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불상 항소심 일본 민법 적용 가능성…"국제사법 검토중"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부석사 불상 항소심 일본 민법 적용 가능성…"국제사법 검토중"

간논지측 일본민법상 시효취득 주장에 따라
국내 국제사법 외국밀접 사건 소재지법 적용

  • 승인 2022-07-11 17:35
  • 신문게재 2022-07-12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금동보살좌상
서산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소유권을 다투는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재판부가 국제사법을 적용해 국내법 아닌 일본 민법을 가져와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일본 간논지(觀音寺·관음사) 측이 일본 민법의 시효취득을 처음 주장했고,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된 문화재 반환에서 원인이 된 사건 당시의 동산과 부동산 소재지법을 적용하는 국제사법 관례를 보았을 때 부석사불상 소송에서 일본 민법 준용 가능성이 전망된다.

11일 대전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쓰시마 사찰 간논지의 다나카 세쓰료 주지가 보조참가인으로 대전고법 재판에 출석해 시효취득을 주장하면서 일본 민법이 국내 법원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쓰시마 사찰 간논지는 1951년 5월 불상의 복장물에서 1330년 서산 부석사에 봉안되었다는 내용이 발견되고도 도난 사건이 발생한 2012년 10월까지 불상을 평온하게 점유를 지속함으로써 소유권의 시효취득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간논지는 자신이 주장하는 시효취득 준거법으로서 일본국 민법 162조 1항과 2항을 들었고, 1항에는 20년 이상 타인의 물건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자에게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고, 2항은 10년간 소유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타인 물건을 점유한 자는 점유개시 시 선의·과실이 없었던 때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했다.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법적 다툼이 제기됐을 때 적용할 법을 규정한 국내 국제사법 제33조에서는 그 원인된 행위 또는 사실의 완성 당시 그 동산·부동산의 소재지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2017년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에서도 미국 경매사이트에서 인조계비 장렬왕후 어보를 낙찰받아 국내에 들여온 문화재 수집가에게 국립고궁박물관이 해당 어보를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릴 때 낙찰 당시 어보가 위치했던 미국 버지니아주법을 준용한 사례가 있다.



특히, 일본 민법 162조항과 우리나라 민법 제245조에 내용은 서로 비슷하나, 국제사법 상의 일본국 민법이 적용되면 또 다른 일본 국내법 적용 가능성도 열리는 것이어서 재판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법무법인 우정 김병구 변호사는 "간논지가 보조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함으로써 처음으로 일본 민법 적용의 국제사법 준용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시효취득은 문화재를 약탈해 오랫동안 해당 국가 내에서 점유한 경우 소유권까지 인정하게 돼 잘못된 관행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충원 하이패스 IC' 재추진 시동…타당성 조사 연말 완료
  2. "석식 재개하라" 둔산여고 14일부터 조리원 파업 돌입… 4~5개교 확산 조짐
  3. "캄보디아 간 30대 오빠 연락두절 실종" 대전서도 경찰 수사 착수
  4. "대법원 세종으로 이전하자" 국감서 전격 공론화
  5. 수능 한 달여 앞…긴장감 도는 학교
  1. '오늘도 비' 장마같은 가을 농작물 작황 피해… 벼 깨씨무늬병 농업재해 조사
  2. 추석 지난지가 언젠데…
  3. 세종시 '버스정류장' 냉온열 의자 효율성 있나
  4.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내년 지방선거 앞 존재감 경쟁
  5. 가을비 머금은 화단

헤드라인 뉴스


정부 거점국립대만 키우나… 지역 사립대 불안감 높아져

정부 거점국립대만 키우나… 지역 사립대 불안감 높아져

새 정부의 전국 9개 거점 국립대 육성 기조에 지역 사립대학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 등 향후 고등교육 예산이 거점 국립대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자 수도권과 비수도권뿐 아니라, 지역 내 국공립대·사립대 간 격차가 심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인구소멸 위기 해소에 맞는 교육부의 실행 계획도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크다. 지난달 말 교육부는 이재명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5극 3특'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교육 분야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역..

문체부, 尹 체포영장 발부·집행 시기 국힘 지도부에 설 선물 왜?
문체부, 尹 체포영장 발부·집행 시기 국힘 지도부에 설 선물 왜?

윤석열 정부 문화체육관광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발부와 집행 시기인 올해 1월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설 명절 선물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정당 지도부에게 보낸 건 이례적인 데다, 당시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과 그에 따른 서부지법 폭동 등 상당히 민감한 시기였다는 점에서 내란 옹호 논란을 자초한 꼴이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이 문체부로부터 제출받은 '명절 선물 발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유인촌 장관이 이끌던 문체부는 2025년 1월 설 연휴를 맞아 국민의힘..

[드림인대전 전국체전 특집-2편] `금메달을 들어라` 대전시체육회 역도팀
[드림인대전 전국체전 특집-2편] '금메달을 들어라' 대전시체육회 역도팀

전국체전을 앞둔 대전시체육회 역도팀 훈련장에는 뜨거운 열기가 감돈다. 체육관 바닥을 때리는 육중한 바벨의 굉음 속에도 선수들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다. 이들의 목표는 '대전의 힘'으로 금메달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대전체고와 한국체대를 거쳐 성장한 전해준 선수와 꾸준한 성적으로 대전 역도의 저력을 이끄는 한지안 선수가 있다. 대전체고와 한국체육대학을 졸업한 전해준(대전시체육회 역도팀) 선수는 고교 시절 제100회 전국체전 역도 인상 부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망주로 성장했다. 대학 진학 후 한동안 부상과 재활을 거듭하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포스트시즌 준비하는 대전한화생명볼파크

  • 굿잡 일자리박람회 성료…취업열기 ‘후끈’ 굿잡 일자리박람회 성료…취업열기 ‘후끈’

  • 수능 한 달여 앞…긴장감 도는 학교 수능 한 달여 앞…긴장감 도는 학교

  • 가을비 머금은 화단 가을비 머금은 화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