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한남대, 지역사회와 함께한 60년

  • 오피니언
  • 세상읽기

[세상읽기]한남대, 지역사회와 함께한 60년

  • 승인 2016-04-27 14:07
  • 신문게재 2016-04-28 22면
  • 이덕훈 한남대 총장이덕훈 한남대 총장
▲ 이덕훈 한남대 총장
▲ 이덕훈 한남대 총장
정확히 60년 전, 1956년 4월 15일 대전시 오정동 133에 한남대 전신인 대전대학이 설립되었다. 대전대학 설립을 준비하던 1954년 대한민국은 폐허라는 단어 말고는 달리 표현할 수 없었다. 3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쟁에 시달린 국토와 국민은 풀 한 포기 심을 땅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그러나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은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 세계 평화와 선한 지도자 양성을 꿈꾸며 복음과 교육을 중심으로 대학 설립을 기획하고 실천에 옮겼다. 선교사들의 꿈과 목표는 지금의 한남대 교훈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한남대학교 교훈은 진리·자유·봉사로 이를 한 문장으로 이해하면, '진리 안에서 자유를 누리고, 그 자유를 봉사를 통해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세계 평화와 세계 복음화를 이루라'고 해석할 수 있다. 대전대학의 설립은 단순히 어느 개인의, 어느 집단의 물리적 이해와 경제적 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다. 대학 설립을 통해 진리 안에서 지역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 평화와 복음을 전파할 지도자를 기르겠다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대전대학 설립을 통해 이 땅의 젊은이들은 꿈을 꾸기 시작했고,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는 발전의 초석을 다지기 시작했다.

1970~80년대 우리나라와 한남대학은 엄청난 갈등과 위기에 싸여있었다. 분단국가라는 현실과 민주화의 열망은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고 대학성장과의 문제는 구성원들의 소통없이 숭전대학교 대전캠퍼스로 변화되어 있었다.

1970~80년대 우리나라 산업화는 성장을 위해 여러 의견을 듣기보다는 정책결정자 의견을 따름과 동시에 국민(근로자)의 권리를 포기하고 성장 중심에 모든 것을 거는 전략으로 나타났다. '선(先)성장 후(後)분배' 논리야말로 선진국의 산업을 추격하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구호였다. 그 결과 성장은 가파르게 이뤄지고 경제적 삶은 빠르게 향상되었다. 하지만 민주화와 인권, 자유로운 의지에 대한 갈망을 점점 커갔고 나라는 절대절명의 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한남대 역시 숭전대에서 분리하고자 분리 운동을 펼치며 갈등과 위기의 한복판에 섰다. 서울 캠퍼스 중심 운영으로 인해 발전과 정책 결정에서 소외된 대전 캠퍼스 구성원들의 분리 운동이었지만 그 역시 민주화와 인권(권리), 자유로운 의지에 대한 갈망의 표시였다고 할 수 있다.

1970~80년 대 우리나라와 한남대학의 상황을 간단하게 정의하면, '대내적인 민주화와 대외적인 자주화 추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픈 상처가 남긴 하였지만 지금은 그러한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한남대학은 또 같은 궤를 걸었다고 할 수 있다.

한남대는 대학으로 몰아친 국가적 갈등과 대학 분리 갈등,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된 위기들을 구성원의 지혜와 단합, 그리고 간절한 기도로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지만 독재정권 하에서의 대전대학 이름은 타대학이 사용하게 되어 대학의 아이덴티티라는 면에서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 60년이란 '시간'은 우리나라나 한남대학에게는 길고도 험한 시간이었다. 우리나라는 전쟁과 그로 인한 전 국토의 폐허화,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그 때문에 생긴 이념 논쟁과 일상회 되다시피한 데모 등 갈등의 폭이 깊었고, 한남대학 역시 그러한 나라 상황에서 대전대-숭전대-한남대의 분리 운동으로 인한 내홍까지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거쳐왔다.

