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가 잇따라 사퇴하면서 2일 0시부터 국무위원 서열 4위인 이주호 사회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이어받게 됐다. 이에 따라 당장 미국의 통상압박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이주호 대행의 중대한 과제가 됐다.
다행인 점은 이주호 권한대행의 과거 주요 이력이다. 이 대행은 서울대에서 무역학 학사·경제학 석사를,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8년부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KDI 교육개혁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 관료로 분류된다.
하지만 '대대대행 체제'로는 하루가 멀다시피 변화하는 국제통상환경 속에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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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
지역 내 대미 교역량 규모를 놓고 봤을 때 자동차보다는 피해가 덜 하겠지만, 의약품에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경우 직격탄을 입게 된다. 한국무역협회 K-stat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대전·세종·충남지역 내 대미 의약품 수출입 규모는 11억 4411만달러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대전 수출 4327만달러, 수입 1억 1843만달러, 충남 수출 1억 7259만달러, 수입 5억 7475만달러, 세종 수출 1억 7084만달러, 수입 6423만달러였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현 체제로는 신속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컨트롤 타워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대행 체제로도 나라에 중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 결정하기 부담스럽기 마련인데, 지금 체제로는 현행 유지하기에도 급급할 것"이라며 "컨트롤 타워 부재 속에서 앞으로 미국과 관세 통상 협의가 이어질 텐데 즉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의 급작스러운 사퇴에 대한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경제계 관계자는 "한덕수 전 총리의 그동안 언행을 보면서 대권 행보는 당연한 수순으로 예상했다"며 "최상목 전 부총리 역시 야당에서 탄핵시도를 벌이자, 불명예스러운 퇴진보다는 자진 사퇴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선 정국을 통해 새로운 국민통합형 리더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최근 몇 달간 뒤숭숭했다고 밝히면서도 "새로운 리더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국민들 배고프지 않게 해주고, 국가 경쟁력을 높여주고, 편 가르지 않는 그런 지도자가 나오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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