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더하기: ⑨계족산 황톳길]오감만족 맨발 트레킹 떠나볼까

[대전더하기: ⑨계족산 황톳길]오감만족 맨발 트레킹 떠나볼까

  • 승인 2021-09-21 00:51
  • 수정 2021-09-21 09:49
  • 이재운 기자이재운 기자
컷-대전더하기

 

 

 

14.5km 황톳길 '한국관광 100' 올라

완만한 경사로 온가족 함께하기 적합

차로 5분 거리, 보리밥집 맛·양 일품

 

 

끝이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코로나 블루'는 더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게 됐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맞춰 떠나던 국내 여행도,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실어 나간 해외여행도, 삶의 고단함 속에 즐기던 취미생활도 희망사항이 된 지 오래다. 그래도 우리는 살아내야 한다. 일상의 기쁨과 행복을 포기할 순 없다.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3명의 기자가 일상 속 대전의 즐길거리, 볼거리를 찾아 더해본다. <편집자 주>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음식도 사람도 정도 풍요로운 한가위다. 하지만 유례없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친척들과 어울리는 모습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황금 같은 추석 연휴를 집에서만 보내기 아쉽다. 높고 푸른 하늘에 완벽한 날씨도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한다. 가족과 특별한 나들이를 하고 싶다면 계족산 황톳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입구
계족산 황톳길 입구 모습. 비 온 뒤라 일부가 비닐로 덮여 있다.이재운 기자

▲입소문 난 관광명소=충청권 대표 주류회사인 맥키스컴퍼니 조웅래 회장이 2006년 우연히 맨발로 산에 올랐고 그날 밤 숙면하게 됐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경험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무려 14.5km 돌길에 1.5m 폭으로 황토를 깔아 지금의 황톳길이 만들어졌다. 계족산 황톳길은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2015~2016년을 시작으로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4회 연속 선정된 관광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사업인 만큼 이미 인정받은 명품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다.

 

황톳길
계족산 황톳길은 '2021~2022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이재운 기자

▲간질간질 말랑말랑 재밌는 촉감=부푼 기대감으로 서둘러 계족산을 찾았다. 황톳길까지는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했다.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다. 황톳길이 시작되는 입구엔 현수막이 반겨준다. 비 온 뒤라 입구부터 몇 미터의 황토는 비닐로 덮여 있었다. 그래도 한사람 정도는 걸을 수 있는 황토가 있어 걷기로 했다. 조금 더 걸으니 비닐 없는 길들이 이어져 황톳길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긴장되는 황토와의 첫 만남. 발에 닿자 시원하고 질척이는 낯선 촉감에 웃음부터 나왔다. 매번 양말에 신발로 꽁꽁 감춰져 있던 발가락 사이사이에 사정없이 황토가 범람한다. 처음 걸음마를 띈 아이처럼 한 걸음씩 천천히 내디뎠다. 운동화를 신고 걸을 때보다는 느리지만 그래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촉촉한 흙과 나무에서 나는 숲 내음, 바람이 불 때마다 들리는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 갑자기 폴짝 튀어나와 놀라게 한 두꺼비까지. 산은 잠시도 심심하지 않다. 구간별로 다른 황토의 촉감 비교도 재밌다. 묽은 황토부터 단단한 황토, 말랑말랑한 황토까지 천차만별이다.
완만한 경사라 온 가족이 이야기하며 걷기 안성맞춤이다. 체력만큼 올라갔다가 언제든 신발로 갈아 신고 내려갈 수 있도록 일반 황톳길 옆 흙길과 세족장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보리밥
계족산 인근 '산골 보리밥' 식당의 파전과 보리밥 모습. 이재운 기자

▲트레킹의 완성은 보리밥=신나는 트레킹 후 그냥 집으로 돌아가긴 아쉽다. 차로 5분 거리에 맛있는 보리밥집이 여러 곳이 있다. 허기를 달래려 가장 가까운 '산골 보리밥'에 들어섰다. 단돈 6000원에 넉넉한 인심이 엿보이는 양과 한번 먹기 아쉬운 맛이 일품이었다. 바삭한 파전까지 곁들이면 어떤 만찬도 부럽지 않다. 보리밥까지 야무지게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그제서야 발바닥이 욱신욱신했다. 발바닥에 물든 황토물도 다시 닦아낸다. 기분 좋은 얼얼한 감각은 백발백중 숙면으로 이어질 것이다.


잊었던 감각이 깨어나는 느낌이 좋다. 평일에는 일하느라 피곤해서, 주말에는 보상처럼 침대에서 누워있느라 일상에 머물러만 있었다. 일 년에 몇 없는 연휴, 우리 몸에 건강하고 새로운 자극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이재운 기자ljwo_o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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