이제는 새로운 세계관과 관점이 필요한 시기다. 인터넷망의 확대·디지털 기술의 발달·국제화되는 사회, 더욱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대학 역시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지 그 누구도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구성원 모두의 생각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와 대학 역시 누구 한 사람, 또는 몇몇 사람의 이론과 생각으로 운영할 수 없다.

지난 60년 동안 한남대학은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했다. 대학을 소홀히 하는 지역사회가 있을 수 없듯이, 지역사회를 소홀히 하는 대학 또한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한남대학의 철학이다. 한남대학이 지역사회의 경제·문화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이 지역사회 역시 한남대학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한남대학의 60년을 되짚어 보면서 한남대학을 세운 선교사들의 진리·자유·봉사에 대한 갈망을 되새기고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한남대학의 미래에 대해 또 다른 각오를 하게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대전 오류동 교통사고
  2. 조국혁신당 내홍 점입가경...세종시당, 지도부 전원 사퇴 요구
  3. [중도초대석] 최민호 세종시장 "행정수도 완성, 모든 역량 쏟을 것"
  4. 대전 오류동 추돌사고 가해 차량 인도로 돌진… 2명 부상
  5. 대구시, 대민·행정 서비스 165종 일시 중단
  1. 독립유공자 현충원 묘역은 만장…해외 6인 유해 의사상자 부지에 '결례'
  2. [기고] 기초·기본교육에 충실한 교육부 혁신이 필요하다
  3. 대전교육청 2학기부터 조리원 대체전담인력제 시행… 직종교섭은 차일피일
  4.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5. 건강관리협 대전충남지부, 전통 붓글씨로 쓴 가훈과 덕담 선물 행사

헤드라인 뉴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제동…대전시 "재추진"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제동…대전시 "재추진"

민선 8기 대전시가 추진 중인 500만평 산단조성의 핵심인 나노·반도체국가산업단지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12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한국개발연구원(KDI) 중간보고회에서 입주 수요 조사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와 예비타당성조사를 철회한 뒤 재신청하는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전시가 입주의향 기업 수와 면적 등을 기준으로 예타를 신청할 때의 산업단지 입주 수요는 300%였지만, KDI의 분석 결과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예타통과가 어렵게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KDI가 실시한 예..

대전 도마동 점포 화재 완진... 1명 화상·상가 5곳 불타 (종합)
대전 도마동 점포 화재 완진... 1명 화상·상가 5곳 불타 (종합)

대전 서구 도마동의 한 오토바이 매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다치고 상가 5곳이 불에 탔다. 12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서구 도마동 오토바이 상점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장비 21대, 소방 인력 77명을 투입해 2시간 만인 오후 3시 21분께 진화를 완료했다. 이날 화재로 오토바이 점포에 있던 60대 남성 1명이 얼굴과 팔에 1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외에 인명피해나 대피 인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토바이 매장에서 시작된 불씨는 인근의 편의점, 목공소, 미용실, 페인트 가게..

대전 0시 축제 안전부터 재미 두 마리 토끼
대전 0시 축제 안전부터 재미 두 마리 토끼

대전 0시 축제가 더 안전하고 더 즐거운 축제의 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3無 (안전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에 더 강력한'3有([놀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더한 축캉스(축제+바캉스)가 된 것이다. 지난 8일 개막한 0시 축제는 벌써부터 큰 호응을 받으며 특히, 가족 단위 관광객이 늘었다. 이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이나 공간이 지난해보다 더 다양하고 풍성하게 마련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관람객 증가에는 작년보다 개선된 체험·이벤트 부스 확장과 라면, 막걸리, 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광복절 앞두고 무궁화로 그려진 한반도 ‘눈길’…관리는 ‘아쉬움’ 광복절 앞두고 무궁화로 그려진 한반도 ‘눈길’…관리는 ‘아쉬움’

  •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불법 광고물 부착 근절되지 않고 있는 불법 광고물 부착

  • `택배 쉬는 날` 앞두고 바쁜 기사 '택배 쉬는 날' 앞두고 바쁜 기사

  • ‘태극기를 게양합시다’ ‘태극기를 게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