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학교의 새로운 변화 ‘자율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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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만필] 학교의 새로운 변화 ‘자율시간’

김동진 연서초 교사

  • 승인 2024-12-26 10:07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연서초 김동진_사진
김동진 연서초 교사. 사진=시교육청 제공.
"우리 학교에 국어, 수학 같은 과목 말고도 새로운 과목이 생겼어요!" 새로운 국가 교육과정이 시작됐다.

2024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시행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내년부터는 초등학교 3~4학년에도 적용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내용 중에서 눈에 띄게 달라지는 점은 바로 '학교 자율시간'의 운영이다.

학교 자율시간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및 교육공동체의 요구에 따라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의 일부 시수를 확보함으로써 국가 교육과정에 제시돼 있는 교과 외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운영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기존의 국어, 수학 등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일부 시수를 확보해 학교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학교 자율시간이다.

우리 학생들을 속속들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교육기관은 어디일까?

교육부나 교육청도 아닌, 바로 우리 학생들이 매일 생활하고 있는 학교일 것이다. 학생들은 서로 다른 환경과 맥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교육 내용 또한 학교마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이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학생들이 성취해야 할 기준)은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된다. 우리 학교의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고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교자율시간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한다면, 이러한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국가 수준 교육과정(National Curriculum)은 국가나 정부가 교육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공통적인 학습 목표와 내용, 학년별 학습 수준, 교육 평가의 기준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교육 계획을 의미한다. 그 안에는 목표와 공통의 학습 기준, 교과별 학습 내용, 학습 성취도 평가 기준, 교육 과정의 유연성과 현장 적합성 등을 담아낸다.

학교 자율시간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성취기준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평가-수업을 연계하여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고 학생들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개발·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학교 자율시간은 학교 간 특색있는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지역의 문화, 자원, 환경, 학교 교육공동체 의견 등에 따라 학교마다 고유한 학교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학교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생태전환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학교, 교육공동체의 요구와 의사결정에 따라 A.I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학교,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마을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학교 등이 있을 수 있다. 지금 일선 학교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차별화는 학교의 경쟁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 역시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해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교육청의 심의를 받아 새롭게 두 개의 과목을 개설했으며 2025학년도 3월부터 운영 예정이다. 이 과목 안에는 학교 교육공동체의 요구와 우리 학교만의 맥락을 반영하여 녹여냈다.

우리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위해 모든 교육공동체가 함께 의기투합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새로운 도전은 늘 어려움이 따르는 법이지만, 학교 자율시간을 통해 녹여낸 우리 학교의 비전과 철학은 학생들에게 삶과 연결되고, 깊이 있는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학교 자율시간은 단순한 교육 제도의 변화를 넘어, 학교 교육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학교 자율시간이 학교와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을 믿고 양질의 학교자율시간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공동체가 함께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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