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불교는 지금 말법시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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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속으로]불교는 지금 말법시대인가

김재석 소설가

  • 승인 2024-05-20 17:03
  • 신문게재 2024-05-21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김재석 소설가
김재석 소설가
불기 2568년 4월 8일(양력으로 2024년 5월 15일)은 부처님오신날이다. 나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지상에 온 성인(붓다)을 기리는 의미에서 절에 가서 공양을 하고 온다. 성인이 출현했다는 것은 그만큼 세상에 각성을 가져왔다는 것이고, 그들이 전한 말이 귀감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불기에 대한 논란이 있다. 부처님탄신일이 현재와 같이 2568년(B.C 544년)이 된 것은 1956년 네팔 카투만두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도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다. 그전까지 한국 불교에서는 북방불교의 영향을 받아 석가모니탄신일을 B.C 1026년, 올해로 따지면 불기 3051년을 사용했다. 이 년도를 잘 알려면 절에 가서 오래된 석탑에 새겨진 불기 연도를 보면 된다. 그러면 갑자기 500년이나 뒤에 석가모니가 탄생한 것으로 바뀐 이유는 뭘까? 세계불교도대회에서는 부처님의 입멸(돌아가신 날)을 기준으로 정했다고 하는데 그럼 부처님이 500살이나 살았다는 의미인가? 왜 입적기념일로 하지 않고 탄신기념일로 했는지 의문점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말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인 화엄경, 법화경, 미륵경 등을 보면 부처님이 오신 후 1000년의 정법시대가 있고, 또 1000년의 상법시대, 1000년의 말법시대를 지나면서 부처님의 도는 혼탁해져 사리지고, 새 진리를 들고 미륵불이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마디로 3000년이 지나 부처님의 도가 사라지면 불교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데 잠시라도 그 시기를 늦추기 위한 조치라는 설이다. 지금 북방불교의 불기로 따지면 부처님이 오신 지 3000년이 넘었다. 새로운 성자(미륵불)가 나타날 시기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미륵불의 강세에 대한 신앙이 존재해 왔다. 대표적인 미륵성지가 김제 금산사이다. 이곳 미륵전에는 높이 11미터에 달하는 입상 미륵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서기 766년 진표율사가 세운 것으로 전한다. 진표율사는 삼국유사 등 여러 고승열전에 나오는 인물이다. 부안에 위치한 부사의 방장 절벽 동굴에서 3년의 수행과 21일의 망신참법(몸을 돌로 치며 참회하는 기도) 끝에 도솔천의 미륵불을 참견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한다. 말법 이후 시대의 참상과 그 때 미륵불이 직접 오시는데, 이 땅에 오실 것을 간절히 구했다고 한다. 세계 불교사에서 봐도 유독 한국에서만 미륵불 신앙이 뿌리내린데는 진표율사의 기도의 영향이 있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나는 가끔 김제 금산사를 찾아가 미륵불 앞에 앉아 깊은 명상에 잠기곤 한다. 과연 진표율사는 말법의 시대에 어떤 참상을 계시 받았을까? 구원자로 미륵불(성자)이 오신다면 이 땅에 오시는가 하는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보았다. 기독교의 성경 마지막장 요한계시록에서도 예수의 제자인 요한이 기도 중에 하나님 나라에 불려가 말세에 일어날 지구심판에 대한 계시를 받는다. 그리고 새하늘과 새 땅을 여는 하나님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기성종교의 운이 다해 새로운 초월적 종교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현 시대는 전쟁과 기후위기,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한 예고와 병든 자본주의의 쇠퇴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AI혁명과 휴먼로봇이라는 과학적 특이점의 시대를 맞았다. 나는 오히려 인간의 쓸모에 대해 특이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3000년 전 붓다는 이 땅에 와 마음을 닦아 해탈하는 인간의 길을 제시했다. 이제 성자가 출현한다면 인간의 가치를 대놓고 묻는 이 특이점의 시대에 어떤 진리를 내놓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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