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군수 출판기념회에 부여군민 10명 중 1명이 모였다…‘변방의 바람’이 체육관을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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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군수 출판기념회에 부여군민 10명 중 1명이 모였다…‘변방의 바람’이 체육관을 채워

일각에선 방문객 5000명 가까이 추산…부여군수 8년의 삶과 정치 철학 담은 '변방에서 부는 바람'
“누구도 홀로 비를 맞지 않도록, 한쪽 어깨가 젖더라도 함께 우산을 쓰는 나라로 나아가겠다”

  • 승인 2026-02-07 19:38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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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조명이 비추는 무대 위에서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가 마이크를 잡고 군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부여군민 10명 중 1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2월 7일 부여국민체육관에서 열린 박정현 충남 부여군수의 출판기념회는 정치인의 책 출간 행사를 넘어 하나의 '현장'으로 읽혔다. 체육관 내부에는 1000여 석의 좌석이 마련됐지만 행사 시작 전부터 자리가 부족해졌고, 행사 시간 내내 체육관 안팎은 인파로 가득 찼다. 체육관 주변 도로에는 차량이 몰리며 교통체증이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이날 출판기념회에 5000명에 가까운 군민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의 분위기는 정치 행사라기보다 대형 가수의 콘서트를 연상케 할 만큼 뜨거웠다.

이날 공개된 박 군수의 저서 제목은 '변방에서 부는 바람'이다. 책에는 부여군수로 재임하며 보낸 8년의 시간과 지방에서 출발한 정치의 의미, 그리고 '모든 바람은 변방에서부터 불어온다'는 문제의식이 담겼다. 박 군수는 출판기념회에서 "부여 군수로 8년을 살았다"며 "이제 군수를 그만둔다고 하니 섭섭해하는 분도 있고, 좋아하는 분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단지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변방에 산다는 이유로 계속 소외돼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의 표준을 세우면 그곳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된다"고 강조했다. 남들이 변방을 소외된 공간으로 바라볼 때, 오히려 시작의 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책 제목과 그대로 맞닿아 있었다.

박 군수는 자신의 정치 여정을 돌아보며 실패와 도전의 시간을 언급했다. 그는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많았고, 그때마다 축적된 경험이 모여 부여 군수를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돌아갈 다리를 끊어 놓았다"며 "나보다 더 일을 잘하는 후배들이 부여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밝혀 재선 도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행사 말미에 그는 자신의 정치 철학을 이렇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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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충남 부여군수(오른쪽)가 안희정 전 지사와 악수하며 신간 '변방에서 부는 바람'을 들고 환담을 나누고 있다.
"나는 그 바람 속에서 경쟁이 아니라 삶을, 속도가 아니라 사람을 선택하는 정치를 끝까지 지켜내고자 한다." 이어 "누구도 홀로 비를 맞지 않도록, 한쪽 어깨가 젖더라도 함께 우산을 쓰는 나라로 나아가기 위해 이 길을 간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체육관을 가득 메운 군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박 군수의 정치 철학은 재임 기간 추진해 온 정책에서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그는 충남 최초로 농민수당을 도입했고, 지역 화폐인 '굿뜨래 페이'를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시도해 왔다. 성과 경쟁보다는 삶의 안전망을 넓히는 데 방점을 둔 행정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날 출판기념회 북토크에는 부여 출신인 정두홍 무술감독과 박 군수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진 김종필 동국대 특임교수가 참여했다. 정두홍 감독은 "나 역시 부여가 고향"이라며 "박정현 군수에 대한 이야기는 서울에서도 많이 들었다. 이런 자리에 잘 나오지 않지만, 그만큼 의미가 있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충남에서 시작될 선택과 실천은 이러한 전환을 시험하는 가장 구체적인 현장이다. 그것은 요란하지 않지만 분명한 변방의 바람처럼,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 전반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경쟁과 속도가 아닌 사람과 삶을 선택하는 정치가 과연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다.

그 바람이 어디까지 닿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날 부여국민체육관을 가득 채운 군민들의 발걸음은, 변방에서 시작된 선택과 실천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부여=김기태 기자 kkt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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