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셋)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기고]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셋)

노덕일/대전중구문화원장

  • 승인 2024-04-18 14:16
  • 수정 2024-05-06 14:19
  • 신문게재 2024-05-07 18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1. "당신이 주신 선물 가슴에 안고서 별도 없고 달도 없는 어둠을 걸어가요."

혹 이 노래를 아시는지요? 이 가사는 일제 암흑시대에 태어나 1960년대까지 작사, 작곡, 노래 등으로 폭넓게 활동했던 이인권의 '미사의 노래' 첫 악절 가사입니다. '꿈꾸는 백마강'(이인권 노래), '꿈이여 다시 한 번'(현인 노래), '외나무 다리'(최무룡 노래), '바다가 육지라면'(조미미 노래)모두 이인권의 곡 입니다. 이 곡들을 노래한 현인은 당시 최고의 가수였고 최무룡은 1950~1970년대 한국 최고의 배우이며 최민수의 아버지입니다. 이인권은 이렇게 많은 작품 활동한 훌륭한 대중예술가였습니다. 그런데 '미사의 노래'를 작사, 작곡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6.25전쟁 중 이인권 일행은 일선 어느 전선에 장병 위문을 합니다. 아내도 가수이기에 동행합니다. 아내가 먼저 노래하고 다음 이인권이 노래합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서 포탄이 날아와 위문단 앞에 떨어졌습니다. 이인권은 다리에 부상을 당하고 아내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아내는 이인권이 가자고 하여 동행한 것인데 사망이라니… 이후 아내 잃은 무서운 충격과 고통을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비통함이 결국 우울증까지 겹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종소리가 울립니다. 성당의 종소리였습니다. 성당을 찾아간 이후부터 독실한 신앙을 갖게되며 마음은 차츰 정리되지만 그래도 아내의 얼굴을 떠나보낼 수 없었답니다. 이에 아내를 위해 만든 곡이 '미사의 노래'(미사의 종소리 라고도 함)입니다. 이러한 사연을 담은 슬픈 노래이기에 당시 대 히트를 쳤고 특히 여성들에게 더욱 사랑을 받은 곡입니다. 저는 이인권 일행이 대전에 공연할 때 직접보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은 필자도 애창하고 있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2. "아내가 천주께로 떠난 후에 알다. 얼마나 모자랐던 남편인가를… 중략… 28년간 병을 벗하며 내 곁에서 버텨준 당신… 중략… 아내 곁에 있을 때 나는 어린애였고 당신 떠난 후에야 사랑과 어른을 깨닫는 나는 참 바보 남편. 이제야 철든 듯… 나는 외롭게 서러운 바보"

위의 글은 대전과 충남교육계에 큰 업적을 남기고 퇴임한 김정수 교장의 시집 정(情)에 수록된 "아내 세상 떠난 후"시의 일부분이다. 김정수 교장은 28년간 아내의 병수발을 하였다. 아무리 남편이라 할지라도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나 할수 없는 긴긴세월 28년 간병을 하였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시집을 발간한 것이다. 시 한구절 한구절이 아내에 대한 사랑과 회한의 글이다. 필자는 이 시집을 읽으며 내가 슬펐다. 김교장은 지금도 외출하고 귀가하면 "여보 나왔소"하고 대화한다고 한다. 이말이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다.

3. 또 한사람. 양기철 교수 이야기입니다. 양기철 교수는 대전 호수돈여자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하고 당진 신성대학교로 부임합니다. 이 대학에서 교수로 정년퇴임합니다. 이곳이 고향이기에 정착합니다. 물려받은 땅을 일구며 행복하게 보냅니다. 그 넓은 앞마당 저만치 공연장을 마련하여 동네 사람들 오게 하여 노래하고 음식까지 대접하며 동네 사람들을 위로합니다. 2년전 어느 날 아내와 같이 어디를 갑니다. 가던 중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아내는 그 자리에서 숨지고 운전하던 자신은 다리와 허리를 다쳤습니다. 청천벽력이었습니다. 아내 나이 72세 꽃다운 청춘인데… 앞서 이인권처럼 양교수도 그러한 고통을 겪습니다. 당진 집에 더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당진 집은 비워둔채 대전으로 이사왔습니다.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할까 생각했습니다.

독창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입니다. 첫회는 4월 18일 당진 문예의전당에서, 두 번째는 4월 30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노래합니다. 평소 아내가 좋아했던 노래들입니다. 아베마리아, 기다리는 마음, 그리운 마음, 망부석 등입니다. 양교수는 30여년간 사재를 털어가며 충청오페라단을 창단(1989년)하고 오늘날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아내의 내조 없이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독창회는 노래 한 곡 한 곡마다 아내사랑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도! 한번 쯤 "여보 사랑하오…."

노덕일/대전중구문화원장

노덕일 원장
노덕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도마 퀸’ 여서정, 금빛 질주 이어간다.
  2. 국군의날 기념행사를 '국민과 함께' 원년되나
  3. 예산장터 삼국축제 10주년…'린' 소주 20만 병에 축제 홍보
  4. 서산해미읍성, 600년 시간의 문 활짝, "서산의 맛과 사람들 한자리에"
  5. 아산시, 신동 곡교천로 진입도로 개통
  1. 상용화 문턱에서 좌절 '자기부상열차' 역사속으로
  2. [춘하추동] 콜레스테롤은 억울하다?
  3. 건양대목원대 등 충청권4개 대학, AI중심대학 선정
  4. 승용차가 지상 개폐기 들이받고 운전자 도주...일대 2시간여 정전
  5. 생명은 어떻게 유지되고, 어떻게 꺼지는가

헤드라인 뉴스


"30년 시민혈세 따져보자"…대전시민사회, 수소트램 재검토 촉구

"30년 시민혈세 따져보자"…대전시민사회, 수소트램 재검토 촉구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급전방식 변경을 고심 중인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가 현행 방식인 '수소트램'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현행 수소트램의 선정 과정과 장기 운영비, 2030년 개통 가능성까지 시에 전면적인 검증을 요구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30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세금으로 30년을 감당할 사업이라면 그 결정의 근거도 시민 앞에 놓여야 한다"며 수소트램 선정과 차량계약 과정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대전시에 요구했다. 이날 시민사회가 우선 문제로 꼽은 것은 민선 8기..

대전시청 선수들 아시안게임 금 4개 합작 금의환향… 오상욱은 2관왕
대전시청 선수들 아시안게임 금 4개 합작 금의환향… 오상욱은 2관왕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4개를 합작한 대전시청 소속 선수들이 금의환향했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펜싱 오상욱·박상원·최세빈과 근대5종 이종현이 이번 대회에서 잇따라 메달을 획득했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박상원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오상욱과 함께 정상에 올랐고, 최세빈은 여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근대5종 이종현은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대전시청 소속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금..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로 농협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세 이상… '기반 흔들'

초고령화에 따라 농업협동조합 조합원 10명 중 8명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신규 가입 조합원 역시 40대 미만은 7%대에 불과해 농협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중앙회의 조합원 현황을 분석해 30일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농협 조합원은 모두 202만 8464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208만 7359명에서 2022년 207만 6055명, 2023년 206만 3765명, 2024년 204만 6229명, 2025년 202만 7481명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안전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뀐 무궁화호

  •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대전시는 수소트램 원점 재검토하라’

  •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금빛으로 빛난 대전의 영웅들

  • ‘나이는 숫자일 뿐’ ‘나이는 숫자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