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 디지털 문명이 가져오는 탈 진실(Post truth)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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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 디지털 문명이 가져오는 탈 진실(Post truth)사회

이원묵 건양사이버대 총장

  • 승인 2021-11-23 09:39
  • 신문게재 2021-11-24 18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이원묵 건양대총장
이원묵 건양사이버대 총장
디지털 문명이 인간에게 축복이지만, 문명발달의 부작용으로 대재앙인 X-이벤트(Extreme event) 발생 가능성을 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슈퍼 코로나바이러스 출현, 블랙아웃(대정전), 핀테크와 암호화폐로 인한 은행 소멸, 그리고 기후변화 등 수많은 X-이벤트 발생이 인류사회를 파멸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중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인류사회가 불신 사회로 전환되는 탈 진실(Post truth)사회의 출현이다. 정신문화의 재앙은 폐해가 크고 치유가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탈 진실사회는 개인의 신념이나 감정이 진실과 합리성보다 우선하여, 거짓과 가짜가 대중 공감과 사회적 정서를 지배하는 사회를 말한다. 즉 지금까지 인간사회의 질서를 지탱해 온 인간 본성(Humanity: 인본) 가치인 진실과 자유 그리고 인간존엄성의 상실을 의미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그동안 이 가치로 질서유지를 위한 사회계약을 지켜왔다. 진화학자들은 농경사회를 포함한 인지 혁명의 초기 인류사회를 호모 사피엔스 1.0시대라 하고, 종교지배에 의한 교리와 인본 가치에 기반을 둔 자연 순화형 사회였다 한다. 과학 문명이 발전한 산업혁명 시대인 호모 사피엔스 2.0시대는 자연 극복형 사회로, 도덕과 법에 기반을 둔 계약사회였다. 미래학자들은 현재 디지털 혁명에 의한 인공지능사회의 호모 사피엔스 3.0시대는 인류사회를 재구조화하는 시대라 한다. 전통적 아날로그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 변화되고, 이에 따른 사회문화의 기반과 체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고 있지만, 인본 가치가 지켜져야만 X- 이벤트를 막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와 같은 초연결, 초지능, 초 융합 특성의 디지털 문화가 인류사회문화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정보의 무제한성, 동시성 그리고 비대면의 특성이 삶의 패턴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우리 사회가 대중적 공동체 중심조직인 플랫폼 사회에서 개별중심인 프로토콜 사회로 변화함으로써, 전보다 다양하고 정교한 복합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 와중에 딥페이크(Deepfake) 기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한 허위-조작 정보(Misinformation)나 가짜뉴스(Fake news)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실로 둔갑하는 불신 사회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서로 다른 프로토콜의 진영과 이념, 그리고 세대 간의 상호 갈등과 불신을 유발하는 탈 진실사회가 되고 있다.

요즘 정치 선거운동을 보면, 마치 히틀러의 나치스 정부와 볼셰비키 공산혁명에서나 볼 수 있는 정치선전 선동 수단인 프로파간다(Propaganda) 수법을 보는듯하다. 선거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어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각종 서구권 선거에 퍼졌던 허위 조작 정보의 출처가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정보전으로 드러났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대선에서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과 팔로우 봇(Followbot)이 사용된 사례다. 프로파간다는 거짓말, 조작, 왜곡, 저인 조종, 심리전, 기만, 세뇌 등을 활용하는 공산주의 선전 선동 기술이다. 더구나 딥페이크와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은 대중심리와 기억을 사로잡고, 이목을 끄는 힘이 있고, 도덕적 감정까지 지극하여 대중의 공감을 얻어 소셜 미디어에서 빠른 확산성을 보인다. 여기에 보이스 피싱과 비디오 피싱 기술까지 더해지면 가짜뉴스와 허위 조작 정보의 위력은 더욱 크게 확대된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류가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을 숙지하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은 인류 문명사에서 최악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요즘 한국 정치를 보면 진실을 찾기 어렵다. 비전은 안보이고, 소셜미디어상에서 딥페이크와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까지 동원되어 정교하게 만들어진 프로파간다와 국민을 기만하는 포퓰리즘만 쏟아낸다. 건전한 자유민주주의 유지를 위해 인본 가치는 지켜져야만 한다. 18세기 산업혁명의 폐해를 노래한 윌리엄 블레이크의 '악마의 맷돌'이 '천사의 맷돌'로 변해 디지털 문명은 반드시 인류의 축복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원묵 건양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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