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전통 대전 예술인 등용문 미술대전 무산되나

  • 문화
  • 공연/전시

36년전통 대전 예술인 등용문 미술대전 무산되나

시립미술관 대관 불발되며 개최 '불투명'
시의회 행감 영리성 공정성 논란 불거져
"예술인 불안가중" vs "행감 지적 따라야"

  • 승인 2025-02-10 16:50
  • 수정 2025-02-10 17:36
  • 신문게재 2025-02-11 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50210_161623052_01
2024년 5월 개최된 제36회 대전광역시미술대전./사진=대전미술협회 제공
30여 년간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며 지역 예술인 등용문 역할을 해온 대전미술대전이 올해 첫 대관 불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역 대표 미술이벤트의 명맥을 잇기 위해선 다른 개최 장소를 찾아야 할 처지인데 이를 두고 지역 예술계 안팎에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10일 본지 취재 결과, 한국미술협회 대전광역시지회(이하 대전미협)는 지난해 11월 4일 대전시립미술관 대관 공고에서 허가 통보를 받았으나, 며칠 뒤 돌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

허가 통지 직후 대전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전미술대전 주최 기관인 대전미협의 영리 추구와 대전시립미술관의 대관 사업 공정성 문제가 지적되면서다. 대전미협은 이후 11월 25일 재공고에서도 탈락했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대전미술대전은 매년 1500~2000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대전 지역 대규모 미술 행사다. 1998년 대전시립미술관이 개관한 이후 줄곧 이곳에서 열렸지만, 대규모 전시를 유일하게 감당할 수 있던 대전시립미술관의 대관이 무산되면서 올해 대전미술대전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앞서 행감에선 대전미협이 대전미술대전을 통해 영리를 추구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중호 의원(서구5·국민의힘)은 "대전미협은 대전미술대전을 통해 2억 원가량의 출품비를 받으면서도 시로부터 전시 공사비와 민간보조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왔다"며 "영리성이 비치는 특정 협회에서 공공시설물을 개관 이래 30년 내내 대관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전미술대전은 매년 4000점가량 출품되며, 작품당 5만 원의 출품비를 받아 약 2억 원의 출품료를 확보한다. 여기에 4000만 원 상당의 전시 설치 및 철거비용은 대전시립미술관 측에서 부담하고, 시에서 진행하는 민간보조사업에도 참여해 연간 6400만 원의 보조금을 지난해까지 3년간 수령해 왔다. 올해는 대관 무산으로 인해 미술대전 개최가 불확실해 지원금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전미협 측은 "대전미술대전은 지역 미술계의 발전과 작가들의 창작 의욕 고취를 위해 열리는 비영리 행사"라며 "출품료와 지원금은 대량으로 출품되는 작품들을 심사하고 전시하는 데에 모두 사용된다"고 반박했다.

행감에선 이와 함께 대전시립미술관 운영위원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운영위원회 정원 13명 중 회의에 참석한 인원은 6명뿐이고, 재적 위원 과반수가 참석해야 한다는 원칙이 위반됐다"며 "이 중에는 (대전미협과 관련된) 제척 사유에 해당하는 사람도 포함돼 있다"고 꼬집었다.

운영위원회는 대전시립미술관장과 대전시 문화예술과장, 지역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대전미협 소속 회원은 대전미협회장을 포함해 총 5명이다. 이에 대전시립미술관은 재공고에 대전미협 관계자 5명을 제외하고 회의를 열었다.

지역 미술계의 반발도 거세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대전미술대전은 90% 이상이 대전 시민이 참여하는 대전의 대표적인 전시 행사로, 지역 청년 예술인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며 "출품 준비에는 1년가량이 소요되는데, 장소 문제로 개최가 불확실해지면서 출품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감사 당시 이 위원은 "민간위탁사업을 통해 개최하기보다 시립미술관의 역량으로 자체 기획전 형식으로 개최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전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행감에서 지적받은 사항은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미술관의 역할이기 때문에 무리하게나마 재공고를 진행한 것"이라며 "현재 2025년도 대관은 완료돼 대전미술대전을 위한 추가 공고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봉명동 시대 가고 '옥산 시대' 온다… 청주 농수산물 시장의 화려한 변신
  2. 전광석화처럼 뚫린 대전 숙원사업… 멈춘 현안들 속도전
  3. 내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첫 주는 출생년도 끝자리 요일제 적용
  4. 세종교육감 2차례 여론조사… 단일화 효과 반영되나
  5. 한밭대 우주국방첨단융합학과, 미래 안보·우주 인재 양성
  1. 출연연 공통행정 반대 목소리 잇달아 "중앙집중 통제 수단 변질"
  2.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3. "부동층 잡아라" 대전교육감 예비후보 세 결집 표심 쟁탈전
  4. [주말 사건사고] 4월 마지막 주말, 화재로 인명·재산피해 잇따라
  5. 지난해 둔산·탄방 엘리베이터 나흘에 한번씩 멈췄다

헤드라인 뉴스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기획] 선거때마다 장밋빛 청사진… 선거 끝나면 흐지부지 ‘찬밥’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는 최대격전지이자 민심 바로미터인 충청 민심 잡기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철마다 지역 현안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며 충청의 표를 애걸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국가사업 유치, 대전교도소 이전, 원도심 활성화, 청년 유출 대응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여러 국정 현안에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흐지부지 되기 일쑤다. 지역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주요 현안 상당수가 이처럼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충청의 명운이 달린 6·3 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맛있는거 사먹을거에요"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시작… 취약계층 발길

27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찾은 대전 중구 오류동 행정복지센터. 민원실은 각종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볐지만, 한쪽에 마련된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창구는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때와 달리 비교적 한산했다. 긴 대기줄과 혼잡은 보이지 않았고, 조용히 신청을 마치고 돌아가는 시민들만 오갔다. 이날 창구에서 신청을 마친 차상위계층 오 모(70) 씨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 씨는 지원금으로 무엇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에 "우리 같은 영세한 사람들은 이럴 때 한번 기분 내는 거지"라면서 "지인들과 맛있는 걸 사 먹을 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파티원 구합니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형마트·배달음식 소분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여러 사람이 소분하는 음식 나눔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동안 창고형 대형마트 등에서 구매한 물품을 서로 나누는 형식은 자주 목격됐으나, 고물가 장기화에 일반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모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27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과 SNS 등에는 대형마트부터 배달음식까지 다양한 분야의 소분 모임이 형성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구매한 상품을 N분의 1하는 형식의 소분 모임이 중심이다. 설명 글에는 "각종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고유가 피해지원금 취약계층부터 지급 시작

  •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3칸 굴절차량’ 실제 도로주행도 무난히 통과

  •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초단기 계약, 임금 꼼수’…아파트경비원 처우 개선 촉구

  •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 한밭수목원 봄 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