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뒷전....사라지는 특화거리

  • 경제/과학
  • 유통/쇼핑

우후죽순 지정만 해놓고 관리는 뒷전....사라지는 특화거리

100년 전통 한의약, 인쇄골목 재개발 논리로

  • 승인 2021-08-31 18:00
  • 신문게재 2021-09-01 21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재개발·재생사업으로 100년 넘는 대전의 전통거리가 사라지고 있다.

원도심의 중심인 대전 중동일대의 한의약, 인쇄골목이 재개발 사업으로 존폐위기에 놓이는가 하면, 원도심 한복거리, 공구거리 등 수많은 특화거리가 흉물로 전락하며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31일 대전시와 5개 구청에 따르면 2021년 현재 대전의 특화거리는 15개 1700개 점포가 지정, 운영중이다.

지난 1997년 1월 외환위기 이후 경기 부흥과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가 앞다퉈 지정한 특화거리는 한 때 대전에서만 24곳에 이르렀지만 상권 쇠퇴와 재개발

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대전역 지근거리에 있어 한때 대전의 중심이자 원도심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한의약특화거리와 인쇄거리는 재생, 재개발 사업에 포함되면서 오히려 터전을 잃게 됐다.

지난 1월부터 300억을 투입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포함된 한의약 거리는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년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에 '한의약특화거리 기반 K-힐링상품 개발·활성화사업'이 선정되면서 기대감을 높였지만 오히려 상인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 2013년 50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동구 한의약·인쇄골목 재생사업이 부실 시공으로 논란을 겪으며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 사업 역시 개발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서울, 대구와 함께 전국 3대 인쇄거리로 손꼽히는 대전 인쇄골목역시 재개발사업으로 존폐위기에 놓였다.

인근 삼성동이 재개발과 재건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동구청이 재개발 기간 동안 임시상가를 제공하기로 했지만 정밀한 인쇄기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동구 원동에 위치한 한복 거리 역시 주차타워와 쇼핑몰이 들어섰지만 오히려 쇠퇴기로를 걷고 있다.

한때 대전을 대표했던 오정동 산업용재특화거리상가(공구거리)도 BRT도로 설치와 함께 급격히 무너졌다.

2021070201001874700012961
대전 유성구 유성 5일장.
이렇게 지역의 명소로 꼽히던 특화거리가 소멸 위기에 놓인 것은 지정만 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화거리의 경우 법적 근거나 별도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전통 시장 같은 체계적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상권이 둔산과 도안, 유성 등 신도심으로 넘어간데다 온라인 쇼핑이 발달되면서 재개발 등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히 개발 논리로 특화거리를 대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특화거리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약재
대전 동구 한약방거리의 한 한의원.
정용길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통시장·전통 골목은 현실적으로 대형점포에 흡수되는 양상과 시가 재정지원을 해서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광진 대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위원장은 "재개발·재생사업이 부동산 가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며 "삶의 공간과 주거공간이 같이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나 기자

KakaoTalk_20210818_152445873
대전 동구 인쇄거리의 한 인쇄소.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국화로 물들다", '제26회 아산시 국화전시회 개최'
  2. 대전 유성국화축제 한창…13만 분 가을꽃 물결
  3. 세종시행 '중앙행정기관' 임시 둥지, 2027년 어디로?
  4. 세종시 대평동 '상가 공실' 전환점 맞나… '라면 페스타'가 온다
  5. 온통대전, 11월부터 월 최대 9만 1000원 캐시백 받는다
  1. 제주관광공사, 인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팝업 '성료'
  2. 대덕구의회 사퇴 촉구 빗발치지만 주민소환은 '그림의 떡'
  3. 2026년 육군본부 국정감사
  4. 김찬술 대덕구청장 결국 병원행…區의회는 또 원구성 무산
  5.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헤드라인 뉴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김장 앞두고 배춧값 내렸지만… 농가도 소비자도 웃지 못한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가격이 지난해보다 떨어졌지만 생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 마냥 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민들은 생산비 상승과 농산물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고, 소비자들은 새우젓 등 일부 양념 재료의 가격 급등으로 김장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장 물가 안정에도 농가와 가계의 서로 다른 고민이 자리한 셈이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54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 하락했다. 무도 1개당 2251원으로 7.5% 내..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세종시로 이전하는 '국가기관'… 종사자 주거 안정 대책은

중앙행정기관의 대규모 이전을 앞둔 세종시에서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성공적이고 원활한 이전을 끝마치기 위해선 이전 기관 종사자들의 정주여건 안정화가 필요충분조건이란 판단에서다. 당장 내년 2000여 세대의 임대주택을 비롯해 3년간 1만 세대의 입주가 가시화된 상태인데, 공급 물량을 더욱 확대하고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주택 수급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20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내년 중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를 비롯한 27개 중앙행정기관, 종사자 기준 30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세종으로 자..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은행서 잠자는 계좌 3억 4000만개... 장기 미거래 계좌 해마다 '급증'

금융권에서 장기간 거래가 없거나 휴면 상태인 '잠자는 계좌'가 3억 4000만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아주고 있지만, 장기 미거래 계좌 등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장기 미거래·미청구 계좌와 휴면금융자산 계좌는 총 3억 4191만 개로 나타났다. 2021년 말(2억 6440만개)보다 7751만개(29.3%) 증가했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통상 3년 이상 거래가 없는 계좌를 의미한다. 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사람 키보다 높게 쌓인 건설폐기물

  •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국회 과방위 국감장에 등장한 휴머노이드

  •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가을비에 바빠진 발걸음

  •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 대덕대교 부분 통제 첫 날…차로 통제에 병목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