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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준석(왼쪽) 포스텍 교수와 박사과정 오범석 씨. (사진= 포스텍 제공) |
기존보다 40% 가벼워져도 성능을 그대로 유지한 수중 음향 렌즈가 국내 연구진들에 의해 개발됐다.
최근 포스텍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오범석 씨 연구팀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김시문 박사와 수행한 연구는 수중 통신, 해양 환경 모니터링 등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화를 보면 잠수함 승조원들이 늘 헤드폰을 끼고 바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빛은 수심 몇 백m만 내려가도 금방 사라지지만, 소리는 수천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수중 세계에서 소리는 단순한 음파가 아니라 거의 유일한 언어다.
문제는 이 소리를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모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다. 기존의 음향 렌즈는 단단한 고체 덩어리로 소리를 굴절시키는 방식이다. 낮은 주파수의 소리일수록 파장이 길어 소리를 한 점으로 집중시키려면 장치가 지나치게 커지고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꽉 찬 구조' 대신 물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 즉 공동(cavity)을 촘촘히 배치한 기반 메타구조를 활용했다. 각각의 빈 공간은 작은 공명기처럼 작동해 특정 주파수 소리를 강하게 잡아당기고, 이 공명기들이 모여 소리를 한 점으로 모으는 렌즈 역할을 한다. 기타 울림통이 특정한 음을 증폭하듯이 작은 '소리 공명방'들을 전략적으로 배열한 것이다.
연구팀은 지름 240mm 크기의 렌즈를 금속 3D 프린팅으로 제작하고 이를 통해 저주파 수중음을 넓은 범위(20~35kHz)에서 안정적으로 한 점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같은 직경(280mm) 조건에서 기존 고체 렌즈와 비교했을 때, 무게는 27.5kg에서 17.2kg으로 약 40% 줄었다.
또한 실험 과정에서 윌리스 결합이라는 현상이 확인됐는데, 이 현상으로 인해 소리가 앞뒤 방향으로 서로 다르게 반사되는 비대칭 특성이 나타났다. 단순히 소리를 모으는 것을 넘어 소리의 흐름 방향까지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해양 센서 네트워크와 수중 통신, 음향 에너지 전달 등 다양한 분야로 퍼져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저주파, 광대역, 경량화라는 세 가지 난제를 동시에 해결한 사례"라고 밝혔다.
김시문 박사도 "연구는 3차원 저주파 수중 음향 렌즈의 새로운 설계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연구의 가치를 강조했다.
포항=김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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