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출생미등록아동 찾아내도, 도울 방법을 모르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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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났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출생미등록아동 찾아내도, 도울 방법을 모르는 현실

출생신고 안된 아동 대상으로 의료 등 임시적 지원위해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 부여
일시적 관리일 뿐 사후관리 제대로 안 돼… 출생신고 지원위한 체계화된 시스템 전무

  • 승인 2022-12-18 21:56
  • 신문게재 2022-12-19 6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6. 출생미등록아동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 적극 활용해야… 법률 등 지원 연계 필요

우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022년 2월 대전 서구의 한 행정복지센터가 기초생활 수급자를 대상으로 가정 방문을 진행하던 중 한 가정에서 출생미등록아동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어난 지 6개월 된 아이의 엄마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남편의 가정폭력을 피해 홀로 아이를 몰래 키우고 있던 것.

아이의 생모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면 남편이 아이의 존재를 알아내 숨어지내던 집으로 찾아오거나, 아이를 뺏길까 겁이 나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딸을 몰래 키우던 상황이었다. 이를 인지한 사회복지사는 아이의 예방접종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해 최소한의 의료 지원을 해줬으나 복지사가 줄 수 있는 도움의 손길을 여기까지였다.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매뉴얼조차 없었기 때문.

결국 복지사와 서구청은 해당 가정의 안타까운 상황을 돕기 위해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긴급 시스템을 구축해 법률 지원을 도와 친부에게 아이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무사히 출생신고를 마칠 수 있었다.

출생 미등록 아동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여하는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가 존재하지만, 아이들을 일시적으로 보호할 뿐 이후의 사후관리를 위한 지원 체계는 전무하다.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받아 임시로 관리를 받는 출생 미신고 아동들을 대상으로 출생신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법률 지원이나 관계 기관 연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18일 대전시와 5개 구청, 15개의 행정복지센터(옛 주민센터) 등에 취재한 결과 사회복지 전산관리를 통해 지자체의 지원을 받은 출생 미신고 아동 중 법률 지원까지 이어진 사례는 단 1건뿐이다. 대다수가 법률 지원까지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다 보니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돕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사회복지 전산관리를 부여하는 담당 부서와 아동복지부서 등 업무가 분리돼 있다 보니 복지 부서에서 전산관리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경우도 존재했다.

이로 인해 현재 대전 지역에 전산관리번호를 부여받은 아이들이 몇 명인지 사례 관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사회복지전산관리 번호는 출생미등록아동처럼 출생신고가 안 되거나, 출생신고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의료지원, 영아수당, 출생수당을 일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다.

지역의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출생미등록아동에 대한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어떻게 어디까지 도울 수 있을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라며 "어떤 관계기관과 연계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결국 전산관리를 부여받은 출생미등록아동은 시와 지자체에 인지됐음에도 일시적인 의료 지원에 그칠 뿐 어떠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세상에 드러났음에도 국가에 속하지 못한 채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 존재하자 이들을 돕기 위한 보완장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박미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세종지역본부장은 "아이들이 미발견된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게 발견됐음에도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라며 "아이가 하나의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함께 연계돼 도울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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