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저출산 문제에 대한 제언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저출산 문제에 대한 제언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 승인 2023-07-20 14:08
  • 신문게재 2023-07-21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세상보기)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매년 7월 11일은 UN이 지정한 세계 인구의 날이다. 인구문제가 초래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영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됐다. UN은 탄력적인 인구 정책을 채택하고 있으며, 각 국가의 상황과 인구 동향에 맞는 개별적인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인구 증가로 인한 국가 인프라, 의료, 식량, 고용 분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극심한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미 1983년부터 합계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감소하는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2002년 이후로는 1.3명 이하인 초저출산 상태에 이르렀다. 2019년에는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 1명 미만 국가가 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사망자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시작됐고, 특히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격히 줄어드는 '인구절벽' 현상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시행해왔다. 2005년에는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법이 제정됐고,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구성됐다. 이 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은 대통령으로서, 이는 상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반영한다. 현재까지 다양한 정책이 입안되고 시행됐다. 저출산 대응을 위한 재정 투입 규모는 2006년 2조원에서 2022년 51조원까지 늘어나며 300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이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출산율 상승에 실패했다. 저출산 문제는 다양한 사회, 문화, 경제적인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하나하나 분석하고 원인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세대가 현재를 만족스럽게 느끼고 미래에 대한 희망에 차 있다면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암담하며 그 결과가 현재의 초저출산 상태다.

이제는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의 변화를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개별적인 여건에 따라 심사숙고한 결정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가 됐다. 물론 자녀 양육에서 얻는 보람과 행복보다 양육의 부담이 더 크다고 판단해 출산을 포기한 이들을 설득하고 지원하는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 다만 지원 가능한 사회 자원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그 우선순위를 조금 낮추자는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한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 보다는 낳겠다는 의지를 가진 난임 부부에 대한 지원과 자녀 양육 가정이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는 것으로 방향이 전환되어야 한다.

난임 시술은 결혼 연령의 상승에 따라 증가 추세에 있다. 정부는 2017년부터 난임 시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부담을 줄여주고 있으며, 저소득 가정은 지자체로부터 추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건강보험 적용은 최대 9회까지이며, 그 이후부터는 자기 부담으로 받아야 한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경우 대다수가 소득 초과로 인해 지자체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신생아 12명 중 1명에 해당하는 8.1%가 난임 시술비 지원을 받고 태어났다. 난임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 한도를 폐지하고, 소득 기준에 관계없이 난임 부부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출산율 상승에 작지만 확실하게 기여할 것이다. 출산에 성공한 후 영유아 양육 단계에서는 보육과 소아청소년과 진료 문제가 가장 우선해서 풀어야 할 과제다. 보육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지원 정책이 수립돼 시행 중이며, 일정 부분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보완해야할 틈새가 있는 실정이다.

소아청소년과 진료 문제는 심각하다. 전문의 부족으로 야기된 위기 상황이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서 자칫 상황이 악화되면 영유아 진료 체계가 붕괴된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 모든 환아가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기를 수 없는 환경에서 출산율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다. 김대경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대 상용직 노사갈등 160여일 만에 마침표…학내 신뢰 회복 과제
  2. 대전 갑천 엑스포다리 불꽃쇼 취소… 인파 밀집·안전사고 우려
  3. 대전 미분양 아파트 늘었는데…내년 주택시장 괜찮을까
  4. 사람 몰리는 오월드, 적자는 눈덩이… 도시공사 새 사장, 해법 나올까
  5. 단양수중보 녹조, 수공·환경청은 알고 단양군·충북도는 몰랐다
  1. 허태정 슈퍼위크…정부지원 촉구 시도지사 연대강화
  2. 제3회 서포 김만중 문학기행 성료…한글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서
  3. 대전시 민선 9기 공약 77개 확정… 8조 3244억 투입
  4. 국정감사 중반전 충청 현안 조기 가시화 초당적 협력 시급
  5. 대덕구의회 파행에 구청장 단식 농성…민생 뒷전 의원들 "의정비는 인상"

헤드라인 뉴스


[2026 국감] 병무청 국감, 예체능 병역특례 제도 등 쟁점

[2026 국감] 병무청 국감, 예체능 병역특례 제도 등 쟁점

12일 대전정부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선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과 함께 대중문화 분야와의 공정성 문제 등이 지적됐는데 홍소영 병무청장은 "국민 의견을 고려해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병무청 국정감사는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제도가 쟁점으로,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나섰다. 앞서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감에서도 병역특례 제도에 대한..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이번엔 대동교… 트램 공사로 15일부터 왕복 2차로 축소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공사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동구 대동교 일대 차량 통행이 일부 제한된다. 60년 넘은 노후 교량을 철거하고 새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로 2028년 6월까지 약 21개월간 기존 왕복 4차로가 2차로로 축소된다. 특히 19일부터 유성구 대덕대교, 11월에는 충남대학교 앞 온천교 개축공사까지 예정돼 있어 트램 공사에 따른 교통 불편이 대전 주요 도로 곳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13공구에 포함된 대동교 개축공사로 10월 15일부터 대동오거리~베스티안병원네거리 구간의 차량..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손실 메꾸려 임대주택 분양 전환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손실 메꾸려 임대주택 분양 전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장기간 지연으로 손실액이 증가하자 공공임대주택을 줄이고 분양주택을 늘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뤄진 사업 기간, 주민에게 이주비와 주거비 등은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고, 화재와 폭염 등에 따른 건강 피해조사는 물론 준공 때까지 거주할 이주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는 문제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국토교통부와 LH가 제출한 대전역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을 분석해 12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2년 6월 착공해 2026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대덕구의회 파행에 뿔난 주민과 단식 돌입한 김찬술 구청장

  •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 오늘부터 시작 코로나19 무료 예방접종 오늘부터 시작

  •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대전 주말 축제 ‘북적북적’

  •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 모래판 위에서 펼쳐진 한판 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