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여야 전임 대표들의 신당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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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여야 전임 대표들의 신당 만들기

윤희진 서울본부 부국장

  • 승인 2024-01-03 08:18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윤희진 부국장(중도일보)
윤희진 부국장
무려 49개다.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기껏해야 10개 정도는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2023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대한민국 정당 숫자다. ‘가나코리아, 가락당, 국민주권당, 깨어있는시민연대당, 대한민국당, 민중민주당, 신한반도당, 자유의새벽당, 직능자영업당, 한국독립당, 한류연합당, 혁명21’ 등 들어보지도 못한 당명이 훨씬 많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하루에도 수십 여건의 언론보도가 쏟아지니 당연히 익숙하고 정의당과 진보당 역시 원내의석을 가진 데다, 오랫동안 국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왔으니 마찬가지다.

하지만 49곳 중에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위해 중앙선관위에 예비후보를 등록한 정당은 9곳에 불과하다. 여당인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349명,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39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정의당 5명, 진보당 76명, 노동당 1명, 새로운선택 1명, 자유민주당 3명, 자유통일당 7명, 한국국민당 1명 등이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인사들이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이다.

정식 정당으로 등록하기 전 단계인 창당준비위원회로 등록한 곳도 8개나 있다. ‘국민정책당·사회민주당·핵나라당·국민의심판·민심행동·특권폐지·태건당’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그리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준비 중인 개혁신당창당준비위원회다. 여기에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 중인 신당까지 더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2024년 새해 첫날부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정국의 중심에 섰다. 이준석 전 대표가 이끄는 가칭 ‘개혁신당’은 서울과 인천, 경기,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5개 시·도당 창당 준비를 빠르게 추진해 1월 중순 창당 절차를 끝낸 후 곧바로 총선 공천 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새해 첫날부터 “국민에게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를 드려야 한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보였다. 12월 30일 회동에서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의 ‘대표직 사퇴 및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요구를 거절한지 이틀 만이다.

4·10 총선을 100일 앞두고 거대 여야의 두 전임 대표가 독자노선을 공표하면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유권자인 국민도 생각이 복잡해졌다. 두 전임 대표가 당을 떠나는 이유와 명분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동시에 느끼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당장이야 관망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고 유권자들 역시 당분간은 그냥 지켜보는 수준일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빈자리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채우며 상쇄하는 분위기이고, 이낙연 전 대표의 독자 행보는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어려울수록 단합’을 외치면서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만만하게 봐서도 안 된다. 이준석 전 대표는 2022년 대선 등 어려운 시기에 젊은층 지지를 이끌어내는 저력을 보여줬고, 그 지지세는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포진해있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당 안팎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의 역량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연말·연초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두 전임대표가 준비 중인 신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두 자릿수는 총선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분명한 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이,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술렁일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주목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합집산이나 합종연횡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 상당히 어렵겠지만, 과거 선거 때마다 등장해 선거 후에 사라졌던 수많은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가칭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대표가 만들어낼 신당 모두 거대양당 중심의 정치를 깨트리고 4월 총선을 통해 한국정당사(史)의 새로운 획을 긋기를 바란다.

윤희진 서울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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