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화]겨울철 밤하늘로의 나들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임춘화]겨울철 밤하늘로의 나들이

[중도마당]임춘화 을지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과장)

  • 승인 2011-11-28 15:01
  • 신문게재 2011-11-29 20면
  • 임춘화 을지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과장)임춘화 을지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과장)
▲ 임춘화 을지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과장)
▲ 임춘화 을지대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 과장)
겨울이다. 유난히 추위를 타는 필자는 추위 때문에 움츠러들고 밖에 나가는 일도 주저하게 되는데 겨울의 매서운 추위에도 밖으로 끌어당기는 강한 유혹이 있다. 겨울은 일 년 중 가장 화려한 별들이 하늘로 찾아오는 계절이다. 또한 눈으로 보이는 밝은 별들이 많아서 도시의 밤하늘에서도 망원경이 없이 맨 눈으로 별을 즐길 수 있다. 겨울별자리는 다른 계절보다 구분하기도 쉬워서 조금만 노력을 하면 그냥 '별, 별들' 이라고 하지 않고 필자처럼 '000자리의 000별'이라고 이름 지어 말할 수도 있다. 물론 모 태블릿 PC의 광고와 같이 최신 장비들을 이용한다면 손쉽게 실제의 하늘을 손 안에 넣을 수도 있다.

의학을 전공한 필자의 별자리 얘기가 낯설지도 모르지만, 빛으로 수년에서 수 백 년을 달려서 눈 앞에 펼쳐지는 저 먼 우주의 알지 못하는 얘기나, 많은 것을 알아냈다고 하나 여전히 모르는 게 더 많은 현대 의학은 대상은 다르지만 필자에겐 그다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또한 우주와 생명에 대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노력도 공통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겨울밤하늘을 슬쩍 한번 바라보자. 겨울에 동쪽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아래쪽에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별이 하나 있다. '시리우스'다. 큰 개자리의 가장 밝은 알파별이다. 태양에 가깝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구상에서 맨 눈으로 보이는 가장 밝은 별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이 별의 원래 이름이 세이리오스-불타는 것-였다고 하니, 그때도 여전히 밝았었나 보다.

이제 그 위로 올라가보면 세 개의 별들이 연달아 반짝이는 별들이 보이고 양 옆으로 각각 두 개의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다. 아주 유명한 오리온자리다. 세 개의 별들은 오리온자리의 삼태성이고, 양 옆의 4개의 별들 중 유난히 빛나는 별은 '베텔기우스'와 '리겔'이다. 오리온자리도 아주 밝은 별들이라서 구름이나 주변의 빛으로 방해만 받지 않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세 개의 별이 반짝이는 삼태성 옆의 오리온 대성운도 볼 수 있다. 물론 화려한 붉은 색 성운 사진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오리온자리를 따라 서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밝게 빛나는 붉은 별과 조금 더 위에 맨눈으로는 형체를 규정짓기가 불분명한 뭔가가 반짝인다. 붉은 별은 황소자리의 알파별, '알데바란'이고 그 위의 별무리는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플레아데스성단'이다. 이 별무리에 대한 사랑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맨눈이나 쌍안경으로 이 성단을 본 사람은 그 신비로움에 빠져들고 이 성단의 사진을 본 사람은 파란색의 환상적인 화려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황소자리를 따라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보면 오각형의 별자리가 보인다. 마차부자리다. 오각형의 마차부자리에도 반짝거리는 알파별, '카펠라'가 보는 이를 유혹한다. 마차부자리의 동쪽 아래쪽에는 쌍둥이자리의 '카스트로'와 '플룩스'가 빛나고 있다. 쌍둥이자리 아래쪽에는 작은 개자리의 '프로키온'이 큰 개자리의 '시리우스',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와 함께 겨울철 별자리의 대삼각형을 완성한다. 이 화려한 겨울밤하늘은 하늘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고 모진 추위를 알면서도 밤길을 나서게 한다.

이제 2011년도 12월 달력 한 장만 남아 있다. 한 해를 정리하면서 겨울 밤하늘로 화려한 나들이를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나라 별자리와의 비교,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와 로마 신화, 우주의 역사 등도 같이 살펴본다면 훨씬 유익할 수도 있다. 그것도 귀찮다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겨울밤하늘은 일 년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충분한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올해는 일상에 파묻혀 잊고 있었던 겨울밤하늘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경이로움이 주는 설렘으로 가는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하고자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수영구, 고령운전자 면허 자진 반납 시 50만원 지원
  2. 경북도, 올 한해 도로. 철도 일 잘했다
  3. 천안신방도서관, 2026년에도 '한뼘미술관' 운영
  4. 충남교육청평생교육원, 2025년 평생학습 사업 평가 협의회 개최
  5. 세종충남대병원, 공공보건의료계획 시행 '우수'
  1. 2026년 어진동 '데이터센터' 운명은...비대위 '철회' 촉구
  2. 종촌복지관의 특별한 나눔, '웃기는 경매' 눈길
  3. [중도일보와 함께하는 2026 정시가이드] '건양대' K-국방부터 AI까지… 미래를 준비하는 선택
  4. 유철, 강민구, 서정규 과장... 대전시 국장 승진
  5. ㈜상록골프앤리조트, '가족친화인증' 획득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속페달…정쟁화 경계도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 지원을 위한 범정부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가속페달이 밟히고 있다. 일각에선 이를 둘러싼 여야의 헤게모니 싸움이 자칫 내년 초 본격화 될 입법화 과정에서 정쟁 증폭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행정안전부는 24일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과 관련해 김민재 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11개 부처) 실·국장 회의를 개최하고, 통합 출범을 위한 전 부처의 전폭적인 특혜 제공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전·충남 통합특별시 출범을 위한 세부 추진 일정을 공..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윤석열 탄핵에서 이재명 당선까지…격동의 1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대선을 통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 두 사안은 올 한해 한국 정치판을 요동치게 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 들어갔고,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이어졌다. 결국 4월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가 확정됐다. 이에 따라 헌법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인 올해 6월 3일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졌다. 임기 만료에 따른 통상적 대선이 아닌,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선거였다. 선거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꺾고 정권..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2025 대전·세종·충청 10대뉴스] 대통령 지원사격에 '일사천리'…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배를 띄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다. 두 시·도지사는 지난해 11월 '행정통합'을 선언했다. 이어 9월 30일 성일종 의원 등 국힘 의원 45명이 공동으로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여당도 가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충청권 타운홀미팅에서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해 대전과 충남의 통합이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전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성탄 미사 성탄 미사

  •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크리스마스 기념 피겨쇼…‘환상의 연기’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