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산 동굴 일제 군사용 목적과 민간신앙 활용 독특한 사례"

"보문산 동굴 일제 군사용 목적과 민간신앙 활용 독특한 사례"

군산대박물관과 서울기독대 교수·탐사기업 연구소 등
보문산 동굴 조사 벌여 군산 지하 군사시설 유사 의견
아쿠아리움 대규모 동굴·불상 등 민간신앙 활용 독특

  • 승인 2024-06-09 16:56
  • 신문게재 2024-06-10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보문산 동굴1
전북 군산시 일원에서 일제강점기 지하 군사시설에 대한 조사를 벌인 연구자들이 6월 7일 대전 보문산 인공동굴을 탐사하고 있다.  (사진=보민글로벌 제공)
전북 군산시 일원에서 일제강점기 지하 군사시설을 발굴하고 조사한 연구자들이 6월 7일 대전 보문산 동굴을 탐사한 뒤 군사적 목적의 굴착과 해방 후 민간신앙 장소로써 활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문산 여러 동굴이 군산에서 확인된 일제의 진지형 지하 군사시설과 유사한 형태이면서 후대에 불상을 가져다 놓는 등 민간신앙과 결합한 독특한 사례로 보인다는 것이다.

군산대학교 박물관 조인진 학예연구사와 이호윤 서울기독대학교 교수, 보민글로벌 부설연구소 이동권 연구소장과 노경찬 책임연구원, 장한길로 한국지구물리·물리탐사학회 편집위원은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보문산 일원에서 동굴 탐사를 벌였다. 이들은 최근까지 전북 군산시 일원에서 일제 지하 군사시설을 연구해 논문을 발표하고, 지하에 레이더파를 송출해 반사되는 파형으로 입구가 매몰된 동굴을 찾아내는 물리적 조사를 수행했다. 군산대는 2022년 교정 내 역사문화유적들을 연결하는 '미룡역사길'을 기획하는 중에 인공동굴 7개를 발견하고, 조사를 확대해 군산시 일원에서 1944~1945년 사이 일본군이 파놓은 지하 군사시설 30개를 찾았다. 일제 때 항구와 비행장, 철도가 운영된 군산은 조선의 물산이 일본으로 반출되는 현장이었다. 아시아태평양전쟁에서 1944년 10월 필리핀에 상륙한 미군이 제주도와 더불어 군산 앞바다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한 일본군은 조선인을 동원해 지하에 지휘본부와 통신부대, 전투훈련장 등의 동굴을 조성케 하고 군사적 요충지로 삼았다. 조인진 학예연구사 등이 집필한 '태평양전쟁기 군산 지하군사시설 현황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군산에서 발견된 30개의 인공동굴은 서해안으로 상륙하는 미군을 저지하기 위해 내륙을 방어하는 병풍 형태로 위치해 있으며, 어른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동원되었다고 밝혔다. 군산에서는 일제 인공동굴이 훗날 6·25전쟁 때 민간인 학살장소로 악용된 역사까지 더해지면서 학술연구와 물리탐사까지 이뤄졌고, 설계도 없는 이들 지하 시설물의 제원과 특징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일부는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군산 지하군사시설 위치도
군산의 지하군사시설 위치도. (출처=태평양전쟁기 군산 지하군사시설 현황연구 논문)
이날 보문산 인공동굴 탐사는 눈으로 관찰해 군산의 지하 군사시설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전 호동 동굴에서는 군인들이 동굴에 숨은 후 다가오는 상대를 기습하는 진지 형태를 띄고 군산시 옥구읍 일원의 시설물과 유사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대전아쿠아리움의 옛 충무시설은 전국에서도 대단히 큰 규모의 지하동굴이면서, 이를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규명한다면 보문산 일원 여러 인공동굴에 대한 의문점도 함께 풀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동굴 안에 불상이나 촛불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을 보아 보문산 특유의 민간신앙으로 쓰임을 한 역사도 함께 조사될 때 의미가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동구 신상동에서 발견된 인공동굴 3개 중 1개는 군사적 목적보다는 생강 보관용 농업 저장소에 가깝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조인진 군산대학교 학예연구사는 "군산에서도 종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서 당초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일제강점기 지하시설물을 찾을 수 있었고, 물리탐사를 병행해 군사적 목적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라며 "대전에서도 보문산 고유의 민간신앙과 결합해 인공동굴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지역사회 차원의 전수조사를 통해 위치와 제원을 파악하는 게 우선 과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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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일원에서 일제강점기 지하 군사시설에 대한 조사를 벌인 연구자들이 6월 7일 대전 보문산 인공동굴을 탐사하고 있다. (사진=보민글로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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