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가을 다채로운 공연.전시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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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가을 다채로운 공연.전시로 물들다

대전시립박물관 '대전지석- 돌과 흙에 새긴 삶'
공연예술 유통사업 선정작 '적로-이슬의 노래'
북이탈리아 배경…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 승인 2024-09-19 17:08
  • 신문게재 2024-09-20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무더위가 한풀 꺾이며 가을이 본격 시작됐다.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9월 대전에서는 문화 예술도 날씨에 맞춰 무르익어 간다. 더위로 바깥 외출을 엄두도 못 내던 시기를 지나 가족과 친구, 연인과 나들이를 나오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에 맞춰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가 시민들에게 찾아온다. 풍성한 가을 정취가 차오르는 공연과 전시를 함께 만나본다. <편집자 주>

포스터1
대전시립박물관 '대전지석代傳誌石-돌과 흙에 새긴 삶' 포스터. (사진= 대전시립박물관)
△그들을 기억하는 방법

대전시립박물관은 9월부터 12월까지 2024년 특별전 '대전지석代傳誌石-돌과 흙에 새긴 삶'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대전시립박물관 소장 유물 중 '지석'을 중심으로 조선시대의 상장례를 알아보고 그 시대의 사람들이 돌아가신 조상들을 기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아보는 전시다.

'지석'이란 돌아가신 분의 일생을 정리하여 돌이나 도자기 판에 써서 무덤 안에 묻는 것이다. 조상을 기리는 동시에 무덤의 주인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는 청화백자로 많이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에는 병 모양의 청자 지석부터 고려시대에 많이 보이는 가로로 긴 형태의 지석, 조선시대 전형으로 자리잡은 세로로 긴 직사각판 모양의 청화지석, 생전에 애용하던 벼루로 만든 지석까지, 다양한 재질과 형태로 만들어진 지석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김진규 배위 오천정씨 지석
김진규 배위 오천정씨 지석. (사진= 대전시립박물관)
세종시립민속박물관에서 대여한 양녕대군 사위 임중(林重)의 지석은 그동안 대중에게 자주 공개되지 못했는데, 대전시립박물관에 소장된 황희 정승 손녀의 지석과 형태가 유사하여 흥미를 끈다.

그 외에도 이유태(李惟泰)가 어머니 청풍김씨(淸風金氏)를 위해 쓴 지석, 모두 합해 42점에 달하는 김진규(金鎭圭)와 그 부인 오천정씨(烏川鄭氏)의 지석, 서울 종로에서 발견된 대전의 대표 유학자 송준길의 지석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지석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지석에 쓰여있는 글을 '묘지명'이라고 한다. 대개 후손이나 생전 인연이 있던 명 문장가가 돌아가신 분의 일생을 짧은 글로 정리하고 그 가문과 후손, 묘지의 위치 등의 정보를 쓴다.

김국광배위 장수황씨 지석
김국광배위 장수황씨 지석. (사진= 대전시립박물관)
우암 송시열이 쓴 문곡 김수항의 묘지명, 김수항의 아들 김창협이 쓴 묘지명 추기를 통해서 지석의 제작 과정은 물론, 묘지명을 통해 관련 인물들이 주고받은 애틋한 마음도 살펴볼 수 있다.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는 송준길, 김진규 등 대전의 주요 유학자들은 물론 장수황씨, 오천정씨 같은 여성들의 지석도 여럿 공개되어 조선시대 여성들의 일생과 상례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추석을 맞이하여 성묘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은 이때, 돌아가신 선조들을 기리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적로 포스터 저용량
'적로, 이슬의 노래' 포스터. (사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판소리와 국악기로 그린 음악극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2024 공연예술 유통사업 선정작 기획공연 음악극 '적로, 이슬의 노래' 공연을 22일 17시에 국악원 큰마당에서 개최한다.

음악극 '적로-이슬의 노래'는 2017년 서울돈화문국악당 제작·초연작으로 한국 대표 극작가 배삼식, 작곡가 최우정, 안무가 정영두 연출 등 화려한 창작진으로 화제가 됐다.

한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배삼식의 대본에 아름답고 힘 있는 전통음악과 최우정 작곡의 노래로 다시 태어나 전통 예술계에서 음악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뛰어난 현대무용 안무가이자 연극, 뮤지컬, 오페라 등 장르를 넘다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가 정영두의 뛰어나고 섬세한 연출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적로'는 일제강점기 당시 활동한 실존 인물인 대금 명인 박종기(1880~1947)와 김계선(1891~1943)의 이야기를 소재로 우리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두 음악가의 예술혼을 표현하고 그를 통해 필멸의 소리로 불멸의 예술을 꿈꾸던 예술가의 삶을 우리 전통 성악인 정가(正歌)를 기본으로 판소리와 국악기 연주로 그려낸 음악극이다.

이번 공연에는 국내 대표 소리꾼 이상화(박종기 역), 조정규(김계선 역)와 전통 성악 정가(正歌)를 새로운 반열에 올려놓은 하윤주(산월 역)가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 입장료는 R석 3만 원, S석 2만 원, A석 1만 원이며, 예매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www.daejeon.go.kr/kmusic),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또는 국악원(☎042-270- 8500)으로 문의하면 된다.

공연 포스터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포스터. (사진= 대전문화재단)
△북이탈리아를 만나다

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지역오페라단공연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된 리소르젠떼 오페라단이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를 개최한다.

'리골레토'는 베르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16세기 북이탈리아를 무대로 펼쳐지며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과 그의 나쁜 행각을 도와주는 광대 리골레토의 이야기다.

만토바 공작이 리골레토의 딸 질다를 유혹해 겁탈하자 복수심에 불탄 리골레토는 공작을 죽이고자 청부살인을 계획한다. 그러나 공작을 사랑하게 된 질다는 만토바 대신 죽음을 당하며 리골레토는 죽은 시신이 공작이 아닌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비극 오페라이다.

대전신포니에타 오케스트라와 우니꼬합창단, 안다미로무용단 등이 출연하는 <리골레토>는 '여자의 마음'을 비롯한 다양한 아리아를 포함한 오페라로, 베르디의 작품 중 '라 트라비아타' 다음으로 많이 공연된 작품이다.

공연은 20일 19:30, 21일 15:00, 19:00, 22일 15:00 총 4회 진행되며 자세한 문의는 1661-0461로 하면된다.

한편, 리소르젠떼 오페라단은 2003년 길민호 단장을 주축으로 설립한 단체로 매년 다양한 무대를 통해 시민에게 정통적 예술성과 대중성, 현대적 연출기법을 활용한 오페라를 선보이고 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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