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에 없는 신호등 대전 도심 곳곳에…유턴·횡단보도 안전 오히려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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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에 없는 신호등 대전 도심 곳곳에…유턴·횡단보도 안전 오히려 위협

유턴 포함된 5구 신호등 도로교통법에 없는 시설
횡단보도 앞 2색 등화 역시 정식 신호등 아냐
운전자 혼선 초래·철거 후 재설치 예산낭비 지적

  • 승인 2024-12-25 16:49
  • 신문게재 2024-12-25 1면
  • 최화진 기자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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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 원내동 진잠네거리에 설치된 5구 신호등./사진=임병안 기자
도로교통법 시행 규칙상 인정되지 않는 신호등이 대전 곳곳에 설치돼 있어 운전자의 혼선을 빚고, 결국 거액의 비용을 들여 철거한 뒤 재설치하고 있어 혈세 낭비로 문제가 되고 있다.

대전 중구 버드내네거리에서는 최근 신호등을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초록색와 노란색 빨간색의 일반적인 삼색 3구 신호등과 달리 이곳은 좌회전을 의미하는 화살표와 함께 유턴까지 표기하는 5구 신호등이 설치됐는데 5구 신호등이 사실 도로교통법에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철거하는 것이다. 2010년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했지만, 사고 위험 등의 이유로 철거하고 3색 4구 신호등으로 재설치하게 됐다. 현재 읍내3가와 대성여고 삼거리, 유성소방서 앞 등 6곳에 설치된 5구 신호등이 14년 만에 철거되고 추가 진잠네거리 등 10곳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교체할 예정이다. 철거된 5구 신호등 자리에는 3색 신호등과 '보행 신호 시'라고 적힌 유턴 보조표지판이 부착될 예정이다.

문제는 5구 신호등에서 유턴 신호를 보고 유턴해서 마주 오는 차량과 접촉사고 났을 때, 상대 차량이 신호위반이 될 수 없고 도로교통법에 인정받는 신호등이 아니라서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신호등 한 곳을 철거하고 재설치하는 비용이 270여만 원으로 이번에 교체하는 6곳과 남은 10곳을 모두 바꾸는데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 됐다.

도로교통법에서 신호등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통시설물은 또 있다. 전방 횡단보도에 보행자 신호에 따라 초록색과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세로형 2색등 역시 도로교통법에 따른 교통안전시설이 아니다. 이 때문에 세로형 2색등에 빨간색이 표시된 상태에서 횡단보도에 진입해 사람까지 다치게 한 사건을 검찰이 20대 오토바이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기소했으나 법원에서는 공소기각한 사건이 있었다. 2022년 10월 대전 서구 수침교네거리에서 오토바이 운전하던 A(27)씨가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세로형 2색등의 적색등화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다 60대 노인을 들이받는 사고로 A씨가 신호위반으로 기소됐지만, 1심 법원은 공소 기각을 판결했다. 세로형 2색등은 도로교통법으로 지정한 교통안전시설로 볼 수 없기에 공식적인 신호가 아니고 따라서 신호위반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곳에 세로형 2색등도 1993년 설치돼 2023년 2월 적색 한 가지 색깔의 차량 신호등으로 교체됐다.

처음부터 인정되지 않는 신호등을 설치해 시민들의 혼선을 빚고, 결국 철거해 재설치하는 과정을 겪으며 상당한 세금까지 낭비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시민들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2색 보호등이나 남은 10곳의 유턴 신호등은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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