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광장] 행정수도를 넘어 새로운 박물관 도시 모델로

  • 오피니언
  • 목요광장

[목요광장] 행정수도를 넘어 새로운 박물관 도시 모델로

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 승인 2026-01-14 15:24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최형욱 차장님 프로필 사진_1
최형욱 차장
최근 우리나라 문화계에는 고무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이 650만 명을 돌파하며 글로벌 박물관 순위 최상위권에 등극했다. 또,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신라시대 금관이 국제적 이목을 사로잡으면서 국립경주박물관 역시 한 해 동안 2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을 맞이했다. 이러한 현상은 박물관이 단순히 과거 유물을 보관하는 정적인 공간을 넘어, 대중문화와 외교, 그리고 도시브랜드가 정교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역동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박물관을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다. '케데헌'을 접한 관람객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까치호랑이 배지'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하고, 박물관의 '뮤지엄'과 기념품의 '굿즈'의 합성어인 '뮷즈'의 인기는 이제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국립박물관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뮷즈의 연 매출이 400억 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박물관이 창출하는 경제적·문화적 부가가치가 실로 막대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미래 행정수도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의 심장부에 국립박물관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선시대부터 600여 년간 수도로서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서울이나 천년 고도 경주에 비하면, 이제 막 태어나 성장하고 있는 신도시의 박물관이 과연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울과 경주의 박물관이 대중문화와 역사, 도시공간, 그리고 국제 외교 행사를 통해 국내외 방문객을 끌어들였듯이, 행복도시 역시 도시 고유의 역동성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문화 플랫폼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행복도시에는 이미 대통령기록관과 어린이박물관이 개관해 운영 중이며, 내년부터 2030년까지 도시건축박물관부터 디자인박물관, 디지털문화유산센터, 국가기록박물관이 순차적으로 개관해 국립박물관단지는 완연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2031년 서울 경복궁의 국립민속박물관 이전까지 완료되면, 이곳 박물관단지는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거대한 문화지도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행복도시는 처음부터 혁신적으로 디자인된 도시로서 그 자체가 국제적인 도시건축과 인프라 모델로 꼽힌다. 도시 중앙에 원수·전월산과 금강, 예전 우리 국민 대부분의 생업과 생활의 기반이었던 논(장남평야)을 중심 콘텐츠로 가진 중앙공원과 한국 전통 조경을 모티브로 한 국립수목원은 국립박물관단지와 물리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맞닿아 있다.

여기에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이 들어서는 국가상징구역까지 더해지면, 세계적인 '박물관 도시'의 외형이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도시의 건축과 디자인이 하나의 전시물이 되고, 대통령실을 비롯한 중앙행정기관이 쌓아온 공적 기록은 국가기록박물관, 대통령기록관 등의 콘텐츠로 연결되며, 중앙공원과 수목원은 그 자체로 지붕 없는 야외 민속박물관이 된다. 자연과 역사, 행정과 문화가 맞물린 살아 있는 문화생태계가 이곳에서 현실로 구현되는 것이다.

균형발전의 핵심사업 중 하나이자, 미래 대한민국 문화 엔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국립박물관단지는 이제 하드웨어의 토대를 넘어 소프트웨어의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 가장 큰 과제는 부처 간, 시설 간, 자원 간의 벽을 허무는 일이다. 국민의 눈에는 박물관을 누가 운영하는지보다도 그 안에서 얼마나 풍성한 문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행복도시 건설을 총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주도적으로 관계기관 간의 기획과 메시지를 통합하고, 경계 없는 공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행정 중심의 자족도시로 출발했던 행복도시는 이제 실질적 행정수도, 나아가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 행복청은 앞으로 범정부적인 협력과 연계를 통해 박물관과 도시 자원을 한데 묶고, '생동하는 박물관 도시'로서 세계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긍지를 배우고, 세계인이 한국의 문화적 저력을 경험할 수 있는 국립박물관단지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최형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송언석 "이재명 대통령 표 무효 처리돼야"
  2. 대전 찾은 송언석 “李 대통령 투표용지 노출 의혹…비밀투표 원칙 훼손”
  3. 문봉길 충남선관위원장, 사전투표 현장점검
  4. 한국스마트혁신기업가협회, 5월 가정의달 기념 인문학 특강 성료
  5. 대청병원, KB라이프파트너스 HO&F지사 업무협약 체결
  1. [세종시 동네 공약 해부] 어진·나성 표심 가를 핵심은… “문화·상권 활성화” vs “교육·정주환경 개선”
  2. 6·3 지선 사전투표 첫날 마감…대전 10.75%·세종 12.52%·충남 11.46%·충북 11.93%
  3. 장철민, 조상호 지원 사격 "세종의 새 미래 그려나갈 적임자"
  4. 소진공, 법률자문 등으로 폐업 경영위기 소상공인 법률지원 강화
  5. 박수현 "민선8기 성과 등 지적, 충남 현주소 파악하기 위한 발언"

헤드라인 뉴스


[드림인대전] 바이올린 소녀! 대전에서 인생 2막 링을 흔들다

[드림인대전] 바이올린 소녀! 대전에서 인생 2막 링을 흔들다

조금 전까지 링 위에서 매서운 주먹을 날렸던 아웃파이터가 인터뷰 자리에 앉자 영락없는 24살 청춘으로 돌아왔다. 대전시체육회 소속의 복싱 선수 서연주(24)씨 이야기다. 링 아래에선 대전의 유명 빵집 이야기로 눈을 반짝이지만, 링 위에만 서면 무대를 평정하는 독보적인 정상급 테크니션으로 변신한다.국내 여자 아마 복싱 선수는 아직은 저변이 얇다. 타 종목에서 전향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은 편이다. 서연주 선수 역시 태권도를 하다 전향한 케이스다. 출발은 늦었음에도 성장 속도는 매섭다. 태권도로 다져진 유연하고 빠른 스텝은 복싱에 그대로..

프랜차이즈 카페마다 말차라떼·밀크티 카페인 함량 최대 `4배`
프랜차이즈 카페마다 말차라떼·밀크티 카페인 함량 최대 '4배'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판매 중인 말차라떼와 밀크티 카페인 함량이 업체별로 최대 4배 차이가 벌어지는 조사가 나왔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프랜차이즈 카페 6개 브랜드의 말차·녹차라떼 6종과 밀크티 6종 등 총 12개 차음료를 대상으로 품질과 안전성, 가격 등을 비교한 결과 카페인 함량은 1잔 기준 45~172mg였다. 제품 간 최대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우선 말차·녹차라떼 중에선 빽다방 말차라떼가 93mg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스타벅스 제주 말차 라떼 81mg, 이디야 커피 말차라떼 70mg, 컴포즈커피 그린..

`경비실이 빈소가 됐다`, 서산 경비노동자 사망에 노동계 강력 규탄
'경비실이 빈소가 됐다', 서산 경비노동자 사망에 노동계 강력 규탄

서산지역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70대 경비노동자가 경비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예고된 사회적 참사"라며 서산시와 고용노동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서산태안위원회와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8일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또 한 명의 고령 경비노동자가 차가운 경비실 바닥에서 생을 마감했다"며 "언제까지 경비실을 노동자의 빈소로 방치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들은 26일 새벽 서산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휴식 중이던 70대 경비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열악한 노동환경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소중한 한표 행사하는 시민들 소중한 한표 행사하는 시민들

  • 사전투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사전투표하는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투표하는 박용갑 국회의원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투표하는 박용갑 국회의원

  • 사전투표소 설치 사전투표소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