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월드컵]"평일 오전이 작은 경기장으로"… 대전 스포츠펍 채운 '붉은 함성'

  • 스포츠
  • 축구

[2026월드컵]"평일 오전이 작은 경기장으로"… 대전 스포츠펍 채운 '붉은 함성'

축구대표팀 경기 첫날인 12일, 응원현장 가보니
집 대신 응원 현장 택한 축구팬들 발길 이어져
응원가와 함성으로 가득 찬 90분

  • 승인 2026-06-12 19:21
  • 이혜린 기자이혜린 기자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경기가 열린 금요일 오전, 대전의 한 스포츠펍은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경기를 관람하며 응원하려는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한국의 득점 순간 일제히 환호하며 마치 실제 경기장에 온 듯한 뜨거운 열기를 공유했습니다.

시민들은 일상을 잠시 미룬 채 현장감 넘치는 공간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으며, 이번 경기를 기점으로 월드컵을 향한 응원 열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축구
12일 대전 유성구의 한 스포츠 펍에서 시민들이 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체코전을 시청하며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혜린 기자
12일 오전 10시 30분. 직장인들이 업무를 시작하고 학생들이 수업에 한창일 시간, 대전 유성구의 한 스포츠펍은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축구팬들로 북적였다.

매장 안에서는 어느 자리에 앉아도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세 방향에 대형 스크린 TV가 걸려 있었다. 시민들은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아 휴대전화로 선발 명단을 확인하거나 경기 전망을 이야기하며 킥오프를 기다렸다. 테이블 위에는 맥주와 간단한 안주가 놓였다.

평소 같으면 한산할 오전 시간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경기가 한국시간 오전 11시에 열리면서 함께 응원하기 위해 시민들이 스포츠 펍으로 모여든 것이다.

충남기계공고 축구선수 출신인 고범준(28) 씨는 이곳을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 단골이다. 20년 넘게 축구를 응원해 왔다는 그는 "오늘 체코전은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표팀의 황인범 선수와 고등학교 동문인데, 꼭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친구와 함께 찾은 대학생 장정희(25) 씨는 "집에서 보는 것보다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고 싶어 왔다"며 "오전 경기를 이렇게 많은 사람과 함께 보는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옆자리에 앉은 이동원(25) 씨 역시 오랜 축구팬이다. 그는 "친구들과 챔피언스리그도 챙겨보는데, 집보다 현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스포츠펍이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매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예약이 모두 마감돼 발길을 돌린 손님도 3팀 가량 있었다.

축구jpg
12일 대전 유성구의 한 스포츠펍에서 시민들이 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체코전을 시청하며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이혜린 기자
오전 11시 정각.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매장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손님들의 시선은 일제히 스크린으로 향했다.

한국 대표팀이 공격을 전개할 때마다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면 짧은 탄식이 흘렀고, 다시 숨죽인 채 경기를 지켜봤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한국의 골이 터진 순간 매장 안은 작은 경기장으로 변했다. 손님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팔을 치켜들고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냈다. 한 관중이 "대한민국!"을 외치자 곳곳에서 응원 구호가 이어졌다. 스피커에서는 응원가가 흘러나왔고, 매장 전체가 응원 열기로 가득 찼다.

남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대학생 박제아(24)씨는 "원래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다 같이 응원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며 "같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며 웃었다.

0I3A7403
12일 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 대표팀 첫 경기를 앞둔 대전 유성구의 한 스포츠펍 매장. 텅 빈 듯 보이지만 모두 주인이 정해진 예약석이다. 사진=이혜린 기자
스포츠펍 업주인 이승준(27) 씨는 이날 월드컵 중계를 위해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고 며칠 전부터 예약을 받았다.

이 씨는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가 좋지 않았지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다행"이라며 "이번 승리를 계기로 응원 열기도 더욱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월드컵 경기를 위해 평소보다 일찍 문을 열고 며칠 전부터 예약을 받으며 준비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우승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겠지만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끝까지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범한 금요일 오전, 스포츠펍은 잠시 작은 경기장이 됐다. 출근길과 일상을 잠시 미룬 시민들은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월드컵의 열기를 함께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이혜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호남에 반도체 짓는데 송전선로는 충남으로?… 지역 주민 반발 확산
  2. [대전 선도지구 정비사업장을 가다] 인태섭 둔산 14구역 추진준비위원장 “선도지구 선정은 모두 주민들 덕"
  3. 우주서 25㎝ 해상도 지구관측 광학위성… 대전 우리별1호 잇는 '스페이스아이T'
  4. [인터뷰]중도일보 오피니언면 <문화인> 칼럼 쓰는 이희성 교수
  5. 적립금 늘고 등록금도 올랐다… 대전 사립대 살펴보니
  1. 대전 대덕구의회 두달 넘게 파행…주민 불편 현실화
  2. 둔산서 사건은 유성서로… 대전경찰도 ‘가족 사건 상피제’
  3. 천문연 연구진, 은하단 1만 개에 하나 나옴직한 '원시초은하단' 발견
  4.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최종 부결
  5. 한밭대 신임 총장 임용 1순위에 윤린 기계공학과 교수

헤드라인 뉴스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국립공주대 통합안 찬반투표 최종 부결

충남대학교와 국립공주대학교의 통합안이 구성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공주대에서는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 모든 직군에서 찬성 의견이 우세했지만, 충남대에서는 학부생과 직원들의 반대가 크게 나타나면서 통합안이 부결됐다. 양 대학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교원과 직원·조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온라인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충남대는 투표 대상자 2만4346명 가운데 1만8426명이 참여해 75.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군별로는 교원의 경우 924명 가운데 591명(63.96%)이 찬성했고 333명(36.04%)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미래대응기금에 지방재정 '비상'… 교부세 감소 우려 확산

이재명 정부가 내년 162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정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국세에서 일정액을 먼저 떼어낸 뒤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자주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충청권 등 전국 시도는 재정 자율성 훼손을 걱정하며 공동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다. 10일 중도일보 취재결과, 지난달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 등에 따른 재원으로 내년 162조 3000억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과 국가 성..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임대주택 9892호… 6개월 이상 '빈집'

충청권 LH 건설임대주택의 6개월 이상 장기 공실이 9892호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남과 세종은 공가율이 각각 10.4%, 12.2%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서구갑)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 7240호 중 3만 8493호가 6개월 이상 공가 상태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가율은 3.9%다. 충청권에선 충남의 장기 공가 물량이 가장 많았다. 충남은 LH 건설임대주택 5만 2294호 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추석맞이 대청소…‘거리를 깨끗하게’

  •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쌀쌀해진 날씨에 긴팔 등장

  •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안내문 부착

  •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 코레일, 철도 중심 지역관광 활성화 워크숍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