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선재 배재대 총장 |
우리 대학에도 이처럼 '수능 금지곡'인 노래가 있어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지 무려 100년이 훌쩍 넘었다면 믿어질까. 이 노래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다. 출근길에,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할 때 퇴근할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단순한 노래다. 방송사와 허락된 20초 동안 나오는 노래, '배재교가'로 불리기도 하는 '배재학당가'다.
이 노래는 배재대학교 교가(校歌)로 공식행사에도 사용된다. 노랫말과 멜로디가 단순해 처음 듣는 사람도 금세 따라 부르는 신묘한 힘을 가졌다. 학교법인 배재학당이 운영하는 배재대, 배재중, 배재고, 배재대 부속 유치원이 동일한 교가를 부른다.
배재학당가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고등교육기관 배재학당을 세운 미국인 아펜젤러 선교사가 본인의 모교 미국 프린스턴대 응원가에 우리말로 노랫말을 붙여 만들었다. 1885년 6월 조선에 입국한 아펜젤러는 풍전등화 같은 동양의 작은 나라를 목도했다. 갑신정변 이듬해였던 당시 그는 이 나라에 희망을 심고 싶어 했다. 격변기에 만들어진 교가는 산기슭이나 강줄기에서 얼을 이어받았다는 내용은 사용할 수 없었다. 대신 좌중에게 밝은 기운을 주는 노래가 필요했다. 배재학당가는 그렇게 탄생했다. 단순한 멜로디에 활기를 넣었다. 노랫말도 단순하기 그지없다.
우리 배재학당 배재학당 노래합시다 / 노래하고 노래하고 다시 합시다 / 우리 배재학당 배재학당 노래합시다 / 영원무궁하도록 / 라라라라 씨스뿜바 배재학당 씨스뿜바 / 라라라라 씨스뿜바 배재학당 씨스뿜바
이 1분 30초 남짓한 노래는 지금 우리의 '후크송'이다. 비록 교가에 '배재대학교'가 언급되진 않지만 뿌리를 노래하고 있다. 라디오 광고에 교가를 트는 파격이 있었기에 흥얼거리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점차 늘고 있다. 배재학당가가 불리는 유튜브 영상에도 댓글은 단연 교가 중 최고라는 찬사가 이어진다.
사실 배재학당가를 만든 아펜젤러는 악보 위에 '활기있게'라는 문구를 넣었다. 시름에 빠진 한민족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려고 했다는 게 중론이다.
100여 년 전 만들어진 노래로 수험생에게 활기를 전하고 싶다. 가뜩이나 힘겨운 수험생활에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상황이 이어져 활력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백신 접종이 이어지면서 숨통이 트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일평균 발생하는 확진자가 1800여 명에 이르면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과 수도권 등 일부 지자체는 거리두기 4단계, 비수도권은 3단계가 적용돼 숨 쉴 틈이 줄어들었다.
작은 틈에서 좋은 기운은 잃지 않았으면 한다. '음악은 나라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배재학당가로 기운을 차리기 어렵다면 유튜브에 올라온 배재대 실용음악과 합동공연을 추천한다. 2시간가량 이어진 공연은 실력자 못지않게 힐링을 선사한다.
수험생들이 장기간 이어지는 수험생활 동안 배재대학교가 '후크송'처럼 자리 잡길 기대한다.
김선재 배재대 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박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