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이 '행정수도 설계자'를 기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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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이 '행정수도 설계자'를 기억하는 이유

  • 승인 2026-01-26 17:05
  • 신문게재 2026-01-27 19면
25일 별세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는 한국 민주주의의 산증인이다. 지역에서 고인을 더 각별하게 기억하는 이유가 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세종시 건설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세종 지역사회의 추모도 이런 인연과 무관하지 않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26일로 예정됐던 세종시 재정 현안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연기한 것도 이러한 애도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

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고인은 19~20대 총선에서 세종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7선 고지를 밟았다. 총리 재임 시절, 행정수도 이전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난관에 직면했을 때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으로 헤쳐나가는 뒷심을 발휘했다. 세종시 건설을 이어나간 핵심 인물로 평가받을 만하다. 행정수도 설계자로 조명받는 이유도 총리 재임 때 행정수도 구상과 국가균형발전을 총괄한 주도적인 역할과 무관치 않다. 이후로도 행정수도 담론에서 이 전 총리를 제외할 수 없다. 말년까지도 정치와 끈을 놓지 않으면서 '행정수도 세종'을 생각했다.



누구에게든 공과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신행정수도 건설 논의가 좌초할 위기에서의 돌파력과 특유의 추진력을 먼저 기억한다. 지방분권 논의 등이 법과 제도로 축적되는 데도 일조했다. 2013년에는 세종시에 대한 정부의 행·재정적 지원을 담은 세종시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저력도 있다. '3대 특별법'이 없었다면 행정수도 및 이와 연결된 정책이 유기적으로 꽃피우긴 힘들었을 것이다.

국가 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균형발전 담론을 본격화하게 한 기점이 '신행정수도'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 관심을 보이며 정책의 지속성과 구조적 변화를 중시했던 이 전 총리의 큰 뜻을 기억할 차례다. 특히 행정수도 비전을 만들고 수도권 과밀 해소를 국가 운영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린 점에 대해서다. 지방소멸 위기 앞에서 균형발전의 갈 길은 아직 멀지만, 고인이 있었기에 설계를 넘어 실체로 한발 가까워졌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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