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온 마을이 함께 만든 경험, 아이들 마음에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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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온 마을이 함께 만든 경험, 아이들 마음에 오래도록

오선희 연세유치원 교사

  • 승인 2026-01-15 16:08
  • 신문게재 2026-01-16 18면
  • 이은지 기자이은지 기자
연세유치원 오선희 선생님
오선희 연세유치원 교사
2025학년도에 새로 이동한 유치원에서 맡게 된 마을배움터 업무를 교육과정에 잘 녹여내기 위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160만원 남짓 예산을 잘 활용하고 싶었고, 마을에서만이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을 유치원 교육과정에 잘 녹여내고 싶었다. 첫 업무 담당자 협의를 갔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각 유치원에서는 현장학습과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었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있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마을에 대한 의미있는 경험을 주기 위해 먼저 마을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하게 네이버 지도를 보고 한뜰마을을 분석해보기도 했고, 어진동 주민센터에 전화도 해봤다. 크게는 세종시 전체가 아이들에게는 마을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마을 경험을 찾기위해 노력했다.

우리 유치원은 호수공원이 도보로 가능한 곳에 위치해서 아이들이 한뜰마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는 큰 이점이 있다. 그때부터 매일같이 아이들과 밖으로 나갔다. 3월 초 쯤, 그 모습을 본 다른 선생님들은 만3세가 벌써부터 바깥활동을 한다며 놀라기도 했다. 호수공원에서 느끼는 봄은 그야말로 환상이였다. 가는 길에 만난 런닝하는 시민들과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일주일에 3번은 마을 한바퀴를 돌고 돌았다. 체력은 쑥쑥 길러지고, 호수에 사는 오리, 새로 생긴 상점, 푸른뜰 근린공원의 폭포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 교육공동체는 '다같이 돌자 마을한바퀴'를 구상하여 가족참여수업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에게 경험을 주기 위해 함께 노력한 마을공동체, 기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은 아직도 마음 한 켠에 있다.

무대포 같은 나의 추진력과 전화가 무척 당황스러울텐데 아이들의 배움을 위해 흔쾌히 허락해준 고마운 마을기관들이 생각난다. 동물병원 놀이가 한창이던 5월, 아이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동물병원의 모습은 한계가 있고, 컴퓨터 속 동물병원 모습을 제공해주는게 뭔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바로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동물병원을 물색했다. 세종시 4생활권 대학캠퍼스 내에 위치한 충북대학교 동물병원이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아이들에게 경험할 수 있도록 병원의 모습, 수술실, 동물들의 약, 수의사의 모습 등 자세한 설명과 함께 '이 아이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자라서 수의사의 꿈을 갖는다면 지금 이 탐방이 얼마나 의미있는 것인가' 의 대화를 나눴다. 흔쾌히 허락해준 수의사님과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왠지 모르게 유쾌하고 즐거웠다.

아이들은 이러한 마을이 주는 경험을 한 후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물병원 놀이는 더욱더 활기차게 변하고 그대로 재현하며 그때의 기억과 즐거움을 잊지 못하며 교실에서 계속 재잘거린다. 이 맛에 또 마을과 연계하여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고 생각하고 의미있는 경험을 계속 찾는 것 같다.

우리는 또 주민센터와 협력하여 '우유팩 모아 휴지바꾸기'를 실천하였고, 어진동 주민센터가 우리 유치원이 위치한 한뜰마을과 거리가 있어 조금 더 자주 협력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진동을 넘어서서 궁금하고 탐구하고 싶다면 세종시를 샅샅히 뒤져서 알아내기도 했다. 신도심에는 없는 방앗간을 찾아 금남 대평시장에 찾아가기도 했고, 전통시장이 주는 구수한 향기와 풍경도 아이들은 함께 눈으로 보고 즐겼다.

최근에는 11월 5일 소상공인의 날을 맞이하여 마을상점을 탐방했는데, 아이들이 직접 키오스크도 이용해보고 맛도 보며, 상점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니 이게 바로 마을이 주는 산교육이 아닌가 싶다. 교실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을 넘어서서 마을이 주는 배움! 그게 바로 아이들의 내일을 키울 것이다.
/오선희 연세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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