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학교 체육시설, 굳게 닫힌 문] 안전·관리 부담에 개방률 감소세… 지역 주민 "운동공간 부족"

  • 사회/교육
  • 교육/시험

[대전 학교 체육시설, 굳게 닫힌 문] 안전·관리 부담에 개방률 감소세… 지역 주민 "운동공간 부족"

2024년 체육관 개방률, 2022년보다 2.1%p↓
운동장 개방도 2022년 92.5%→2024년 90.8%
안전·관리 문제해결 위해 체계적 지원책 요구

  • 승인 2025-02-09 16:28
  • 수정 2025-02-10 16:00
  • 신문게재 2025-02-10 1면
  • 오현민 기자오현민 기자
학교 체육시설 개방
9일 오후 4시께 방문한 대전 서구의 한 학교. 운동장, 체육관 등 내부로 통하는 교문이 잠겨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글 싣는 순서]

1. 코로나 이후 반짝했던 개방률 다시 감소세
2. 생활체육인-학교관리자 개방 놓고 입장차
3. 행·재정 인센티브 지원 조례 제정, 해법될까
4. 학교복합시설 모델로 거버넌스 구축 필요





대전 학교 체육시설이 '우리동네 체육관'이 되길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학교 담벼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시민들은 생활체육 공간 부족을 호소하지만, 학교 측은 안전과 시설 유지 문제로 문을 열기 어렵다고 말한다. 대전교육청은 학교 체육시설 개방 활성화를 위한 조례 제정에 따라 학교별 행·재정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재정 지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학교 체육시설이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으려면 예산 지원뿐만 아니라 시민의식 개선과 학교의 부담을 덜어줄 정책적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굳게 닫힌 학교 체육시설의 현황을 살펴보고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대전 내 학교 체육시설 개방률은 코로나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 또 다시 감소 흐름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주민들은 야간 시간 학교 운동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안전 문제 우려와 시설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위축된 모습이다.



9일 대전교육청이 제공한 '최근 5년간 학교 체육시설 개방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초·중·고등학교 내 다목적강당 개방률은 3.8%에 불과했다. 이후 2022년에 79.3%로 상승했지만 2024년 77.2%로 다시 하락했다. 운동장 개방률도 2022년 92.5%에서 2024년 90.8%로 소폭 줄고 있는 추세다.

2024년 12월 기준 학교급별 다목적강당과 운동장 개방률은 초등학교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개방률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초등학교 다목적강당 개방률은 81.6%지만 2023년 83.3%에서 1.7%p 감소했다. 2023년 다목적강당을 보유한 초등학교 144곳 중 120곳이 개방했고 2024년 3곳을 증설해 보유 학교는 147곳으로 늘어났지만 개방하는 곳은 120곳으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보이면서 개방률이 감소한 것이다.

학교 체육시설 개방 2
9일 오후 4시께 방문한 대전 서구의 한 학교.굳게 잠긴 교문 뒤로 보이는 운동장과 체육관. /사진=오현민 기자.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개방률 감소 폭은 더 크다.

2024년 다목적강당을 보유한 중학교는 총 80곳으로 이 중 61곳(76.2%)만 개방했다. 2023년 개방률(80.3%)보다 4.1%p 감소한 수치다. 2023년 강당을 보유한 중학교는 76곳에서 2024년 4곳 늘어났지만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개방학교는 그대로였다.

고등학교는 2023년과 2024년 다목적강당 보유 학교 수는 67곳으로 같았지만 개방 학교 수는 48곳에서 46곳으로 줄어들면서 2024년 개방률은 68.7%다.

운동장 개방률은 2022년 이후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단체 신청을 통한 활용만 가능해 주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주변에 뛰거나 걸을 만한 공간이 없어 학교 운동장에서라도 뛰고 싶다"며 "아파트 단지 바로 앞에 학교가 있는데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어 개방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안전문제와 함께 시설물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개방을 꺼리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야간까지 남아 자율학습을 실시하거나 동아리·탐구활동 등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학생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외부인 침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2023년 8월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 괴한이 침입해 교사를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 시설 개방에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타 시도의 학교 체육시설 개방 사례를 참고해서 보안 강화 등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다각적 활성화도 고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아산시 '곡교천 탕정지구 연계사업' 밑그림 그려졌다"
  2. 롯데백화점 대전점, 성심당 리뉴얼... 백화점 중 최대 규모 베이커리로
  3. [라이즈 현안 점검] 대학 수는 적은데 국비는 수십억 차이…지역대 '빈익빈 부익부' 우려
  4.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변동중, 음악으로 함께 어울리는 행복한 예술교육
  5. {현장취재]김기황 원장, 한국효문화진흥원 2025 동계효문화포럼 개최
  1. "함께 걸어온 1년, 함께 만들어갈 내일"
  2.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대상' 16개 부문 시상
  3. 작은 유치원 함께하니, 배움이 더 커졌어요
  4. 충남경찰, 21대 대선 당시 선거사범 158명 적발… 직전 대선보다 119명↑
  5. 충남경제진흥원 '2025 중소기업 육성자금' 기업 만족도 94.5%

헤드라인 뉴스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 세종 이전법 발의했는데, 뒤늦은 대구 이전법 논란

대법원을 세종시가 아닌 대구시로 이전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향후 논의 과정이 주목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한 데다, 11월에 혁신당 대전시당 위원장인 황운하 의원(비례)이 ‘대법원 세종 이전법’을 발의한 터라 논의 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여러 이견으로 대법원 지방 이전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인 차규근 의원(비례)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당 권칠승 의원과 함께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대법원의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내년 출산휴가급여 상한액 220만원으로 오른다

직장맘에게 지급하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내년부터 월 220만원으로 오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하한액이 출산휴가급여 상한액을 웃도는 역전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전후휴가 급여 등 상한액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는 출산 전과 후에 90일의 출산전후휴가를 받을 수 있다. 미숙아 출산은 100일, 쌍둥이는 120일까지 가능하다. 이 기간에 최소 60일(쌍둥이 75일)은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유급휴가다. 정부는 출산·육아에 따른 소득 감소를 최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회식 핫플레이스 '선사유적지 인근'... 월 총매출 9억 1000만원 상회

대전 자영업을 준비하는 이들 사이에서 회식 상권은 '노다지'로 불린다. 직장인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만큼 상권에 진입하기 전 대상 고객은 몇 명인지, 인근 업종은 어떨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한다. 레드오션인 자영업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빅데이터 플랫폼 '소상공인 365'를 통해 대전 주요 회식 상권을 분석했다. 10일 소상공인 365에 따르면 해당 빅데이터가 선정한 대전 회식 상권 중 핫플레이스는 대전 서구 월평동 '선사유적지 인근'이다. 회식 핫플레이스 상권이란 30~5..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 풍성한 연말 공연 풍성한 연말 공연

  • ‘졸업 축하해’ ‘졸업 축하해’

  •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 부산으로 이사가는 해양수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