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의 2024년 1분기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25개 품목 가격이 1년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 상승률은 6.1%, 오른 품목의 평균 상승률은 9.1%다. 2023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6%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다소비 가공식품은 서민들의 장바구니에 필수품으로 불리는데,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부담이 커진다. 우선 식용유(100mL)가 2023년 1분기 평균 643.3원에서 2024년 1분기 963.7원으로 49.8% 오르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같은 기간 설탕은 27.7%, 된장은 17.4% 각각 올랐다. 모두 음식을 조리할 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가공식품이다. 카레(16.3%), 우유(13.2%), 맛살(12.3%), 커피믹스(11.6%), 고추장(7.8%), 햄(7.6%), 시리얼(6.7%) 등도 1년 전보다 각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가 서민 물가 부담을 덜어주고자 집중관리 해온 일부 품목은 1분기에도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 11월 라면과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설탕, 원유 등 7개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전담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설탕은 100g당 가격이 1월 359원에서 3월 367원으로 두 달 만에 2.2% 올랐고, 라면도 이 기간 개당 804원에서 810원으로 0.7% 비싸졌다. 정부의 집중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인 식용유는 100mL당 가격이 1월 957원에서 3월 1014원으로 6.0% 상승했다. 다소비 가공식품 가운데 올해 1분기 평균 가격이 지난해 1분기보다 떨어진 품목은 어묵(-15.2%), 소주(-4.1%) 참치통조림(-3.8%), 간장(-3.4%), 즉석밥(-2.8%), 밀가루(-1.5%), 탕(-0.9%) 등 7개였다.
이번 조사에 활용된 품목 가격은 대형마트(이마트·농협하나로마트), 슈퍼마켓(롯데슈퍼·GS더프레시), 백화점(현대·신세계), 편의점(CU·GS25·세븐일레븐) 등 4개 유통 채널 전국 500여 개 점포의 실제 판매가를 평균한 것이다.
2분기 주요 가공식품 가격 전망은 아직 물음표로 남는다. 일각에선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최근 중동 정세 불안정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기름값이 상승추세를 보이면서 물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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