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상처 소나무군락, 일제 송진수탈 증거될까

  • 사회/교육
  • 미담

계룡산 상처 소나무군락, 일제 송진수탈 증거될까

갑사지구 일대에 송진채취 흔적 30여그루 서식
가슴팍 높이에 V자 상처 깊게 남아
산림과학원 연말까지 문화유산 등록 사전조사

  • 승인 2017-11-27 18:57
  • 수정 2017-11-27 20:09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계룡산 소나무
계룡산 갑사지구에 송진 취채 상처를 지닌 소나무
충남 공주의 계룡산 일원에서 일제강점기 목재수탈의 일환으로 송진을 채취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장이 국내 첫 산림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껍질이 벗겨진 채 70여년이 흐른 터라 상당수 피해목은 고사했으며 현재 30여그루만 남아 이들에 대한 보존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계룡산국립공원 갑사지구에 해당하는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일원에는 V자 형태의 상처를 지닌 소나무 30여 그루 자라고 있다. 이곳 소나무들은 밑동에서 약 1m 높이에 껍질이 완전히 벗겨진 채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날카로운 물체로 나무에 V자 베어내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는지 쭉쭉 긁어낸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고, 상처 부위는 다시 유합되지 못한 채 보기 흉하게 말라 있다. 어떤 소나무는 어른 손바닥 두 개가 펼쳐질 정도로 상처가 넓었고, 자신의 복원능력으로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는 깊어 보였다.

현재까지 이들 소나무에 상처가 남게 된 원인으로 일제강점기 송진수탈이 유력하게 추정되고 있다. 일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소나무 송진을 끓여 전쟁물자인 송탄유(松炭油)를 만들었는데 이때 국내 수목림에서 마구잡이 나무훼손이 이뤄졌다. 송탄유는 일본에 공출돼 선박 연료나 방수포, 인쇄잉크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다.

IMG_5659
이들 상처 소나무군락이 일제시대 송진 수탈의 현장으로 보존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충남 서산 안면도에서는 송진 공출을 위한 전문회사를 두고 나무에 깊은 상처를 냈으며, 최근까지 국립산림과학원은 보령, 충북 제천, 인천 강화 석모도 등 30여 지자체 40여 곳에서 피해 소나무를 발견했다.

때문에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림청과 공동으로 송진 채취 피해 소나무 전국 분포도를 제작 중이며, 산림문화유산으로 등록해 피해 수목을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의 목재 수탈과 노동력 착취 흔적을 보존하려는 것으로 올 연말까지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계룡산 갑사지구 송진 수탈현장은 산림청에 새롭게 보고된 것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협조해 현장조사를 벌일 전망이다. 또 나무가 고령화돼 일부 피해목은 이미 고사하고 있어 역사적 증거를 지자체 차원에서 안내판과 보호조치를 지금이라도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전통방식의 송진 채취는 상처 부위가 다시 유합되는 형태이지만, 사진상의 계룡산 피해목은 일제강점기 후반 과다하게 상처내고 채취된 현장과 같은 모습"이라며 "계룡산에서도 수탈 수목이 있다는 제보가 접수된만큼 수목을 문화자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것이며 시민들의 제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부산 영도 아이들이 고른 53곳, 한 장의 지도로
  3. 세종 행정수도특별법, 9월 논의 불발… 국감 이후 격랑 속으로
  4. 대전시 트램 공사에 버스전용차로 축소 대책마련 시급
  5.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1.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2. 제8대 세종경찰청장에 김보준 안보수사심의관 임명... 경찰청 경무관 인사 단행
  3. 전기연 원장에 강상희교수·원자력연 원장에 정우식 교수 선임
  4. 대전 옛 대덕경찰서에 ‘육군 AX 거점’ 10월 문 연다
  5.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헤드라인 뉴스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르포] "이게 선사시대 움집?"…둔산선사유적지 곳곳 '허술한 보존'

29일 대전 서구 월평동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둔산선사유적지. 따스한 가을 햇살 아래 시민들은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여느 도심 공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하지만 유적지를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어색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청동기시대 집터를 재현한 움집 세 채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선사시대 움집 재현은 다소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움집 외벽은 짚이나 갈대로 덮여 있었지만, 지붕에는 인조 볏짚 형태의 합성소재가 덧씌워져 있었고 군데군데 파란..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공주시 제72회 백제문화제 10월 3일 개막... 웅진백제 역사·예술의 진수를 만난다

제72회 백제문화제가 오는 10월 3일 개막하는 가운데 웅진백제의 역사와 예술을 결합한 대표 프로그램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30일 공주시에 따르면 올해 백제문화제는 웅진백제의 핵심 유물인 '청동거울'과 무령왕비 서거 1,50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공연과 퍼레이드 등을 선보인다. 대표 공연인 '웅진판타지아'는 10월 4~5일과 7~10일 오후 9시 금강신관공원 주무대에서 모두 6차례 열린다. '청동거울에 비친, 찬란한 백제'를 주제로 대형 LED와 특수효과를 활용한 무대에 전문 무용수 등 40여 명이 출연한다. 공연은 잠들어 있..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

  •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개점휴업 언제까지’…구민들 의회 정상화 촉구

  •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10월부터 안전모 미착용 집중단속…벌점 10점도 부과

  • ‘다시, 집으로’ ‘다시,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