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갱년기 세리모니(Ceremony)

  • 오피니언
  • 세상속으로

[세상속으로]갱년기 세리모니(Ceremony)

남궁선혜 대전보건대 교수

  • 승인 2024-01-30 09:42
  • 신문게재 2024-01-30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남궁선혜 대전보건대학교 교수, 부속유치원장
남궁선혜 대전보건대학교 교수, 부속유치원장
남궁선혜 대전보건대 교수
가을볕이 유난히 기분 좋게 내리쬐는 지난 9월 말 토요일 오후였다. 필자는 오전에 있던 공식적인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관계자들과 함께 차 한잔을 마시기 위한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신경 쓰이던 행사였기에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마무리 되어서 감사했고, 행사 중에 행복한 에피소드들도 가득하여 한껏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담소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몸의 균형을 잃으면서 오른발을 삐끗하였다. 순간 '뚝' 하는 소리가 들렸고 다시 발을 딛으려고 했으나 통증이 너무 심해서 발을 제대로 딛기가 어려웠다. 다음날이 되니 통증은 더 심해졌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서 받은 진단 결과는 골절이었다. 그간 살면서 크게 상처가 나거나 뼈가 골절되는 경험이 없었던 필자로서는 적잖이 놀랐었고 그 짧은 순간 살짝 삐끗했다고 이렇게 쉽게 골절이 될 수 있나? 하며 회복되기까지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이러한 나의 소식을 알게 된 지인들의 걱정과 위로는 끊임없이 이어졌고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나이 들어서 그래요. 이제는 조심할 나이예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노화'가 진행되었으니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했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갱년기 여성이 조심해야 할 증상으로 골다공증이 있으며 이로 인하여 뼈가 골절되기 쉽고 또한 일단 골절이 되면 회복도 젊은 사람들처럼 빨리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소위 젊어는 봤어도 늙기는 이제 시작인데, 과연 나의 늙어짐은 그리고 갱년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여성의 갱년기는 질병 또는 노화에 의해 난소기능이 감소하면서 폐경과 관련된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한다고 한다(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장애인 건강 및 재활 정보포털). 대개 40대 중후반부에서 시작되어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고 하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 감소로 갱년기 여성은 신체적 변화와 함께 마음의 변화를 함께 겪게 된다고 한다. 우스겟 소리이지만 사춘기 자녀와 갱년기 엄마 사이에서 갈등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갱년기 엄마가 이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이런 말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그 어마무시하다는 사춘기도 이겨버리는 갱년기는 사춘기보다 더 어마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생 중에 이렇게 어마무시한 상황을 경험하게 되는 갱년기 여성들은 갱년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하고 있는가? 생애주기별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갱년기는 사전 모니터링이 되고 있는가? 예컨대 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생애주기적 건강관리 차원으로 국가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암예방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애주기적 건강관리 측면으로 갱년기를 겪을 여성들을 위한 예방적 대비도 국가적 차원으로 계획되고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제안하고 싶은 것은 갱년기를 잘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는 '갱년기 준비 교육'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받아야 할 필수교육으로 '성교육'이 있다면 갱년기를 앞둔 여성을 위한 필수교육으로 '갱년기 준비 교육'도 실행되었으면 한다.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한 호르몬제 복용과 같은 후속 처방이 아닌 선제적 조치 차원으로 말이다. 예를 들어, 보건소나 주민센터에서 '갱년기 준비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고 '갱년기 여성의 건강주의보 매뉴얼'과 같은 자료를 마련하여 갱년기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 일상적인 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양희은 가수가 낸 에세이 '그럴 수 있어' 에 갱년기 여성을 위한 새벽 가게 및 까페가 있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 새벽에 잠이 깨어 일찍 기상한 갱년기 여성을 위한 새로운 비지니스 아이템이 필요하지 않겠나? 라고 하는 그녀의 제안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된다.

2024년 새해에는 건강한 갱년기 세리모니가 가득한 한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오인철 충남도의원, 2025 대한민국 지방자치평가 의정정책대상 수상
  2. 위기브, ‘끊김 없는 고향사랑기부’ 위한 사전예약… "선의가 멈추지 않도록"
  3. '방학 땐 교사 없이 오롯이…' 파업 나선 대전 유치원 방과후과정 전담사 처우 수면 위로
  4.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강도묵 전 총재 사랑의 밥차 급식 봉사
  5. 제1회 국제파크골프연합회장배 스크린파크골프대회 성료
  1. 대전사랑메세나·동안미소한의원, 연말연시 자선 영화제 성황리 개최
  2. 육상 꿈나무들 힘찬 도약 응원
  3. [독자칼럼]대전시 외국인정책에 대한 다섯 가지 제언
  4. 정부 유류세 인하조치 이달 말 종료 "기름 가득 채우세요"
  5. [2025 충남 안전골든벨 왕중왕전] 전형식 충남도 정무부지사 "안전지식 체득하는 시간되길"

헤드라인 뉴스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 다음을 묻다] 대전·충남 통합 '벼랑끝 지방' 구원투수 될까

지방자치 30년은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난 시간이다. 주민과 가까운 행정은 자리 잡았지만, 지역이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제도는 커졌지만 지방의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구 감소와 재정 압박, 수도권 일극 구조가 겹치며 지방자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의 자치 체계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구조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인지에 대한 질문이 커지고 있다. 2026년은 지방자치 30년을 지나 민선 9기를 앞둔 해다. 이제는 제도의 확대가..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 내년 지방선거 뇌관되나

대전 충남 통합이 지역 의제로선 매우 이례적으로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 뇌관으로 까지 부상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 여당이 강력 드라이브를 걸면서 보수 야당은 여당 발(發) 이슈에 함몰되지 않기 위한 원심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6월 통합 단체장 선출이 유력한데 기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를 준비하던 여야 정치인들의 교통 정리 때 진통이 불가피한 것도 부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전 충남 민주당 의원들과 오찬에서 행정통합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 카페 일회용 컵 따로 계산제 추진에 대전 자영업자 우려 목소리

정부가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값을 따로 받는 '컵 따로 계산제' 방안을 추진하자 카페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다회용 머그잔과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가격을 각각 분리한다는 게 핵심인데, 제도 시행 시 소비자들은 일회용 컵 선택 시 일정 부분 돈을 내야 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7년부터 카페 등에서 일회용 컵 무상 제공을 금지할 계획이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컵 따로 계산제를 탈 플라스틱 종합 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

  •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성금으로 잇는 희망…유성구 주민들 ‘순회모금’ 동참

  •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 시니어 모델들의 우아한 워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