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슴도치처럼 까칠한 가을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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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슴도치처럼 까칠한 가을 태풍

이미선 기상청장

  • 승인 2026-09-15 16:20
  • 이현제 기자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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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청장
"이번 태풍은 한반도에 큰 피해를 끼친 매미, 루사와 비슷한 급으로…"

한반도에 대형 태풍이 다가올 때 뉴스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이다. 여름이 지나면 태풍 걱정도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긴 태풍 가운데는 여름의 끝 무렵부터 9월에 찾아온 사례가 적지 않다. 20여 년 전 한반도에 큰 상흔을 남긴 태풍 루사와 매미를 기억할 것이다. 두 태풍 모두 8월 말부터 9월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2002년 루사는 5조 1419억 원의 재산피해와 246명의 인명피해를 냈고, 2003년 매미도 4조 2225억 원의 재산피해와 131명의 인명피해를 남겼다.

가을 태풍은 9월에만 머물지 않는다. 2018년 10월, 통영에 상륙한 태풍 콩레이는 전국에 많은 비를 내렸고, 이로 인해 그해 대전·세종·충남의 10월 강수량은 135.9mm로 당시 평년(1981~2010년)값인 26.7~46.2mm보다 3~5배 정도로 훨씬 많았다. 또한, 2016년에 태풍 차바는 10월에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 중 가장 강력한 사례로 제주 고산에서 최대순간풍속이 56.5m/s를 기록하며 2150억 원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이처럼 낙엽 지는 가을 속에도 태풍의 위험성은 가시처럼 숨어 있다.

한편, 태풍은 자연계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태풍은 열대지방에 과도하게 쌓인 열에너지를 에너지가 부족한 고위도 지역으로 옮기거나, 바다의 뜨거운 표층수를 차가운 심층수와 뒤섞어 해수면을 식히고, 얕은 바다의 바닥에 쌓인 침전물을 뒤섞어 해저 생태계가 원활히 유지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부터 가을까지 비가 제대로 오지 않아 가뭄이 들었을 때 많은 비를 뿌리는 태풍은 '효자태풍'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올해 역시 여름철 부족한 강수로 인해 물 부족을 겪었던 지역에서는 태풍을 기다리는 목소리도 있지만, 태풍은 비를 뿌리는 것을 넘어 재산과 인명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처럼 태풍은 자연계의 순환을 돕는 등의 이점과 많은 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이 거대한 자연 현상 앞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태풍 접근 시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태풍의 진로를 비롯해 강도 등의 태풍 정보를 기상청 날씨누리와 '날씨알리미' 앱에서 수시로 주의 깊게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태풍 강도는 1부터 5까지의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숫자가 커질수록 강한 태풍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태풍 강도를 '-, 중, 강, 매우강, 초강력'으로 표기했으나, 쉽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숫자 표기로 전환했으며 강도별 색상(초록, 파랑, 노랑, 주황, 빨강)과 숫자를 조합한 아이콘도 새롭게 도입하여, 위험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이 밖에도 바람으로 인한 피해 가능 범위를 예상할 수 있는 강풍반경(풍속이 15m/s 이상인 영역)과 폭풍반경(풍속 25m/s 이상인 영역)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태풍이 약화되거나 소멸되었다고 하더라도 태풍이 남긴 다량의 수증기로 인한 집중 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태풍 피해 최소화는 기상청의 신속하고 정밀한 정보가 관계기관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 개개인의 태풍 대응수칙 준수와 만났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 올가을, 기상청은 태풍으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이미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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