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AI, 과학적 사고의 귀납적 전개로의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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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 AI, 과학적 사고의 귀납적 전개로의 회귀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 승인 2026-01-22 15:41
  • 신문게재 2026-01-23 3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기막힌 반전입니다. 뉴턴의 프린키피아(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과학적 사고는 기존의 귀납적 방법에서 연역적 사고로 완전히 전환되었습니다. 그런데 AI의 등장은 과거 비가역적인 전환으로 여겨지던 과학적 전개 방식이 다시 귀납적 방식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불러왔습니다.

과학적 전개에서 연역법은 일반적인 원리나 이론(대전제)에서 출발해 특정 사례나 개별적 결론을 필연적으로 이끌어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대전제로부터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라는 결론을 얻습니다. 반면에 귀납법은 여러 특수한 관찰이나 개별 사례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원리나 법칙을 도출하는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수명을 가지고 모두 죽는다는 것을 관찰하고 이를 근거로 "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대전제를 만들어내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뉴턴 이전에 과학적 진리를 탐구하던 주된 방법은 개별적 사건들의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이론이나 원리를 만들어가는 귀납적 전개였습니다. 즉, 주위에서 관찰된 사례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이나 관찰로 가설을 검증하거나 반박하는 과정을 반복해 현상의 원리를 파악하는 사고방식이었습니다.

귀납적 전개의 대표적인 예로 다윈이 갈라파고스 군도 등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생물 종을 관찰하고 그 자료를 분석해 진화론이라는 일반 원리를 제시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귀납적 방법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관찰된 데이터를 근거로 일반적인 이론을 찾아가기에, 관찰된 사례들에 대한 확률적인 가능성만을 근거로 합니다. 모든 사례를 시간과 공간을 망라해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수립된 주장이나 이론이 언제든 수정되거나 반박될 소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뉴턴은 프린키피아를 통해 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뉴턴 이후로는 물체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 물체, 힘, 가속도 등 움직임을 구성하는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수학적 언어인 방정식으로 표현하고, 그 방정식을 통해 구체적인 사례를 이해하는 연역적 방식으로의 대전환을 이루었습니다. 우리는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다양한 모양의 선박을 여러 환경 조건에 직접 실험할 필요 없이, 유체와 강체 간의 상호작용을 기술한 유체 방정식을 통해 최적의 선박을 추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과학적 탐구의 연역적 전개는 과학과 기술의 전개 방식에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학사의 혁명적 전환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들을 선도하고 있는 인공지능 만능시대에 살고 있는데, 이 인공지능 기술은 과학적 전개 방식을 다시 귀납적 방식으로의 회귀를 통해 이루어진 기술입니다. AI는 데이터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생성하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그 알고리즘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학습과, 학습된 알고리즘이 새로운 데이터를 보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결과를 도출하는 추론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AI는 제한된 데이터로부터 학습된 관측 방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귀납적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예를 들면, AI는 개와 고양이를 구별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개와 고양이 사진들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이들과 다른 동물들의 영상 또한 동시에 학습해 가는 과정을 통해 개와 고양이의 특성을 파악합니다. 이를 근거로 새로운 영상 속의 동물이 개인지 고양이인지를 구별하는 기술입니다.

이렇듯 과학적 전개 방식을 연역적 방법에서 다시 귀납적 방법으로 회귀시킬 수 있는 주된 요인은 당연히 과거에는 극히 제한되었던 데이터 수집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근거합니다. 즉, AI의 귀납적 추론이 보다 정교해지고 정확해지는 이유는 가능한 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통해 관찰함으로써, 편향된 의견을 만들거나 오류를 범할 확률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입니다. 윤강준 수리과학연구소 부산의료수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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