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한전의 부곡공단 위법 개발행위에 당진시 ‘손’ 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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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한전의 부곡공단 위법 개발행위에 당진시 ‘손’ 들어줘

한전, 당진시 상대 원상회복명령 통지처분 취소 청구했지만 패소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당진시 판단은 타당

  • 승인 2024-11-11 12:00
  • 박승군 기자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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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전전력구비상대책위원회 현수막 게첨 모습


당진시는 11월 8일 한전이 시를 상대로 '당진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공사' 관련 위법 개발행위에 따른 원상회복 명령 통지처분 취소청구에서 패소했다고 밝혔다.

10월 30일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한전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도 한전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한전이 '당진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공사'를 위해 송악읍 부곡리 564번지와 한진리 408-34, 411, 412번지에 각 설치한 전력구·수직구·터널구조물 등에 대해 시가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고 진행했다며 원상회복 명령을 내린 것에, 원상회복 명령을 취소하라고 법원에 청구한 사건이다.



아산국가산단 부곡지구 가스승압소 증설사업, 북당진변전소 신축사업 등의 사업자로 선정된 GS EPS 주식회사와 한전은 당진발전소 부지 내 전력구공사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한전은 GS EPS가 소유한 부곡리 564 내에서 전력구 및 수직구를 시공했다.

한전은 송악읍장에게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했고 송악읍은 2017년 3월 경 도로점용허가를 했다.

당진시장은 법률에 따라 한진리 411에 지중 송전선로 및 수직구 구조물 매설을 위한 녹지점용허가를 통보했다.

한전은 이를 토대로 지하 약 60m 깊이로 굴착 후 723m의 해저터널을 뚫어 연결하고 5.5m 깊이의 개착식 전력구를 설치하는 공사를 해오다 2019년 1월경부터 지반 침하로 공장건물이 피해 입었다는 집단 민원 제기로 2월 19일 경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시는 부곡공단 내 기업들의 건물에 균열이 가고 땅 꺼짐 현상이 일어나는 등 안전문제가 크게 제기되자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않고 절성토 행위 및 공작물 설치 행위를 이유로 원상회복 명령을 지시했다.

한전은 이에 대해 구 산업입지법에 따라 개발행위허가가 필요하지 않으며 도로점용허가를 받은 경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되므로 개발행위허가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도로점용과 녹지점용허가를 받았는데 시에서 개발행위허가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신뢰의 원칙위반, 개발행위허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공사가 시공돼 있는 위치에 다시 같은 시설물을 설치해야 하는 것이어서 원상회복을 할 실익이 없고 원상회복되더라도 달성하게 될 공익이 무엇인지 명확치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전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전체의 변론취지를 종합해 비춰보면 이 공사는 산업입지법에 따른 실시계획 승인 내지 변경승인이 이뤄질 당시 관계 행정기관과 협의를 거쳐 실시계획을 승인한 증거가 없어 국토계획법상 개발행위 허가가 의제되지 않아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또 도로점용 허가를 받았더라도 국토계획법 제56조1항의 개발행위를 함에 있어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신뢰원칙 위반여부에 대해서도 시가 한전에 국토계획법에 따른 개발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공적인 견해표명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비례의 원칙 위반여부에 대해서도 개발행위허가제를 선택하고 있는 취지는 적법한 인허가 절차를 통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시설의 안전성 내지 지속성을 관리감독하고 장래에 발생할지 모를 위험성을 사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종국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며 이 사건 처분은 기본 이념에 입각해 이뤄진 처분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행정청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법원은 "한전은 발전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개발행위허가 등과 관련 전문지식 및 경험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계획법상의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아니한 채 대규모의 공사를 했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아직 감정 등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이 사건 공사 진행 도중 지반침하 등의 사고 발생한 점"과 "지반침하로 피해를 받은 여러 부곡지구 입주업체들이 한전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계류 중인 점 등에 비춰 한전의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단정할 없다"고 한전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판결에 앞서 경찰은 한전이 오성환 당진시장을 상대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하며 엄정한 처벌을 요청한 것에 대해 2023년 4월 25일 충청남도 행정심판위원회가 '한전이 설치한 전력구는 발전 설비와는 다른 송전시설로서 별도의 개발행위허가를 받는 등의 행위가 필요하다'고 재결한 것 등을 토대로 불송치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박승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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