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35도 땡볕에서…문대통령 현장노동자 대응주문 무색

  • 사회/교육
  • 노동/노사

[현장]35도 땡볕에서…문대통령 현장노동자 대응주문 무색

유성대교·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등 대전 공공발주 공사 현장
작업 중지시간 오후 2~5시에도 공사 "작업중지 들은 것 없어"

  • 승인 2021-07-28 17:24
  • 수정 2021-07-29 16:44
  • 신문게재 2021-07-29 5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KakaoTalk_20210728_162032812
27일 오후 2시 15분께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대교 위에서 건설노동자들이 공사를 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1.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에 이른 지난 27일 오후 2시 15분께. 대전 유성구 봉명동 유성대교 위엔 편도 5차선 중 3개 차선을 막고 보수보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굴착기와 트럭 등 장비를 이용한 작업과 함께 한쪽에선 노동자 서너 명이 바닥에 앉아 도로 표면을 매끄럽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뜨거운 햇볕에 노동자들은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턱 아래로 땀이 뚝뚝 떨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노동자는 "작업중지 시간에 대해 들은 건 없다"며 "덥긴 하지만 공사를 해야 하니까 물과 소금을 마시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10728_162037303
35도 폭염 속 도로에 앉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
#2. 같은 날 오후 2시 45분께 유성구 도룡동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공사 현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크레인을 타고 건물 외벽 공사를 하는 모습이 군데군데 보였고 건물 내부에서도 노동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그늘 밑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더위를 피할 수는 없었다.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 한 직원은 "지붕 위 작업은 새벽부터 시작해 오후 1시께 끝나도록 하고 있다"며 "지붕 아래서 진행하는 작업은 2시간 노동 후 30분 휴식과 시원한 물을 마시면서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akaoTalk_20210728_162045218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외벽 공사 중인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잇따르는 폭염에 무더위 시간대 공사 일시 중지 등 조치 강구를 주문했지만 대전 곳곳에선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이 발주한 건설현장부터 모범을 보일 것을 당부했지만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적·보좌관 회의에서 공사현장 폭염 대비에 만전을 기울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 여름 더위가 평년에 비해 이르고 지속되는 데 대해 "낮 시간 옥외현장에서 장시간 노동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폭염에 취약한 사업장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공공부문이 발주한 공사현장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인 무더위 시간대 공사 중지에 대해 앞서 고용노동부도 폭염 땐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발주자는 공사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akaoTalk_20210728_162042784
유성구 한 민간 발주 건설현장 모습.
그러나 대전 곳곳에서 공공부문이 발주한 공사가 그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유성대교 보수보강공사와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비롯해 대전시가 발주한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사업 등 공사가 그대로 진행 중이었다. 민간이 발주한 공사도 마찬가지였다. 노동자들은 건물 안팎에서 평소와 다르게 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며 공사 시간 중지에 대해서도 들은 게 없다고 전했다.

복수의 대전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지침을 대전시와 5개 자치구·공사공단에 공유했고 지난 21일에도 열사병 예방 이행가이드 철저 이행에 대한 내용을 현장에 전달했다"며 "유성대교 공사는 시급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공사현장에서 권고사항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담당자들이 수시로 나가서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2. 수도권 뒤덮은 러브버그…충청권도 확산될까?
  3. [춘하추동]새로운 시작을 향해, 반전하는 생활 습관
  4. [대전다문화] 열대과일의 나라 태국에서 보내는 여름휴가 ? 두리안을 즐기기 전 알아야 할 주의사항
  5.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1. 3대 특검에 검사 줄줄이 파견 지역 민생사건 '적체'…대전·천안검찰 4명 공백
  2.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3. [대전다문화] 세계 일회용 비닐봉투 없는 날
  4. 한국영상대 학생들, 웹툰·웹소설 마케팅 현장에 뛰어들다
  5. aT,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 위해 총력 대응

헤드라인 뉴스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경쟁 입찰 조회수 부풀리기 의혹 제기도

대전 중앙로지하상가 비상대책위원회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가 상가 정상 운영을 위한 대전시민 1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대전시에 공청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경쟁 입찰 당시 상인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잃을까 기존보다 많게는 300% 인상된 가격으로 낙찰을 받았는데, 높은 조회수를 통해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도록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와 대전참여연대는 2일 대전시청 북문에서 '지속 가능한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을 위한 시민참여 공청회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에서 입찰을 강행한 결과 여..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반석역 3번출구, 버드내초인근 상권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반석역 3번출구, 버드내초인근 상권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직원 대부분 반대·이직 동요"…해수부 이전 강행 무리수

"해수부 전체 직원의 86%, 20대 이하 직원 31명 중 30명이 반대하고, 이전 강행 시 48%가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으로 이직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7월 2일부터 예고한 '해수부 이전 철회'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이날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5동 해수부 정문 앞에서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은 것입니다'란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해수부 이전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정부부처 공무원을 넘어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발걸음이다. 그가 해수부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은 '지역 이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의정활동 체험 ‘재미있어요’

  •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도심 열기 식히는 살수차

  •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중앙로지하상가 비대위, 대전시에 공청회 요구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