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in 충청-대전미술 연대기①] 50년 전 대전역이 ‘설치미술’의 메카였다고?

  • 문화
  • 문화 일반

[데이터 in 충청-대전미술 연대기①] 50년 전 대전역이 ‘설치미술’의 메카였다고?

1945년 이동훈·박성섭 교편 대전 미술활동 시작
'19951225' 1975년 이종협·정장직·정길호 결성
1976년 '르뽀그룹' 탄생, 추상회화 대전서 첫 천

  • 승인 2021-09-19 11:30
  • 수정 2021-10-30 16:38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컷-데이터인충청

대전의 현대미술은 1970년대 초 지역 미술학과가 설립되면서 1세대 작가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설립됐다. 노잼과 과학도시의 대명사인 대전에도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혁신적이고 다양한 현대미술의 도전이 태동했다. 1950년대부터 1980년까지의 지역미술연대기를 인포그래픽으로 살펴본다.

 

이미지33
1910년대 도시의 형성과 함께 탄생한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은 1945년 해방을 기점으로 지역으로 뿌리 뻗기 시작했다. 대전에서의 미술활동 기록은 1945년 대전공업학교로 부임한 이동훈과 대전사범학교에 부임한 박성섭으로부터 비롯된다. 1905년 경부선과 1914년 호남선 공사를 위해 집단으로 사람들이 대전에 정착한 데 이어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 1935년 대전부로 승격돼 관공서들과 그에 따른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근대도시의 면모를 갖췄다. 이즈음 대전에 학교가 설립되고 미술교사가 유입되면서 근현대적 성격을 띤 현대미술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1971년 출범한 '충남미술대전'은 지역이라는 한계로 '국전'에서 소외됐던 작가에게 활로를 열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당시 지방 자체적으로 열리는 미술대전은 경기도와 전남, 전북에 이어 충남이 4번째로 기록되며 미술가 지망생들에게 '신인등용문'으로 알려져 미술저변인구를 넓히는 데 이바지한다. 제1회 대상에는 김철호의 '얼'이 당선됐으며, 137점의 출품작 수는 당시 대전 충남에서 활동하는 미술인 대다수가 참여할 만큼 관심과 호응이 컸다.

미술연대-1

 ▲19751225그룹=대전의 현대미술의 본격적인 활동은 1970년대 중반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자생적인 그룹이 생겨나면서부터다. 1973년 목원대와 한남대에 이어 공주사대와 충남대, 배재대에 미술전공 학과가 개설되면서 지역 내 작가양성의 기초가 마련됐다. 당시 한남대 4학년이던 이종협, 정장직, 정길호는 '19751225' 3인조 미술그룹을 결성했다. 19751225그룹은 "현대미술을 흥미롭게 전개해보자"라는 슬로건으로 1975년 12월 25일 대전역광장에서 울진 오후 사이렌소리와 함께 해프닝(Heppening)을 시작으로 활동을 펼쳤다.


결성 이듬해인 1976년 5월 홍명미술관에서 1회 창립전을 열고 '이벤트(EVENT)'라 명명한 2건의 행위예술인 대평리('76.1.18)와 내탑('76.2.15)의 현장작업을 기록한 사진을 전시했다. 이후 1992년 마지막 전시를 치르고 해체될 때까지 14회 전시를 진행했으며 창립 멤버 3인을 비롯해 신동국, 유병호, 이정훈, 이창주, 윤주용, 심재구, 최장한, 방효성, 신현대, 함상로까지 13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다양한 시도로 전통재료와 방법론에 문제 제기하며 이후 금강현대미술제 등에 핵심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미술연대-2
▲르뽀그룹=대전의 '추상화 1세대' 작가들로 1976년 5월 19일 대전문화원 제2전시실에서 창립했다. 르뽀는 르포르따주(Reportage)의 준말로 '현지 또는 현장'의 뜻을 지녔다. 구성원 대다수가 홍대 출신으로 권영우, 박명규, 박봉춘, 신동주, 유근영 5명으로 결성해 대전에서 처음으로 추상회화를 선보이며 연필, 붕대, 풀, 색연필, 탁본 등을 이용해 신선한 미의식을 심어주고자 했다. 하지만 전통방식의 구상만 존재했던 당시 상황에서 이들의 작업은 '미친놈들'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관객과 주변 작가들에게 냉소적으로 쳤다.

르뽀는 추상의 불모지인 대전에서 1976년 창립전 이후 1990년 '15주년 기념 100호전(MBC문화공간)'까지 15회의 전시를 열었다. 1982년 대전의 전위그룹들을 망라한 '르뽀+19751225+대전78세대와의 연합전'을 대전시민회관에서 열렸으며, 이후 여타 그룹 '광주 에뽀끄'과의 연합전, 남부현대미술제 등에 참여해 작품성을 확장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갑천 야경즐기며 워킹' 대전달빛걷기대회 5월 10일 개막
  2. 수도 서울의 높은 벽...'세종시=행정수도' 골든타임 놓치나
  3. 이상철 항우연 원장 "한화에어로 지재권 갈등 원만하게 협의"
  4. 충남 미래신산업 국가산단 윤곽… "환황해권 수소에너지 메카로"
  5.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1. 충청권 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 세종 비만도 전국서 가장 낮아
  2. 대학 10곳중 7곳 올해 등록금 올려... 평균 710만원·의학계열 1016만원 ↑
  3.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4. [춘하추동]삶이 힘든 사람들을 위하여
  5. 2025 세종 한우축제 개최...맛과 가격, 영양 모두 잡는다

헤드라인 뉴스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근로자의 날] 작업복에 묻은 노동자 하루…"고된 흔적 싹 없애드려요"

"이제는 작업복만 봐도 이 사람의 삶을 알 수 있어요." 28일 오전 9시께 매일 고된 노동의 흔적을 깨끗이 없애주는 세탁소. 커다란 세탁기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노동자 작업복 100여 벌이 세탁기 안에서 시원하게 묵은 때를 씻어낼 때, 세탁소 근로자 고모(53)씨는 이같이 말했다. 이곳은 대전 대덕구 대화동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노동자 작업복 전문 세탁소 '덕구클리닝'. 대덕산업단지 공장 근로자 등 생산·기술직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곳으로 일반 세탁으로는 지우기 힘든 기름, 분진 등으로 때가 탄 작업복을 대상으로 세탁한다...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운명의 9연전'…한화이글스 선두권 경쟁 돌입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프로야구 한화이글스가 9연전을 통해 리그 선두권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펼친다. KBO리그는 통상적으로 잔여 경기 편성 기간 전에는 월요일에 경기를 치르지 않지만,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프로야구 5경기가 편성했다. 휴식일로 예정된 건 사흘 후인 8일이다. 9연전에서 가장 주목하는 경기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승부다. 리그 1위와 3위의 맞대결인 만큼, 순위표 상단이 한순간에 뒤바..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교서 흉기 난동 "학생·학부모 불안"…교원단체 "재발방지 대책"

학생이 교직원과 시민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부리고, 교사가 어린 학생을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학생·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과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33분쯤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 2학년 A(18) 군이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 4명과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A 군을 포함한 모두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계성 지능을 가진 이 학생은 특수교육 대상이지만, 학부모 요구로 일반학급에서 공부해 왔다. 가해 학생은 사건 당일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해 특..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2025 유성온천 문화축제 5월 2일 개막

  •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오색 연등에 비는 소원

  • ‘꼭 일하고 싶습니다’ ‘꼭 일하고 싶습니다’

  •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