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톡]가슴의 향기가 사랑의 봇물이 되게 하소서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수필 톡]가슴의 향기가 사랑의 봇물이 되게 하소서

남상선/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 승인 2025-01-17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나에겐 구정 10일 전후로 선물 봇물이 터졌다. 자그마치 24분들이 릴레이 배턴 터치하듯 보내온 택배 상자며 꾸러미로 날 울컥하게 했다. 강산이 세 번 네 번 바뀔 만한 세월인데도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제자들이며 지인들이 사무칠 정도로 고마웠다. 알게 된 지 몇 년 또는 몇 달밖에 안 되는 지인들까지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 주었다. 느끼는 자에게는 가슴 벅찬 사랑으로, 울컥하는 마음으로, 날 어렵게도 했다. 값어치로 환산할 수 없는 크고 작은 박스며 꾸러미에 담겨 있는 사랑과 그 다사로운 마음을 내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누군가에게 베풀고 줄 수 있는 사람은 가슴이 따뜻하다. 다사로운 인정으로 사는, 마음이 포근한 분들이다. 세상사 울고 웃고 부대끼고 시달리는 삶 속에서도 인간 희로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음지에서 허덕이고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고마운 분들이다. 주위를 옹위l하고 있는 이런 분들 덕분에 나는 많이도 행복하다. 그 분들의 기도, 사랑, 푸근한 인정 세례에 암 환자가 아픈 걸 모르고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기에 이 어찌 금상첨화(錦上添花)의 축복이 아니라 할 수 있겠는가!

현대를 인간성 상실의 시대라 하지만 이처럼 따듯한 가슴으로 인정을 나누고 사랑을 베푸는 분들이 있기에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되고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의 망망대해에 배를 타고 있는 사공이나 선장이 길을 잃었을 땐 등댓불이 유일한 희망일 것이다. 아니, 구원의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을 나누고, 베풀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런 분들이 바로 암울한 세상의 등대가 되는 것이다. 혼자만의 머릿속으로 기억하기엔 벅차게 감사한 분들이다. 그러하기에, 지면에 공표하고 평생 보은하는 심정으로 살고자 한다.



▲밀양 얼음골 사과(택배): 김정숙 수필가님 ▲계곡간장 꽃게장 1병(2.5㎏): 70년대 대전여고 안상호 제자 ▲한라봉 2박스(택배): 새아기(며느리) ▲마른 방풍나물 1포, 마른 톳 1포, 무말랭이 1포(쿠팡): 80년대 충남고 송재영 제자 ▲부산 명품 어묵 2박스(택배): 70년대 덕산고 서용선 제자 ▲정관장 홍삼톤 1세트: 80년대 충남고 양홍규 제자(변호사) ▲남성용 화장품 1세트(택배): 70년대 덕산고 성순모 제자(처제) ▲롤케익 1: 한국효문화진흥원 문용훈원장님 ▲정관장 홍삼톤 1세트: 80년대 후반 도마중 심희련 제자 ▲명품 사과 배 종합세트 1박스: 80년대 충남고 김명수 제자(다성연구소 소장 ) ▲웰빙톡 웰빙건강주스(과채즙)(사과, 토마토, 바나나, 블로커리, 블루베리, 당근, 캐비지)(암환자에 좋다는 유기농 건강식품 ): 딸 ▲꿀유자차, 도라지차, 너트리 순백 프리미엄 견과류(땅콩, 건포도 해바라기씨. 아몬드) 1세트(쿠팡): 2000년도 학부모 김성연 여사님 ▲명품 한우 세트 1 : 갈마아파트 박한순 여사님 ▲견과류(호두 손수 깐 거, 땅콩, 아몬드) 1봉, 물김치 1병 : 서울 남성문 여사님 ▲명품 사과 1박스, 물김치, 연근 반찬, 사과 주스: 김순자 부장님 ▲한과 1상자: 길마아파트 지인 김종복 여사님 ▲명품 사과 1박스: 서울 수양동생 이명근 ▲대천 햇김 2톳 호두 견과류 2봉 : 대화동 지인 정준용 어르신 ▲대천 명품 김 세트 1박스 : 한국금융 보험 지인 민병호 상무님 ▲상주 반건시 곶감 1세트(택배): 70년대 덕산고 정민자 제자 ▲표고 버섯 선물 세트 1: 탄방동 김선화 여사님 ▲백설표 식용유 1세트: 문학사랑 리헌석 회장님 ▲한우 갈비세트 1박스, 사과 1상자: 80년대 충남고 정지식 제자(부국건설 대표이사) ▲김하진의 가마솥 꼬리수육탕 1박스(택배): 70년대 덕산고 조경완 제자.

