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 뉴스와이어 (보도자료)
  • 문화/연예

소록도의 천사 마리안느와 마가렛

  • 승인 2017-07-05 16:38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김효진의 비엔나 스토리 5, 우리나라도 어려웠던 시절

그들에게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다시 나눌 수 있어야


1916년 일제강점기에 한센인을 수용하기 시작한 소록도. 광복 후에도 비인도적이고 열악한 환경은 나아지지 않았고 환자들은 강제 불임, 임신중절 수술과 더불어 강제 노역에 까지 시달려야 했다.

죽은 후에도 본인 의사와는 상관 없이 진행되는 해부와 화장 절차에 한센인들은 사회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모욕적인 장례로 세 번 죽는다고 표현했다. 인간다운 삶과는 거리가 먼 이곳에 오스트리아의 산골 티롤에서 두 천사가 찾아왔다. 이들의 이름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27, 28세 젊은 나이의 수녀회 소속 간호사들은 약 6000여 명의 환자들을 치료 해 주는 것은 물론 그들의 마음 속 깊은 아픔까지 만져주었다.

같은 민족, 가족, 심지어 의료진에게까지 외면당한 한센인들을 마스크와 장갑 없이 맨 손으로 만져가며 치료하였고 늘 따뜻한 말과 미소로 대해주었다. 매 년 오스트리아에 잠깐씩 방문해서 모금활동을 통해 치료에 필요한 약품을 구했고 폐결핵 치료센터, 정신병동, 한센병을 앓고있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기숙사까지 건립했다. 환자가 완치되어 섬을 떠나 가족을 만났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하는 그들은 진물이 나는 상처도 두려워 하지 않고 냄새를 맡을 정도로 병 앞에 담대했다.

원래 5년 만 지내는 것을 계획했지만 평생을 봉사하겠다 결심한 후 2005년 70세가 되던 해 까지 아무 보상없이 지극정성으로 한센인을 위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 지면서 오스트리아 현지인들에게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특히 얼마 전 한오 수교 125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 상영행사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많은 인사들과 언론사에서 참석하여 이 두 천사의 선행과 봉사정신이 이 곳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결과 양국이 힘을 합하여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여 선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는 수녀회 뿐 아니라 많은 봉사단체들이 있는데 이들은 전 세계 어디든 자신들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인력을 파견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다른 이의 어려움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한국을 찾은 1960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봉사와 희생의 정신은 오늘날 대규모 자연재해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가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많이 발전하여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고 세계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 때 우리가 소록도에서 받았던 사랑과 도움을 갚을 수 있는 때가 왔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곳에 베풀고 도와주는 봉사심도 갖춘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비엔나=김효진 통신원(비엔나 국립음대 바이올린 전공)>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가 환자의 환부를 맨손으로 치료하고 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가 환자의 환부를 맨손으로 치료하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충남공무원 3자녀 두면 우선승진한다… 15개 시·군 적용 될까?
  2. 대전 카이스트 실험실서 화재…인명피해 없어
  3.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4.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 충남대병원 간호연구팀, 간호사 장기근무 연구논문 국제학술지에
  1. 5.18 민주항쟁 시기 충청서도 군부대 순화교육 탄압 확인… 77명 명단 나와
  2. [대전다문화] 세계인의 날
  3. 성상헌 신임 대전지검장 "민생침해 범죄에 빈틈 없는 대응"
  4. 집단유급 직면한 전공의 복귀 '불확실'…"정부약속 실천 위해 돌아와주길"
  5. 호국영령 기리며 태극기 꽂기 봉사

헤드라인 뉴스


다슬기 채취에 낚시행위 여전…갑천습지 관리부재 `언제까지`

다슬기 채취에 낚시행위 여전…갑천습지 관리부재 '언제까지'

대전 월평공원 구간의 갑천을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한 지 1년을 앞뒀으나, 관리계획이 아직 수립되지 않아 현장 훼손 행위에도 손을 쓰지 못해 방치되고 있다. 하천에 들어가 다슬기를 마구잡이 채취하고 땅을 다지고 평상을 쌓아 낚싯대를 드리워도 제지가 없으며, 습지보호를 알리는 안내판 하나 게시되지 않았다. 15일 오전 갑천의 국가 내륙습지 보호지역에서 한 남성이 하천에 몸을 담근 채 무엇인가 채취하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천변 가장자리 물속에 잠긴 나무와 풀뿌리를 몇 차례 발로 차 이때 떨어진 무엇인가 소쿠리로 낚아채 잡는 것으로..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WHY이슈현장] '충청의 5·18', 민주화 향한 땀방울 진상규명은 진행형

5·18민주화운동을 맞는 마흔 네 번째 봄이 돌아왔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은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1980년 5월 민주화 요구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뜨거운 열기로 분출되었는데, 대전에서는 그동안 교내에서 머물던 '계엄령 해제'와 '민주주의 수호' 시위가 학교 밖으로 물결쳐 대전역까지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었다. 광주 밖 5·18, 그중에서 대전과 충남 학생들을 주축으로 이뤄진 민주화 물결을 다시 소환한다. <편집자 주> 1980년 군사독재에 반대하며 전개된 5·18민주화..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27년만의 의대증원' 예정대로… 지역대 이달말 정원 확정

법원이 의대증원 처분을 멈춰달라는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의대교수·전공의·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서 1심과 같이 '각하'(소송 요건 되지 않음)했다. 다만 의대생들의 경우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기각(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음) 했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의료계가 재항고할 것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의정활동 체험하는 청소년 의원들

  •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대전 발전 위해 손 잡은 이장우 시장과 국회의원 당선인들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관불의식 하는 신도들

  • 호국영령 기리며 태극기 꽂기 봉사 호국영령 기리며 태극기 꽂기 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