으나 SNS 등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 양성평등의 의미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역차별 논란만 키운 셈이 된 것이다.

대다수 남성들은 "동등한 권리를 원하면 동등한 의무도 지키는 게 당연하다. 이런 게 진정한 남녀평등"이라며 숙직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공무원 숙직이 꼭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렇다. 숙직에 굳이 남녀 구분을 둘 이유가 없다는 의견과 시대 흐름도 있지만, 언제까지 직원들을 숙직이나 일직에 투입해 업무효율성을 저해할 것 인가에 대한 근본적 문제도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관행으로 굳어진 숙직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번 논란이 남녀 역할을 재인식하는 계기이자 모두가 공감하는 숙직제의 '운영의 묘'를 기대해 본다. 박수영 경제사회교육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영화·드라마' 촬영 명소로 간다
  2. 아산시 어의정로 교차점 광장 준공
  3.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①대전 전통산업과 특화거리의 탄생과 번영…그리고 존폐의 기로
  4. 두 자녀 태우고 만취운전 30대 사고까지…여름철 엄격 단속 필요
  5. K리그 휴식기, 대전 서포터즈는 '청소' 중?… "승리의 기운을 줍습니다"
  1. 창업기업 74곳에 최대 4억원 '대전 창업기업 들썩'
  2.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3.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4. 천문연구원, 희귀 왜소신성 발견…공전주기 짧아 중요 연구대상
  5. 대전 보건소 인력부족에 '허덕'…전국 광역시 중 가장 적어 보건의료 '빨간불'

헤드라인 뉴스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전닉스 호남 투자 가시화…충청은 생색내기용 전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에 수백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설 것이 유력해지면서 충청권은 곁다리 투자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청권의 경우 두 기업이 막대한 고용창출 등이 기대되는 대규모 생산 라인이 아닌 AI데이터센터 건립으로 기우는 모양새인데 이럴 경우 지역 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총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인 두 기업이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역균형 발전 정책에 부응하려면 충청권에도 생색내기 용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정치권과..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 2030년 하반기로 늦어진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개통이 2030년 하반기로 지연된다고 대전시가 공식 인정했다. 당초 2028년 개통보다 2년여가 더 늦어지는 것으로, 주요 공정 리스크와 차량 시운전 계획 반영 등을 이유로 꼽았다. 유득원 대전시 행정부시장은 23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관련 브리핑을 갖고 "향후 통합공정 계획 수립을 통해 개통 일정 등을 최종 확정할 것"이라면서 개통 지연을 공식화 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총연장 38.8㎞, 정거장 45곳, 차량기지 1곳 규모로, 2024년 12월 착공해 현재 본선 14개 전..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전통산업 특화거리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다] ② ‘생산성을 넘어 브랜딩을 창출하라’

대전 중구 중촌동 맞춤패션거리와 정동 인쇄거리, 원동 한복거리 등 과거 대전을 상징하던 유서 깊은 산업 자산들이 중대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자구책 마련을 위해 붙여진 특화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급격한 산업 구조 변화와 유통 시스템 현대화 속에서 경쟁력을 잃어간 채 존폐의 기로에 서면서다. '생산의 효율화'란 거대한 산업 발전 흐름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모든 가치를 장악하고 있지만, 지역의 고유한 숨결과 정체성이 담긴 전통산업의 흔적이 미래세대에 적절히 계승돼야 마땅하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낡은 산업의 미래를 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문창동 화재피해 복구 돕는 손길

  •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월드컵 응원 고조

  •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폐현수막의 변신은 ‘무죄’

  •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 우송대 응급구조학과 학생들, ‘실무능력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