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돈만 날려"…결혼정보업체 과대광고, 계약미이행에 눈물 쏟는 이용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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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돈만 날려"…결혼정보업체 과대광고, 계약미이행에 눈물 쏟는 이용자들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 신청건수 2023년 350건, 2024년 390건
"계약 시 기본약관, 계약 내용 확인, 원하는 바 특약 명시 필요"

  • 승인 2025-04-20 17:15
  • 신문게재 2025-04-21 6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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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대전에 사는 A씨는 딸의 혼사를 위해 국내 결혼정보업체 찾았으나 425만 원의 비용을 내고도 시간만 날아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7월 40대 딸과 유명 결혼정보업체의 대전지사를 찾은 A씨에게 해당 업체는 보유 회원이 많고 딸의 직업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바로 원하는 이성과 연결이 될 것이라며, 1년 안에 5번 만남을 성사시키는 조건으로 일반 가입비보다 높은 가입비를 제시했다. 업체는 맞선을 위해 2주에 1번씩 원하는 조건의 이성 프로필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계약 후 서비스는 약속과 달랐다. 프로필을 한 달 이상 제공하지 않을 때가 부지기수였고 실제 만남도 2번에 그쳤다. 딸의 상심에 참다 못한 A씨는 지난 3월 계약을 중도 해지했다.

A씨는 "계약을 해지한 지 2주가 다 되어가는데도 환불금도 돌려주지 않고 있다"라며 "이성 사진 중에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마스크를 쓴 모습도 있었다. 제시한 조건의 남성 회원이 적으면 계약 당시에 미리 얘기를 해주면 될 것이지 처음에는 다 해줄 것처럼 영업하더니 딸의 시간만 버리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혼인을 위해 국내 결혼정보업체를 이용했다가 과대광고, 계약미이행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결혼중개서비스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22년 326건, 2023년 350건, 2024년 390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2년간(총 740건) 신청 이유별로는 계약 관련(불이행, 계약해지·위약금 등)이 702건으로 가장 많았고, 품질(물품/용역) 14건, 부당행위 13건, 상담 등 기타 11건 순이었다. 앞서 소비자원이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접수된 전체 피해구제 신청 건수 1188건 중 가입비별로 살펴본 결과, 200만~400만 원 미만이 539건으로 가장 많고, 200만 원 미만(358건), 400만~600만 원 미만(169건) 순이었다.



보통 결혼정보업체는 계약에 따라 약정 횟수만큼 만남을 주선한다. 회원 풀(Pool) 내에서 서비스 이용자의 선호 조건에 맞는 이성 신상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고르면 상대 의사를 묻고 만남까지 이어지게 하는 식이다. 하지만 계약서상 조건을 불이행하거나, 과대홍보, 불성실한 서비스, 허위정보 제공, 환불 문제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계약 중도 해지 시 업체에서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것도 피해 사례로 꼽힌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환불에 관한 표준 약관을 만들어 업체마다 적용토록 권고했다. 이용자가 이성을 만나기 전은 가입비의 80%를 환불받을 수 있고, 1회 이상 만났을 경우 잔여 횟수를 총횟수로 나눈 뒤 가입비의 80%를 곱한 만큼 환급한다는 규정이다. 그러나 이를 따르지 않거나, 약정횟수에 서비스 횟수를 약속하고도 계약서에 적지 않고 위약금 산정 시 서비스 횟수는 반영하지 않는 꼼수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결혼정보업체는 서비스의 비용이 높은 편이나, 서비스 평가는 업체와 소비자 간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라며 "업체 계약 시 기본약관, 계약 내용 외에 업체의 소통 능력이나 서비스가 횟수제인지, 기간제인지를 확인하고 계약 기간 내 어떤 수준으로 몇 건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등 원하는 바를 특약으로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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