각박한 세상에 남까지 챙기는 가슴 따뜻한 분들의 봇물 사랑을 받다 보니 '시경'에 나오는 '녹명(鹿鳴)'이란 단어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녹명(鹿鳴)'이란 "사슴이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만 먹는 게 아니라, 울음소리를 내어 동료를 부른다"는 말이다. 실로 아름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울음소리는 원래 슬픈 것이어서 즐길만한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사슴의 울음소리, '녹명(鹿鳴)'은 우리 사람들이 실천하고 살아야 할 덕목으로 삼아야겠다. 여느 짐승들은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서 먹고 남는 것은 숨기기가 급급한데, 오히려 사슴은 울음소리로 함께 먹자고 동료를 부르고 있으니 대견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 사슴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추구하는 영물임에 틀림없다. 우리 사람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또 가슴이 따뜻한 훌륭한 분들 - 제자, 지인, 학부모, 어르신 얘기를 하다 보니 '순자(荀子)'에 나오는 '마중지봉(麻中之蓬)'이란 말이 가만히 있질 않았다. '마중지봉(麻中之蓬)'은 '봉생마중불부이직(蓬生麻中不扶而直)'의 준말로 "삼밭에 나 있는 쑥은 붙들어주지 않아도 삼을 닮아 곧게 자란다"는 뜻이다. "불량한 사람도 좋은 사람 곁에 있으면 감화를 받아서 훌륭하게 동화됨"을 비유한 말이라 하겠다. 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한 말이 되는 셈이다.

'가슴의 향기가 사랑의 봇물이 되게 하소서.'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주는 분들이었다. 부처님, 하느님을 대신한 자비와 사랑을 베푸시는, 지상의 또 다른 천사들임에 틀림없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을 심으면 사람마다의 가슴에서 사랑의 싹이 튼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분들이었다.

천연기념물 같은 나의 제자들이여, 존경하는 지인들, 학부모, 어르신이여!

임들은 저에게 많은 걸 느끼고 깨닫게 하신 스승님들이십니다.

아니,'녹명과 봉생마중'에서 보여준 진정한 '사슴'과 '삼'의 인물들이십니다.

부디, 천세 만세까지 '녹명(鹿鳴)의 사슴'으로 사시고, '마중지봉(麻中之蓬)의 삼'으로 사시어 '가슴의 향기가 사랑의 봇물이 되게' 하소서.

남상선/수필가, 대전가정법원 전 조정위원

남상선
남상선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SMR 특별법' 공방 지속… 원자력계 "탄소중립 열쇠" vs 환경단체 "에너지 전환 부정"
  2. 천안시, PM 견인 강화로 질서 확립 '고삐'
  3. 李정부 첫 조각 마무리…충청 고작 2명 홀대 심각
  4. 조국혁신당 대전시당, '검찰개혁 끝까지 간다'… 시민토크콘서트 성황
  5. [오늘과내일] 더 좋은 삶이란?
  1. 더불어민주당 전대주자들, '충청당심' 공략 박차
  2. [월요논단] 지역주택조합의 분담금 반환과 신의성실의 원칙
  3. 대전미술대전 무산 위기 넘기고 올 가을 정상 개최 가시화
  4. 대전문화재단,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사회공헌활동 펼쳐
  5. 가까스로 살린 대전미술대전…문화행정은 이제부터 숙제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특례 추가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 외국인 관광객 유치 특례 추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을 위한 시대적 과제 중 하나인 대전·충남 행정통합 을 위한 특별법안이 완성됐다. 12·3 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등 정치적 격변기 속 잠시 주춤했던 이 사안이 조기 대선 이후 다시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14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이하 민관협)는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가칭)' 최종안을 확정했다. 민관협은 이날 완성된 법안을 이장우 대전시장과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홍..

전재수 "해수부, 세종보다 부산이 더 효과" 발언에  충청권 `발끈`
전재수 "해수부, 세종보다 부산이 더 효과" 발언에 충청권 '발끈'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해양수산부가 세종보다 부산에 있어야 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충청 보수 야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전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수부가 세종에 있을 때 그 효과를 100이라고 한다면, 부산으로 오는 것이 1000, 1만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해수부 부산 이전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전 후보자가 내세운 해수부 부산 이전 근거는 북극항로였다. 그는 "북극항로를 둘러싸고 세계 각국이 경쟁하고 있다"며 "해수부를 거점으로 삼아 부산에서..

국내 증시 활황…대전 상장기업 시총도 사상 최대
국내 증시 활황…대전 상장기업 시총도 사상 최대

국내 증시가 연일 활황을 이어가면서 대전 상장기업의 시가총액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26포인트(0.83%) 상승한 3202.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200선을 넘긴 건 2021년 9월 6일(종가 3203.33)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10포인트(0.14%) 하락한 799.37로 거래를 마쳐 희비가 엇갈렸다. 주목할 건 대전지역 상장기업의 성장세다.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6월 기준 대전지역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충청 새 미래 열린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특별법 완성…충청 새 미래 열린다

  • 요란한 장맛비 요란한 장맛비

  • ‘민생회복지원금 21일부터 사용 가능합니다’ ‘민생회복지원금 21일부터 사용 가능합니다’

  • 폐업 늘자 쏟아지는 중고용품들 폐업 늘자 쏟아지는 중고용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