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단말기 대신 수기로 주차시간 측정… 계산 꼼수로 과징금 민원 빗발쳐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비싼 단말기 대신 수기로 주차시간 측정… 계산 꼼수로 과징금 민원 빗발쳐

1급지 번화가 노상 공영주차장에서 소액 과징금
고액의 단말기 대신 수기로 측정해 계산 꼼수 빈번
"관련 민원 수년째 지속돼 지자체의 현장 점검 필요"

  • 승인 2024-10-09 17:00
  • 수정 2024-11-12 10:11
  • 신문게재 2024-10-10 6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KakaoTalk_20241009_092957984
대전 둔산동 일대 노상 공영주차장에서 수기 주차시간 측정으로 인한 소액 요금 과징수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1. 대전 시민 A 씨는 서구 둔산동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인근 노상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 주차요원은 A 씨에게 6시부터 선지급제임을 설명하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물었고, A 씨는 "친구와 저녁 식사를 하러 와서 1시간가량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주차요원은 "2명이 식사를 하면 2시간은 걸릴 테니 3000원을 내라"며 임의로 요금을 징수했다. 하지만 A씨가 식사를 하고 출차 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가량이었고, 결국 1000원을 더 낸 셈이 된 것이다.

#2.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B 씨는 둔산동에 설치된 노상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20분가량 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공영주차장 요금에 따르면 B씨가 내야 하는 금액은 700원이지만 주차요원이 요구한 금액은 300원 많은 1000원이었다. B 씨는 주차요원에 정확한 주차요금을 언급하며 항의했지만, 주차요원은 주인을 확인할 수 없는 수기 주차표를 내밀며 "30분 주차했으니 1000원이 맞다"고 했다. 이에 B 씨는 "소액이라 넘어갈 수 있지만, 주차할 때마다 매번 조금씩 더 받으니 불쾌하다"며 불만을 표했다.

대전 노상 공영주차장의 주차요금 소액 과징금은 주차요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전시와 5개 구청 주차 조례에 공영주차장 주차요금과 요금징수 방법이 명시돼 있지만, 일부 조항은 수탁 운영단체의 자율에 맡긴다는 면제 조항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대전에서 유료로 운영되는 노상 공영주차장은 42곳(3734면)이고, 서구 내 10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탁단체가 운영 중이다.

조례상 공영주차장은 1급지 기준 최초 10분 400원, 이후 2시간까지 초과 10분마다 300원이 부과되며 2시간을 초과해 주차할 경우 10분마다 600원이 징수된다. 주차요금 징수 방법은 주차시간 측정 단말기를 이용해 이용자에게 지급하거나 수기로 작성해 차창에 꽂아둬야 한다.

문제는 수탁 단체에서 고액의 단말기를 마련하기보다 수기로 주차시간을 측정하며 실제 주차요금보다 소액을 더 받는 계산 꼼수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서구청에 따르면, 서구 일대 노상 공영주차장 소액 과징금 문제로 지속적인 민원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확하게 계산된 주차시간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주차요원 교육으로 일단락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KakaoTalk_20241009_092858829
대전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인근 노상 공영주차장이 무인정산시스템으로 운영중이다.
이에 서구청은 2020년 서구 탄방동과 만년동 일대 노상 공영주차장 30면에 무인정산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주차면에 설치된 차량번호 인식기가 주차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해 요금을 정확하게 책정하는 장점이 있어 현재까지도 원활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비용 1억4000만 원이라는 거액으로 인해 확대 운영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위탁과 직영 노상 공영주차장의 운영 방식을 통일해 명확한 기준으로 주차요금을 부과하고, 운영 점검을 통해 이를 잘 시행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가능하면 주차시간 측정 단말기를 이용해 주차시간을 명확히 측정하도록 장려하고 있지만, 단말기가 비싸서 지자체 측에서 강요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홍성영 서구의원은 "관련 민원이 수년째 계속되는 상황이라 운영관리 주체와 무관하게 구청 측에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많은 노상 공영주차장부터 현장점검을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화진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덕공동관리아파트 이재명 정부에선 해결될까… 과기인 등 6800명 의지 모여
  2. 대전 죽동2지구 조성사업 연내 지구계획 승인 받을까
  3. '팔걷은 대전경찰' 초등 등하굣길 특별점검 가보니
  4. 충남대병원 등 48개 공공기관,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 인증
  5. 대전대, 70대 구조 중 숨진 故 이재석 경사 추모 분향소 연다
  1. 대전교도소 금속보호대 남용·징벌적 사용 확인…인권위 제도개선 주문
  2.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3. [2026 수시특집-대덕대] 교육수요자 중심의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직업교육 중심 대학
  4. 대전 대학생 학자금대출 ‘늘고’ 상환 ‘줄고’… 취업난에 연체 리스크 커졌다
  5. 최교진 부총리, 현창 첫 일정으로 금산여고 찾아 '고교학점제 점검'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공공기관 2차이전 로드맵 지방선거 前 확정 시험대

李정부 공공기관 2차이전 로드맵 지방선거 前 확정 시험대

이재명 정부가 16일 국정과제를 확정한 가운데 이에 포함된 공공기관 제2차 이전 로드맵을 내년 지방선거 전 확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균형발전 마중물인 이 사안을 두고 선거용으로 활용한 역대 정부 전철(前轍)을 되풀이 하지 않고 이재명 정부 균형발전 의지를 증명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1호 국정과제인 개헌 추진과 관련해 560만 충청인의 염원인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수도조항 신설을 정치권에 촉구하는 것도 충청권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시가 총액 1위 알테오젠' 생산기지 어디로?… 대전시 촉각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국내 탑클래스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첫 생산 기지 조성에 시동을 걸면서 대전시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과 인천 송도 중 신규 공장 부지를 놓고 고심하는 알테오젠을 지역으로 끌어오기 위해 행정당국은 지속해서 러브콜을 보내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 생산기지 확보는 고용창출과 세수확충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중도일보 취재 결과 대전에 본사를 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자체 공장 건립에 나선다. 현재 알테오젠은 자체 생산 시설이 없다...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7000원 육박... 1만원으로 점심 해결도 어렵네
대전 삼계탕 평균 1만 7000원 육박... 1만원으로 점심 해결도 어렵네

대전 외식비 인상이 거듭되며 삼계탕 평균 가격이 1만 7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역 외식비는 전국에서 순위권에 꼽히는 만큼 지역민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8월 대전 외식비 평균 인상액은 전년 대비 많게는 6%에서 적게는 1.8%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건 김치찌개 백반이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가장 많이 찾는 대전 김치찌개 백반 가격은 8월 1만 200원으로, 1년 전(9500원)보다 7.3% 상승했다. 이어 삼계탕도 8월 평균 가격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軍문화축제 하루 앞으로

  •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청춘은 바로 지금’…경로당 프로그램 발표대회 성료

  •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새마을문고 사랑의 책 나눔…‘나눔의 의미 배워요’

  •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 추석맞이 자동차 무상점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