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세계 최초 중금속 노출과 ‘군날개’ 발생 규명

  • 전국
  • 수도권

가천대 길병원, 세계 최초 중금속 노출과 ‘군날개’ 발생 규명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팀, 6587명 대상 조사...안질환 유발 증명
김동현 교수 공동 연구...납, 수은 노출 등 군날개 유발 관계 밝혀

  • 승인 2022-06-20 10:21
  • 주관철 기자주관철 기자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안과 김동현 교수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안과 김동현 교수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중금속 노출이 군날개(익상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납(Pb), 수은(Hg)과 같은 중금속은 일상생활 속 흡입(inhalation), 섭취(ingestion), 피부접촉(dermal contact)을 통해 유입될 수 있다. 이들 중금속이 체내에 산화스트레스를 일으켜 군날개 발생 위험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안과 김동현 교수팀이 우리나라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성인 658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중금속인 납·수은 노출이 흔한 안질환 중 하나인 군날개 발생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익상편이라고도 불리는 군날개는 결막의 섬유혈관성 조직이 뿌연 날개 모양으로 성장하는 안구질환이다. 우리나라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약 8.8%가 군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중금속인 납, 수은 노출과 군날개 간의 연관성을 세계 최초로 밝힌 연구로 'Environmental exposures to lead, cadmium, and mercury and pterygium in Korean adult'라는 제목으로 환경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환경 과학 및 오염 연구[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에 3월 21일자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상자 6587명의 혈중 중금속 농도를 5분위로 나눠 군날개 발생위험을 비교했다. 대상자 6587명의 평균 연령은 41.14세, 남성은 3264명(56.5%), 여성은 3323명(43.5%)이었다. 대상자 중 군날개 질환자는 348명, 비질환자는 6239명이다.

연구결과, 혈중 납농도가 높을수록 군날개의 위험이 높아지는 용량반응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혈중 납농도가 가장 낮은 하위 20%에 해당하는 대상자들에 비해, 혈중 납농도가 가장 높은 상위 20%(5분위)에 해당하는 대상자들은 군날개 위험이 2.22배 유의하게 높았다.

더불어, 중간 수준의 혈중 수은농도를 갖는 대상자들(2분위)은 혈중 수은농도가 가장 낮은 대상자들에 비해 군날개의 위험이 1.64배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군날개의 주요 위험요인인 나이, 햇볕(자외선) 노출, 근시 유무, 기타 생활습관 및 사회경제학적 요인 등을 통제했을 때 관찰된 연구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최윤형 교수는 "납, 수은과 같은 중금속은 체내에서 항산화물질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 GSH) 수준을 감소시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축적 및 산화스트레스를 일으키는데, 이것이 결막에서 군날개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많은 선진국에서 납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 중단하고 있음에도, 생활환경 속에서 접하게 되는 낮은 수준의 노출로도 군날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중금속 노출에 대한 위험 인식을 높이고 현재의 노출 수준을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는 혈중 수은농도가 가장 높은 그룹에서는 군날개 위험이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최 교수는 "해산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수은노출이 높은 반면 오메가3 섭취도 높은 특성이 있어, 오메가3의 익상편 예방효과로 인해 수은 노출로 인한 군날개 위험이 희석돼 관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교수는 "군날개의 대표적인 유병 원인은 노화와 자외선 노출로 알려져 있다. 혈중 중금속 농도에 따른 군날개 발생의 상관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의미가 있다"며 "최근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질병 영향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환경유해인자와 안질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들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군날개는 결막의 섬유혈관성 조직이 자라서 눈의 안쪽 각막의 중심부를 향해 자라나는 질환이다.

발병 원인으로는 미세먼지, 자외선 노출 등이 있다. 특히 최근 안과 김동현 교수와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는 군날개와 미세먼지의 상관성을 증명한 바 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참여자 2만 3276명을 대상으로, 군날개와 미세먼지의 오즈비가 1.23점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오즈비가 1을 넘길 때 상관관계가 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군날개의 주요 증상으로는 충혈, 자극감 등 외에 섬유혈관성 조직이 안구를 덮어 미용적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섬유혈관성 조직이 크게 자라나면 안구의 움직임 제한이 생길 수 있고, 난시, 시력저하, 안구건조증, 사시 등 심각한 안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초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인공 눈물 점안 등으로 상황을 지켜봐도 된다. 하지만, 질환이 진행됐거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부분 마취 하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동현 교수는 "최근 미세먼지나 황사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는 중금속도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공기 중에 노출된 안구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 보안경 등으로 눈을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주관철 기자 jkc052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계홍 작가 '해인사를 폭격하라', 탄리문학상 대상 영예
  2.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3. 대전방산기업 7개사, '2025 방산혁신기업 100'선정
  4. "신규 직원 적응 돕는다" 대덕구, MBTI 활용 소통·민원 교육
  5. 대전시, 통합건강증진사업 성과공유회 개최
  1. 중도일보, 목요언론인상 대상 특별상 2년연속 수상
  2. 정관장, 대전 대덕구청서 사랑의 김장 나눔 전개
  3. [오늘과내일] 대전의 RISE, 우리 지역의 브랜드를 어떻게 바꿀까?
  4. 대전 대덕구, 와동25통경로당 신축 개소
  5. 대전시 배터리 커넥트 2025 개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통합 추진 동력 확보... 남은 과제도 산적

대전·충남행정통합이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 발언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한 가운데 공론화 등 과제 해결이 우선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사실상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는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면서 충청권의 광역 협력 구조를 '5극 3특 체제' 구상과 연계하며 행정통합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전·충남의 행정통합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소관위원회에 회부된..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충청 여야, 내년 지방선거 앞 '주도권' 선점 경쟁 치열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격전지인 충청을 잡으려는 여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대전·충청지역의 미래 어젠다 발굴과 대시민 여론전 등 내년 지선을 겨냥한 여야 정치권의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역대 선거마다 승자를 결정지었던 '금강벨트'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에게 내년 6월 3일 치르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만에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선거로서,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때문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안정..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2026년 R&D 예산 확정… 과기연구노조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 마중물 되길"

윤석열 정부가 무자비하게 삭감했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이 2026년 드디어 정상화된다. 예산 삭감으로 큰 타격을 입었던 연구 현장은 회복된 예산이 연구개발 생태계 복원에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철저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이달 2일 본회의 의결을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최종 확정했다. 정부 총 R&D 예산은 2025년 29조 6000억 원보다 19.9%, 5조 9000억 원 늘어난 35조 5000억 원이다. 정부 총지출 대비 4.9%가량을 차지하는 액수다. 윤석열 정부의 R&D 삭감 파동으로 2024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